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위에서 오리는 동상에 걸릴까?

2004년 12월 21일 | 갑천생태문화해설사

이제 곧 갑천에 얼음이 얼면
겨울물오리들이 얼음 위를 맨발로 걸어다닐텐데…
발시렵지 않을까?
몸은 깃털로 덮여 있어서 괜챦다지만, 발은 맨발인데 게다가
물갈퀴 부분은 매우 얇은데. 더 얼기 쉽겠는데…
별 씰떼 없는 생각도 다한다구요?
이제껏 물오리들이 동상걸렸단 말 못 들어 봤다구요?
그러믄 물오리들은 얼음판위에서도 왜 말짱할까요?
사람같으면 동상걸리고 살이 썩어 버린다고 난리일텐데 말이죠.
정답은
새의 특수한 몸시스템에 있습니다.
새는 체온이 사람보다 높지요. 42도 정도 유지합니다.
물속에서도 얼어죽을 염려 없지요.
글구 새의 깃털은 기름샘에서 나온 기름으로 코팅되어 있어서
몸을 젖지 않게 유지해줍니다.
새들이 먹고 자고 배설하고 하는 일 이외에
끊임없이 깃털정리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적으로부터의 공격이나 위험한 일이 있을 경우에
즉시 날아가야 하기 때문에 깃털이 정비되어 있어야 하지요.
비행기도 완벽하게 정비되어 있어야 안전한 비행을 할 수 있듯이
새들의 깃털정리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이제 동상 안걸리는 이유를 알려 드려얍지요
비밀은 새의 무릅 아래 다리에 있습니다.
무릅 관절을 지나면서 새의 혈액은 차가워집니다.
차가워진 혈액은 얼음 위에서 얼음과 똑같은 온도를 유지하고
다리에서 발끝까지 한바퀴 돈 혈액은 몸으로 올라가면서
관절부분에서 다시 덥혀집니다.
에어컨디셔너 역할을 하는 신통방통한 시스템이죠
지난번 자연하천구간 종주때 선생님들 맨발로 강을 건널때
이렇게 피가 차가워졌다가 다시 덥혀졌다가 했으면
그리 고생 안했을 텐데요.
또 눈덮힌 산을 등반할 때
새의 관절 시스템이 있으면 동상 걸릴 염려가 없겠지요
암튼 자연은 공평하다는 진리가 새삼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