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족기자회견.hwp
금강운하백지화국민행동 출범 선언문
지역파괴, 문화파괴, 생태계 파괴, 금강운하 백지화하라!
이명박 정권 출범이 5일도 채 남지 않았다.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면 부푼 기대와 희망을 가져야 하는데 근심과 걱정만이 밀려온다. 운하 때문이다. 그런데 한강과 낙동강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로 근원이 다른 두 줄기의 강을 이어붙이겠다는 불도저식의 발상이 우리 고장의 금강으로까지 미치고 있다.
금강(錦江), 찬연히 아름다운 강이며 비단결 같은 물줄기이다. 그 강은 무주 진안에서부터 대전과 연기, 공주와 부여, 강경과 익산을 돌아 서천에서 기어이 서해와 만난다. 금강에서 물을 얻으며 사람들은 농사를 지었고 철새는 겨울한철을 쉬었으며 시인은 금강을 노래하였다. 백제의 산성은 천년 세월 동안 잔잔한 강의 흐름을 지켜봐왔다. 삶과 생명과 문화가 강줄기를 따라 흘러왔다.
그런데 바로 오늘, 생명의 터전을 짓밟고 지역을 말살하고 강유역의 문화를 박멸하는 운하공사의 삽날이 금강을 위협하고 있다. 가창오리가 기겁을 하고 논밭의 농민이 한숨을 쉬고 금강의 화백이 붓을 꺽어버리는데도, 온 국민이 운하는 아니라고 한 목소리로 절박하게 반대를 하는데도 운하공약은 요지부동이다.
운하의 사업 타당성과 경제성이 없다는 것은 이미 만천하에 낱낱이 드러났다. 1조 2천억원의 민자사업으로 수익성과 경제적 효과를 거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95년 건설교통부와 수자원공사가 운하건설을 검토하였다가 사업타당성이 없어 포기한 전례가 있다. 민자유치를 통한 운하사업의 경제적 손실은 고스란히 지역민이 부담하여야 할 것이다.
금강운하로 지역개발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것은 환상이고 거짓약속이다. 갑문이 설치되거나 선착장, 내항 등의 대상지역의 일부만이 개발될 수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것처럼 화물운송효과가 없는 운하의 선착장이란 한산한 평일의 놀이공원만큼이나 쓸쓸한 풍경을 자아낼 것이다. 퇴락한 관광지의 상인처럼 시름은 운하의 옹벽보다 높이 쌓여질 것이다. 실체 없는 투기거품만 가득하여 지역과 주민공동체는 와해될 것이다.
금강운하는 금강의 우수한 생태계를 말살할 것이다. 금강하구에서 생명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가창오리의 웅장한 군무, 큰고니의 우아한 날개짓, 흰꼬리수리와 검독수리의 위용은 운하의 공사착공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배를 띄우기 위해 하중도와 모래사장은 온통 파헤쳐지고 금강은 더 이상 강이 아니라 썩을 물이 고여 있는 인공수로로 바뀔 것이다.
연기군 송원리의 백제 고분군, 공주 석장리와 공산성을 비롯한 역사유적과 삼한시대 역사문화유적들 등 금강유역에 밀집한 숱한 백제유산들이 운하공사의 소란과 함께 크게 훼손될 것이다. 백제문화를 통해 관광사업을 진흥해보겠다면서 천년의 백제문화유적을 훼손하는 운하를 파겠다는 발상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충남도를 비롯한 지역의 지방정부도 문제이다. 운하정책은 충남도가 오래전부터 검토를 한 바 있고 사업타당성이 없어 몇 번을 접었던 사업이다. 십년이 넘도록 검토하고 연구했으나 답이 안 나오는 금강운하인데 이명박정부가 무슨 수로 손바닥 뒤집듯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겠는가? 아무리 들여다봐도 실패할 것이 뻔한데도 충남도를 비롯한 금강권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운하로 그 무슨 개발효과를 누릴 수 있는 양 혹세무민하면서 TF팀을 만드는 등 요란을 피우고 있다. 충남도와 각 시군구는 자중하고 이미 실패라고 결론이 난 운하 관련 각종 연구보고서를 다시 복습하여야 한다.
일각에서는 금강운하라고 하지 말고 백제뱃길복원사업이라고 하자고 한다. 그렇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강경에서 새우젓을 실은 배가 서천을 지나 태안을 거쳐 인천항으로 올라갔다. 그 배는 금강이 밀물일 때 들어오고 썰물일 때 나가는 서해의 생명 충만한 자연의 물길을 이용하였다. 그것이 바로 금강의 뱃길이다. 백제뱃길은 서천 하구둑을 포함하여 4개의 갑문과 수중보, 6미터의 수심과 200미터의 수로 폭의 콘크리트 길이 아니다. 백제뱃길을 복원하려면 서천의 하구둑을 트고 강이 원래 그대로 흐르게 하면 된다.
대선시기 이명박 당선인이 받은 높은 기대와 지지는 운하공사착공과 함께 급격히 허물어져 이명박 정부를 회생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다. 충남도와 각 시군구는 운하바람에 부화뇌동하지 말 것이며 갓 구성된 운하 TF팀을 철회하고 금강운하 정책을 전면 거부하는 것으로 입장을 즉시 전환하여 한다.
금강운하는 모든 사력을 다하여 반드시 저지하여할 이명박 정부시기의 최고의 사명이 되었다. 사람과 생명의 삶의 터전, 백제문화의 유산인 금강을 지키기 위해 금강운하 백지화 운동에 적극 동참해 나서기를 금강을 사랑하는 온 국민에게 호소한다. 국민행동은 금강운하가 완전히 백지화될 때까지 모든 열정과 능력과 진심을 다 바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이명박 새정부는 금강운하계획을 백지화하라!
1. 지역파괴, 문화파괴, 생태파괴, 금강운하 백지화하라!
1. 충남도와 지방정부는 금강운하 TF팀을 철회하고 새정부 운하정책을 거부하라!
2008. 2. 21
금강운하백지화국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