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연수 셋째날

2005년 9월 6일 | 갑천생태문화해설사

6시의 알람소리에 어제처럼 일어난 사람은 몇명이나 되었을까.
그 소리 안들은 듯 못들은 듯 누군가가 일어나라 큰소리 쳐서 일어난 시간은 7시가 다 되어간 시간.
모두들 너무도 피곤해서였으리라.
광주팀 버스가 펑크 나는 바람에 공장에 들어가게 되었고,
11시발 직행을 타고가야하는 광주팀은 원주까지 서울팀 버스를 이용해야했으니 갈 길은 먼 길.
일찍 출발해야함에 모두는 8시까지 아침식사와 짐정리 완료를 통보받았다.
모둠끼리의 마지막 아침시간.
친해질 만 하니 헤어진다고 서로 아쉬움을 달래며 속 깊고 찐한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처음 만났을 때의 표정과 말투는 이 시점에선 찾아볼 수 없으리요.
어젯밤 오고간 지역끼리의 활동발표가 오던 첫날 있었다면 어제 힘든 과정 속에서 더 친해지고, 더 질문과 대답에 용이한 시간을 벌었을 것을…….
수달모둠 두 노총각에 대한 이영미선생님의 인생 상담은 내가 들어도 즐겁고 재미있었으니.
이들 또한 영원히 기억될 대전아줌마들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차가 있는 곳까지 짐을 모두 날라다 놓고, 우리는 어제 못 다한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보기위하여 이동하였다.
한계령 넘어가는 도로에 오로지 하나 있다는 이동통로.
뭐 거대하고 제법 볼만한 것인가…….하던 기대는 한번에 무너졌다.
애써 억지로 표시를 낸 이동통로가 차라리 낳을 것.
15m의 길이로 도로에 지붕을 내어 그 위에 나무를 식재했는데 뿌리의 깊이가 충분치 못하다보니 식재한 나무의 생육상태도 온전치 못했고, 이동 경사로를 급하게 올리고 내려 그나마도 이 근방 야생동물이나 알고 이동이 될 수 있으면 다행이겠다.
이동통로를 이용 못하는 야생동물은 로드 킬을 당하더라도 차도로 건널라 치니 철판으로 길게 도로양옆을 막은 가드레인 때문에 그마져 시도하길 포기해야 한다.
한마디로 한계령 도로를 경계로 이쪽 설악산과 가리산을 철저하게 단절하고 말겠다는 의도가 아니고는 무엇이란 말인가…….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
아쉬운 이들과 서로 가슴을 맞대고 돌아가면서 인사를 나누었다.
섭섭한 눈물을 흘리는 이, 아쉬움에 긴 포옹으로 시간을 끄는 이, 또 아쉬움에 잡은 손을 놓치않는 이…….
녹색연합의 교사공동연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인사말씀에 인천의 유종반님께서 첫마디에 또 대전팀을 칭찬하며 본보기로 삼자고 하셨을 만큼 진정 갑천해설사들은 이번 2박3일의 일정동안에 많은 것을 베풀고 보여준 셈이 된 것이었다.
박그림선생님도 아쉬운 인사를 남기고 다음 일정을 위하여 바삐 자리를 떠나시고, 서울과 인천, 광주팀을 태운 버스까지 떠나보낸 우리 팀은 여유 있고 호젓하게 장수대를 뒤로하며 설악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도착날 저녁부터 목에 벌을 쏘여 병원을 다녀와야 했던 산양모둠의 윤은숙선생님.
모든 이에게 속 시원하고 제대로 된 사진을 찍어주셨던 구상나무모둠의 이희자선생님.
두 노총각에게 감칠맛 나는 인생 상담을 풀어주신 수달모둠의 이영미선생님.
반짝이는 눈동자와 함박웃음으로 시종일관 솜다리모둠의 분위기를 띄워주신 심현숙선생님
그리고 수달모둠의 최수경과 구상나무모둠의 정기영간사.
이들은 갑천의 대표자가 아닌 참석 못하신 분들과 똑같은 일원으로서 갑천해설사들의 임무와 위상을 한껏 드날리는데 열심히 노력하셨던 분들이었다.
이번 제1회 교사공동연수가 내년 내후년 이어지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으며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나갈 수 있으리라는 추측을 감히 가져본다.
내년에는 꼭 다함께 참여하여 이번과 같은 감동과 보람을 또 한번 함께하기를 간절히 소망해보며 그러려면 내년은 올해보다 더 열심히, 더 정진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 분명할 것이다.
이번 연수를 기획한 각 지역 녹색연합 활동가님들과 박그림선생님 그리고 함께한 지역의 모든 녹색연합교사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박수를 보낸다.
뜨거운 정이 살아있는 녹색연합, 생명이 숨쉬고 산양이 뛰노는 설악과 우리의 산하를 만드는데 힘을 합치자는 녹색연합의 의지가 공동체적인 의지로 번져 귀중한 경험과 의식의 변화를 가져다 준 소중한 경험이었음을 감사하며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