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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부개발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데 월평공원 관통도로가 꼭 필요한 것입니까?
주민의견 시의회 반영 요구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서남부개발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데 월평공원 관통도로가 꼭 필요한 것입니까?
우리 주민들은 월평공원 관통도로를 반대하는 시민사회와 함께 2년여에 걸쳐 월평공원과 갑천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왔습니다. 우리는 바쁜 출근시간을 쪼개어 매일처럼 출근길 홍보활동을 하고 그 어디에서도 전례가 없던 아파트 발코니 현수막 달기 운동도 200세대 넘게 참여하였으며 날이 뜨겁건 매섭건 간에 가리지 않고 이웃과 시민을 만나면서 월평공원 갑천지키기 서명운동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우리의 작은 행동이 점점 울림이 커져가면서 지난 해 지역사회에서 커다란 이슈가 되었고 사회적 논쟁이 만들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지난한 주민운동의 과정에서 우리는 시장님과 면담을 성사하기도 하였으며 관통도로와 월평공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토론회 개최를 이끌어내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도로가 생기면 생길수록 좋은 것 아니냐?”라는 일반적 통념을 넘어서면서 “한 번 훼손되면 절대로 복원할 수 없는” 자연의 소중함과 이 자연은 “기성세대의 것이 아니라 바로 미래세대의 자산”이라는 것을 일깨워왔습니다. 우리는 월평공원과 갑천을 지키기기 위한 활동을 하면서 관통도로의 근거가 되는 서남부개발계획에 대하여 의문을 갖기 시작하였습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는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 경제문제로 되고 있고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어려워지고 있는데도 대전은 형편이 좋아서 3단계에 걸친 대규모 서남부 택지개발사업을 하는 것일까 하는 물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살펴보니 대전이야말로 대규모택지개발사업을 하기에는 주택수급상황이나 지역여건이 좋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어려움에 처할 택지개발사업인데 지금 추진하고 있는 1단계는 놔둔다고 치더라도 2,3단계는 전면 축소내지 조정하여야 하지 않나 하는 판단에 이르렀습니다. 만약 13만에서 20만 인구의 3단계 서남부개발계획이 전면 축소되면 하루 교통량이 4만 여대 내지 7만 여대가 넘는 것으로 예상되는 관통도로는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서 개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주민들의 판단은 결국 옳은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대전시는 서남부개발 2,3단계 구상을 위한 용역사업을 지난해 12월에 중지하였으며 지난 4월에는 2,3단계 백지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서남부개발상황이 이러하다면 관통도로를 이용하는 교통량도 현저히 감소할 텐데 어마어마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서 도로를 개설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상황이면 도로개설은 서남부 개발이 확정될 때까지 유보하여야 하는데도 대전시는 관통도로 개설을 추진하는데 박차를 가하고만 있습니다.
물론 대전시는 환경청 사전환경성 검토 재협의를 수차례 거치면서 결국 환경단체의 의견을 일부 수용하여 월평공원과 갑천을 생태경관보전지역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그에 대해서는 진전된 면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그러한 조치는 대전의 훌륭한 자연유산을 보전하기 위한 대전시의 응당한 책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조치가 이루어진다고 환영하면서 손놓고 있을 수는 도저히 없습니다. 우리의 근본적인 의문은 조금도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월평공원을 생태경관보전지역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할 만큼 우수한 생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대전시도 인정하고 있으며 “내셔널트로스트”에서도 보전해야야 할 자연유산으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여받은 바 있습니다. 따라서 관통도로 개설의 근거인 3단계까지의 서남부개발사업이 전면 축소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 번 훼손되면 복원불가능한 도로 개설로 인한 월평공원 훼손 문제를 재검토하여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남부개발사업 전망이 불투명한데도 대전시가 관통도로를 고집하는 이유는 도로개설 비용의 책임을 서남부 1단계 사업 입주자에게 전가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대전시의회에서 5월 29일 산업건설위원회, 6월 2일 본회의를 통해 월평공원 관통도로 건설 계획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청취를 듣는 행정절차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최근 지역의 핵심적인 이슈였던 이 안건에 대하여 대전시 의회는 의견청취에서 월평공원 관통도로 개설 재검토와 월평공원의 보전 대책을 묻는 주민의견을 대변하고 반영해 줄 것을 의회에 요구 드립니다.
밤에 잠자리에 누워서 눈을 감고 있다가도 아름다운 월평공원의 계곡부에 왕복 8차선인 대용량 규모의 도로가 뚫리는 대형공사가 이루지는 자연 훼손의 대참사 광경이 떠올라 눈이 벌떡 떠지고 일어나 앉아 한숨만 푹푹 쉬는 것이 우리 주민의 심정입니다. 우리 주민들은 월평공원에 이루어지는 대형 참사를 그냥 가만히 앉아서 지켜만 볼 수 없습니다. 적어도 도로개설의 근거가 되는 서남부개발 사업이 확정되기 전까지 만이라도 도로개설이 유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힘은 많이 미약합니다. 하지만 월평공원의 생명을 나의 피붙이라고 생각하며 우리의 혼신의 힘을 생명을 지키는 일에 다 쏟아 바칠 것입니다. 대전시는 우리의 작지만 결연한 결심을 외면한다면 생명을 위한 불복종의 저항운동을 호되게 겪게 될 것입니다.
2008. 5. 29
월평공원갑천지키기주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