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구간 종주 잘 마쳤습니다

2006년 12월 9일 | 갑천생태문화해설사

새벽에 눈을 떠 창밖부터 확인했지요.
거리는 새벽까지 내린비로 젖었는지 자동차라이트에 반사되어 반짝거리고 있었고, 더 자세히 보니 간혹 지나는 사람들은 우산을 안쓴 것 같았습니다. 이제 비가 그친 모양입니다.
그래도 날씨는 무지 화난사람 얼굴처럼 잔뜩 찌푸러져있으니 좀 더 기다려보았다가 오늘 일정을 강행할건지 말건지 결정해야지… 그러나 역시 오늘일정을 궁금해하는 문자들이 쏟아져들어옵니다. 또한 날이 꾸물꾸물해서겠지요. 결석하겠다고 연락오는 사람들도 많아 헉헉 기운빠집니다.
“갑니다….!” 단호하게 결정했습니다.
가수원4가에서 9시40분에 합류.
미리미마을에 차 한대를 주차하고, 일행은 양산 왜개연꽃지로 갔습니다. 왜개연꽃은 시들시들 자취를 감추었지만, 제방에서 갑천종주 1구간의 서두를 장식하는 파이팅을 외쳐봅니다.
양산리 호남고속도로 교량확장공사구간은 여전히 위험진입금지.
그러나 우회하면 시간도 지체되고, 되돌아가야하니 어쩝니까.
이 대목에서 김기중선생님의 박박우김 도움으로 통행을 허락받습니다.
신양리왜개연꽃지를 지나며 은사시나무를 보고요. 안여택정려각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오동을 지나면서 멧새 가운데 노란턱멧새와 쑥새를 구분하는 법을 압니다.
우명동 산위에 당산나무인 소나무군락과 그 가운데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도 보았습니다.
공원교를 지나면서 우암과 동춘선생에 대한 이야기, 미륵원 회덕황씨에 대한 이야기도 듣습니다.
수달이 노니는 보를 지나며 수달이야기도 했습니다.
이제 대전시계로 들어와 조동의 선양소주공장이 보이는 지점에서 멀리 망원경으로 원앙을 살펴봅니다.
원앙 많은 수가 나무가지에 앉아 있는 모습을 확인하네요.
이쯤에서 보슬비가 조금씩 흐날리기 시작합니다.
평촌보를 건너 점심을 먹고자했던 우리의 계획은 뿌리는 비로인하여 일단 가는데까지 가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오면서 찹쌀떡이며 호두과자며 뱃속에 양껏 집어넣은 때문인지 아직 배가 덜 고프기도 하고요.
오후되니 비가 제법 굵어집니다.
부지런히 걷지않으면 암만해도 목적한 지점전에 마쳐야 할지도 모를 일. 둘씩 짝을지어 달궁달궁 얘기하며 바삐 걸어갑니다.
평촌동을 지나 미리미마을이 보이는 용촌교 지점.
이곳에서 일단은 빗방울을 피하며 점심을 먹고, 차주들은 차를 가질러, 나머지분들은 야실마을까지 걸어갑니다.
야실마을에 모두가 합류한 시간은 1시 20분.
야실마을에서 종주끝을 장식하는 사진을 찍고요.
가수원4가 선생님들의 자동차가 있는 곳으로 이동.
정확히 1시 40분에 모두 헤어졌습니다.
제일 힘이 팔팔한 분은 역시 김기중선생님. 더가도 좋을 걸 예서 멈추는게 아깝기만 하다…그런 눈빛이십니다.
오전중 날씨가 너무 포근하여 더없이 좋은 종주길이었음을 재차 연발하시던 이종숙선생님. 못오신 선생님들을 안타까워하셨지요.
무릎이 편치않아도 말없이 끝까정 임하시다가 끝내 고통을 호소하셨던 변남숙선생님. 이번종주가 무리는 무리였는지 앞으로를 내내 걱정하셨습니다. 하고싶은게 많아도 몸이 허락을 안하면 다 소용없음을 서로 얘기했었지요.
집에 올 아이걱정으로 종종걸음 마음을 보여주듯 바쁘셨던 최지원선생님. 예쁜장우산을 갖고걸어도 될뻔했는데,여러사람 눈치보느라 그여 비를 맞고다니셨지요.
제일 씩씩했던 막내아줌마 이현숙선생님.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열심히하는 모습이 볼수록 더 어여뻐서 자꾸만 알려주고싶은 욕심이 새록새록 피어났습니다.
오늘 영상의 포근한 날씨와 끝무렵 부스부슬 봄비처럼 흐날리는 날씨속에 진행된 1구간종주.
당초 예정했던 시간과 오차없이 진행되어 1시40분 정확히 헤어질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많은분들이 함께 참여하지는 못했어도, 지도를 보며 지점을 확인해나가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얘기도 나누어보면서 정을 쌓아나갔는데요.
몸과 마음을 자연에 내주어 하나가 되었던 날.
종주내내 모두의 얼굴에 미소와 환희를 담고있어서 저역시 참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노곤한 몸이 감기를 불러오지않도록 각별히 조심하시고 다음주를 기약합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1구간 종주 왜개연꽃에서 야실마을까지 총 12km 걸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