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길의 장가들기

2004년 12월 29일 | 갑천생태문화해설사


송준길은 이유태 송시열과 함께 김장생의 수제자들이었다.
당시 기호학파의 거장이었던 김장생의 집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던
어느날, 상주의 학자이고 영남학파의 정경세가
송준길의 집을 찾아왔다.
학자로 이름높은 김장생의 문하에서 공부하는 청년 중에서
자신의 사위를 찾으려고 온것이다.
김장생의 집에는 늘 손님이 끊이지 않았었다.
정경세는 공부방 문을 갑자기 휙 열어보고 청년들의 동정을 살펴보기로 했다.
이유태는 누워서 쉬고 있었는데 갑작스런 어느 선비의 방문을 받고
당황하여 버선발로 뛰어나가 인사를 하였고,
송시열은 책을 보고 있었는데 이 예의없는 사람을 그냥 멀뚱히
쳐다보다가 무시하고 그냥 책을 보았다.
송준길은 앉아서 쉬고 있다가 일어나서 간단히 고개숙여 인사하였다.
정경세는 호들갑스럽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예를 갖춘 송준길을
중용의 덕을 갖추었다고 판단하고 사위로 삼았다.
그러나 송준길의 부인이 된 정경세의 따님은 매우 못생긴 얼굴이었다고 한다. 그 시대에는 색시신랑이 얼굴한번 안 보고
첫날밤에 “처음 뵙겠습니다” 했을 테니 놀랐을 것이다
`후회해도 소용없지만 송준길이 부인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색시가 지혜롭고 마음이 넓어 받아들이고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