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 역사 문화 기행

2005년 3월 27일 | 갑천생태문화해설사

평화 마을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을 만나러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뜰 앞에 벌써부터 나온 개구쟁이들은 뛰어놀기에 여념이 없다. 오늘 하루 같이 보낼 녀석들이군!
내가 준비한 해설을 들려주기엔 너무 어린 아이들이 많았다. 차가 늦게 오는 바람에 봉곡교 앞에 차를 정차하고 야실 마을로 모둠별로 걸어갔다.
바람은 왜 이리도 세차게 부는지…. 춥다고 아우성인 아이들을 데리고 다리 위로 걸어가면서 어디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난감했다.
벌써부터 친구들과 다투어서 삐진 녀석은 아예 정해진 모둠에 속하기도 싫은 듯 혼자 뛰어간다. 이 녀석들을 어떻게 통제해야 하나…
다행히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실습생 5분이 오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보를 건널 때에도 남자 분들이 애를 많이 쓰셨다. 파일을 꺼내어 냉이꽃, 큰 개불알꽃 사진을 보여주면서 찾아오면 사탕을 주겠다고 하니 용케도 잘도 찾아온다.
손에 뜯어온 야생화를 들고서 자랑하는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들.
스코프를 보면서 왜가리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한쪽 눈을 찡그린 모습은 참으로 귀여웠다.
막대사탕 하나씩 물고 제방을 뛰어다니며 좋아하는 아이들. 끝까지 사탕만 달라고 보채는 아이들에게 말 안 듣는다고 큰 소리 낸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이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것은 내 욕심이었던 것 같다.
오늘 하루 야외에 나와서 맑은 공기 맡으며 친구들과 뛰어다니고 물가에서 맛있는 점심 먹고, 예쁜 들꽃과 날아다니는 새를 봤으면 됐지 조목조목 아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한가.
그래도 정기영 선생님이 버스타고 오며가며 퀴즈를 통해서 웬만한 것은 다 가르쳐 주셨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려고 선생님들 모두 애 쓰셨다. 피곤한 몸을 끌고 집에 돌아와 밥부터 해서 먹고 기운차리니 밖은 벌써 어둑어둑하다.
오늘밤 아이들이 아무 탈 없이 잘 잤으면 좋겠고, 찬바람 쐬어서 밤새 열나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란다.
아이들은 오늘밤 무슨 꿈을 꿀까?
행복했을까? 부디 꿈을 잃지 않고 꿋꿋하고 밝은 모습으로 성장하기를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