6월 자연학교 학부모수업 녹음글

2011년 6월 12일 | 신나는자연학교



어제와 다르게 오전부터 햇님이 작열한다.
일찍부터 집합장소로 와 풀잎피리를  만들어 부지런히 놀고 있던 아이들의 얼굴에 땀방울이 안스럽다.
어제 아이들에게 좋은 샘플을 보여주고싶다며, 두터운 티셔츠에 열심히 방망이질을 하시더니,
그여 예쁘게 옷을 해 입고 오신 선생님들. 그 열정을 칭찬해주고 싶다.
아이들과 동선을 달리해야하니,  모두 제방아래 활동지로 내려간 걸 확인한 후
오늘의 주제인 곤충과 오늘 동선을 이야기한다.
이제 공사다리를 지나 숲길로 접어들어가기위해  제방을 따라 걷는다.
새로 조성된 전망데크에서 자연하천구간 느끼기를 한다.
조용히 소리에 집중하자고 한다.
지금 공사소리가 요란하지만, 그 소리를 배제하고 무슨 소리가 들리는 지 들어봅시다…
뻐꾸기 소리.요..또? 무슨 새소리요…또? 조용해요.
도로도 멀어 차소리도 없다. 이곳은 그렇게 조용히 흐르는 바람소리와 새소리가 전부였던 곳.
그러나 이제 관통도로공사 소음때문에 더 이상 옛날의 그 곳이 아닌 것이다.
저 공사로 윙윙거리는 소리가 그치면,
다시 자동차들이 속도를 내  쌩쌩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소리가 또 들릴 것이다.
그건 이미 소리가 아닌 소음이 될 것이다.
새로 설치한 이 전망데크.
이 곳에서 전망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자연이 주는 질서와 베품의 그늘에 젖어 살았던 자연하천구간이
변했음을 느껴보라는 것일 것이다.
저 인간의 욕심과 도전 앞에 자연이 무참히 깨어진 것을 보라는
교육의 현장으로 삼으라 하는 지도 모를 일이다.
관통도로 공사현장을 지나 숲길을 들어간다.
그늘로 들어오니 시원하고 아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산책길이다.
가면서 거위벌레와 그의 요람들, 때죽나무 열매의 변화, 때죽나무에 기생하는 충영들을 본다.
그리고 또 무엇인가 쪽지 한 장씩을 받아들었다.
받아든 쪽지에 각자 다른 “그 어떤 것”을 생각하며 걷는다.
한 바퀴 휘 돌고 그늘에 자리잡았다.
간식을 나누어먹은 후,
가운데 큰 헝겊을 깔아놓고 자신이 미션으로 갖고 온것을 올려놓으라 한다.
몇개의 풀꽃들이 올라온다.
하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형태를 가진 것들이 많지않은 것은 당연하다.
이제 돌아가며 쪽지의 것을 이야기한다.
쪽지에는 내가 선물하고 싶은것, 꼭 필요한 것, 아름답고 소중한것, 사랑스럽고 대견한 것, 추억이 있는 것, 어린시절 생각이 나는 것, 나누고 싶은 것, 새롭게 보는 것, 가슴아픈 것, 슬픈 것,,,,등등등 다양하다.
우선 천 위에 올려져있는 것들부터 시작한다.
1. 둥글고 작은 알맹이:뱀딸기
지나가다 봤다며 아이가 갖고왔다
2. 날카롭고 긴 것:갈대풀
어른이 되서는 두려움을 아니까 피해서 다니잖아요.
우리 어렸을 때는, 다리에 많이 할키고 그랬던 기억이 많이 났어요.
3. 추억이 있는 것:개망초
밟아도 밟아도 살아나는 잡초같은 우리 민족성 같은 꽃.
나라를 망치게 했다고 딸한테 배웠어요.
나라를 망하게 한 개망초?. 밟아도 밟아도 계속 나는, 우리나라 민족성을 닮아서 일제가 싫어했단다.
4. 처음 보는 것;사초종류(집에서 확인해보니 방동사니 종류였다)
처음 봤어요. 그래서 갖고왔어요.
해설사 말:이런 것들은 쌀 갖기도 하고, 밀 같기도 하고, 보리같은 것이 종류도 많아서 참 어려워요.
세개 나는 것도 신기하지요?  
문득 이런 것에 대한 존재를 보고 자세히 살펴보세요.
수염 났지요?
하나하나가 다 솔방울처럼 생겼지요?
자연물 하나하나에 대한 존재를 이렇게 해서 알게되는 것이지요.
아 저는 강아지풀이 되기 전에 이런 상태인 줄 알았어요.
무심히 지나쳤던 별 것 아닌 풀 한 포기에 큰 새롭게 발견하면서 그 생긴 모습에
의미를 담고있는 순간이었다.
5. 꼭 있어야 하는 것
바로 들었던 생각은 자연에 있으니까 자연이라 생각했지만,
걸으면서는 함께하는 것, 같이 있는 것이었어요.
