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4대강 홍수피해 원인과 진단

2011년 8월 11일 | 금강/하천

홍수기를_통해선_본_‘4대강_사업’.hwp
홍수기를 통해선 본 ‘4대강 사업’
                                                                            이상돈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4대강 국민소송 공동집행위원장)
        금년은 장마가 길었을 뿐더러 수도권에는 폭우가 내렸고, 호남 지역에는 태풍이 닥쳐서 많은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홍수가 나도 상습침수 지역에서 피해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마저 그런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제발이 저린 도둑의 넋두리’에 불과하다.
        남한강 여주 구간은 유난히 준설을 많이 해서 주변이 온통 ‘MB 산맥’과 ‘MB 피라미드’로 변해 버렸기 때문에 강의 수위가 낮아졌고 이로 인해 홍수피해를 면한 곳도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를 두고서 4대강 사업이 홍수 예방효과가 있다고 말한다면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4대강에 괴상한 보를 주렁주렁 건설해서 홍수를 예방하고 물 공급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보에 담겨 있는 물을 쓰겠다는 지자체는 한 곳이 없다. 오히려 대구과 부산은 구미와 지리산으로 취수원을 옮기고자 한다. 더 이상 낙동강 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한강 유역은 물이 워낙 많은 곳이라 보에 물을 담어 봤자 특별히 더 쓸 곳이 없다. 4대강 사업이 물 공급을 늘린다는 주장은 이처럼 거짓말이다.
        4대강이 국지적으로 홍수를 예방했다는 정부의 주장도 허황된 것이다. 지금은 보를 공사하는 중이지만 공사가 끝나면 보의 수문을 닫게 되어 있다. 따라서 그런 상황에서 홍수가 오면 현재와 같이 수문을 전부 열고 있는 상황과는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남한강에 굉장히 규모가 큰 저류지가 건설되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강변에 저류지를 조성해서 홍수 때 물을 잠시 저장하도록 하자는 구상은  전부터 있어 왔던 것이다.  
        금년에는 보의 수문도 열려 있었고 또한 준설한 곳에 퇴적이 충분히 발생하지 않은 탓에 수위가 저하되어 국지적으로 홍수 피해를 피할 수 있었던 곳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피해 예방을 위해 수십조 원을 탕진하면서, 반만년 동안  유구하게 흘러온 우리의 4대강을 파괴하고, 4대강 주변을 온통 ‘MB 산맥’, ‘MB 파리미드’, ‘MB 캐년’, ‘MB 사막’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 작금의 엄연한 현실이다.  
        수도권에 내린 폭우로 인해 동두천 신천과 광주 곤지암천이 범람해서 사람이 죽는 등 큰 피해가 났다는 사실은 정부가 내세운 4대강 사업 논리가 허구임을 잘 보여준다.  
        경기도 광주의 곤지암천의 경우는 몰지각한 지방행정의 현주소를 잘 보여 준다. 곤지암천 유역은 전체가 팔당 특별대책지구 1권역이라서 곤지암천 주변은 조립식 공장과 창고 같은 시설로 들어차 있다. 곤지암천은 처음 가보는 사람이 보아도 주변이 저지대임을 알 수 있다. 곤지암천은 경안천과 만나기 전에 ‘역(逆) ㄷ 자형’으로 휘어지는데 그 주변이 저지대라서 주민들은 제방축조를 원했다. 하지만 지방정부는 곤지암천에 자전거 도로를 건설했다. 주변은 공장으로 들어 차 있어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별로 없음에도 자전거 도로를 건설했으니 누구를 위한 자전거 도로인지 알 수가 없다.  
        이번 폭우로 곤지암천의 자연제방 곳곳이 처참하게 부셔졌고, 자전거 도로는 완전히 파괴되었으며, 다리는 난간이 몽땅 부서져 나갔고, 삼육재활원은 물에 잠겨 완전히 파괴되었고, 그 옆에 있는 광주하수처리장도 완전히 침수되어 한 달은 되어야 정상가동이 가능하다. 본류를 준설하면 지류에서 물이 본류로 잘 빠지기 때문에 지류에서도 홍수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희한한 궤변을 내세운 정부는 이에 대해 무어라고 말을 할 것인가.
        중앙하천관리위원회에서 흔히 나왔던 이야기는, 하천내 구조물은 통수단면(通水斷面)을 축소시켜서 홍수 피해를 키운다는 것이었다. 수자원 학자들은 동부간선도로 때문에 중량천 홍수위험이 커졌다고 본다. 그러나 동부 간선도로는 서울시 교통을 위해선 꼭 필요한 도로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감내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곤지암천에 건설된 자전거 도로는 용도는 별로 없고, 단지 홍수단면을 축소시키고 유속을 증가시켜 홍수 피해를 키웠을 것임이 틀림없다.  
  
        이번 장마비와 홍수로 인해 4대강에 어떤 변화가 왔는가를 보게 되면 4대강 사업이 국민세금을 탕진하면서 하천을 파괴하는, ‘국토와 자연에 대한 반역이고 변란’임을 잘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