요즘 티비에서도 모든것들이 써바이벌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사는데도 경쟁사회고, 나혼자만 잘되야되는 것에서 벗어나
함께하는 것이, 같이라는 것이 필요하겠다, 따뜻하겠다란 생각을 했어요.
6. 모두가 피하고 싶은 것
이 속에 와보니까 전에는 벌레 이런 것들을 징그러워 피하고 했었는데,
이제는 자연은 공유하는 것, 공존하는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못찾았어요.
자연에서 피하고 싶은 것은 없는 것 같아요.
7. 안타까운 것
평소에도 숲이나 환경이 보존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여기와서 직접 보니까, 아까 곤충들을 보면서
종족을 보존하고 번식하려고하는 필사적인 모습.
공격해서 먹으려고하는 것, 자기들 나름대로 싸우는 방식이고.
그런 것들을 와서 직접 보니까
생태계를 더 잘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생기고,
그런 마음을 갖지못하는 사람들도 안타깝고,
넓은 땅을 개발해서 돈을 벌으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이 참  생각하면 안타깝다.
8. 선물하고 싶은 것
아카시 잎과 토끼풀곷을
아이가 갖고왔는데, 창피해서…
9. 너무 어려운 것이에요.
금방 변하는 것.
마음인 것 같아요.(이구동성으로 마음이다 라고 속삭입니다. 간사한 인간의 마음. 마누라 마음 등등등)
우리 모두 세속인  인 것 같습니다.  때를 더 벗어야 할 것 같아요.
정답인 것 같습니다.
10. 나누고 싶은 것.
나눌만큼 될 지 모르지만(오디열매가 달린 가지를 아까 꺾어서 갖고계셨습니다)
오디가지를 앞에 내어놓으시면서
음식들을 갖고와서 다 나누신 것 같고,
마음도 다 나누어가진 것 같다.
11. 사랑스럽고 대견한 것.
딸이 이걸 보더니 이건 나네? 그랬어요.
딸이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너다 했어요.
수영을 새로 시작했는데, 체구가 작아서 물 속에 폭 잠기는데,
물을 무서워했지만, 용기를 내서 다니는 모습을 보니까 사랑스럽고 대견했습니다.
앞으로 수영 열심히 해
세장을 다 받았어요.(가족 세분것을 아빠가 합해서 말씀하신다)
12. 나에게 추억이 있는 것.
13. 보드러운 것.
14. 가슴아픈 것.
막상 찾아보려는데 뭐가 있나 보르겠더라구요.
그런데 3월부터 이 수업에 참여하면서, 정규 월 수업시간 이외에 가끔씩 여기를 둘러와서 보고,
저번달에 봤던 것이 어떻게 변했나 확인도 해보고, 저 끝에서 신기한 것도 보고.
산에도 올라가보고 싶은
이렇게 추억이 많이 깃든 이 산에 나무와 갈대와 강과 풀과 곤충과 여러가지 보드라운 것들이
저 개발로 인해서 점점점 줄어들고 없어진다는 것이
가슴이 아픕니다.(짝짝짝)
15. 향기가 나는 것.
오면서 엤날에는 아파트에서 살때는 못느꼈던 풀향기가 느껴졌고,
이 나무가 산초나무인 줄 알았더니 뜯어보니까 산초나무가 아닌 것 같아요.
산초나무와 비슷한데 맞나요?(특유의 향이 나는 분도 계시고, 인식못하는 분도 계시고…_
16. 모두가 좋아하는 것.
자연이 좋으니까 다 나오지않았나 싶고,
지난주에 캠핑을 가니까 사람들이 무척 많았었어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가 좋아하는 것은 자연이다.
17. 익숙한 것.
제일 익숙한 것이 공기. 숨쉬는 게 제일 익숙한 것 같아요.
우리 사람들도 늘 익숙하게 대하는 것이 공기인 것 같습니다.
어른들이라 그런지, 자연물에 국한하지않고 자연이 갖고있는 내재적 가치와 자신을 연관지어 말하는 분들이 많았다. 또 삶과 연관지어 말하는 이들도 많았다.
오늘 이런 활동을 이유는, 참가자들이 갖고있는 생각을 끌어내보자는 기획이었지만,
의외로 많은 성과를 발견했다.
3월부터 6월까지 스무명 남짓한 학부형이 가족들을 동반해 참석하는데, 이 지속적인 교육의 힘이
굉장한 힘을 갖고왔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보람과 흥분과 희망이 보이는 교육.
그 현 주소를 걸어가고 있다는 것이 여간 뿌듯한 일이 아니었다.
앞으로도 계속되는 자연학교와 또 다른 자연 속에서도
그렇게 열린 가슴과 자연을 대하는 마음을 갖길 당부드렸다.
한달에 자연학교 1년차 50명, 학부모반 30여명, 2년차와 3년차 30명.
한달에 100명이상이 한꺼번에 갑천과 우리지역을 누비는 신나는 자연학교.
선생님들도 나날히 성장하고,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부모님들이 변화하고 있다.
조용히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교육의 현장. 너무나 소중하고 자랑스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