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약수터로 일정을 잡았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었습니다.
하여 없는 시간 쪼개어 노루벌엘 드렸지요.
잠깐 방죽에 차를 세우고, 도꼬마리 다트로 하루를 열었습니다.
안선생님과 성옥순선생님께서 오늘의 다트로 꼿히셨구요.
기념으로 몸에 꼿힌 도꼬마리 다 모아 옥순선생님 모자위에 무늬넣어 얹어드렸습니다.
안선생님의 히든로드가 있었습니다.
어곡교를 건너서 어곡천을 따라가는 길은 깊은 산길이었습니다.
졸졸 흐르는 내를 따라가며 행여 물총새라도 있을까 살펴볼 만큼 산골길이었지요. 그만 안선생님도 길을 잘못 타시는 바람에 애라 모르겠다 가보자 하고 밀어재낀 길이 바로 에딘버러골프장이 내다보이는 행정2리길로 나오고 말았습니다.
더 지름길로 나온 셈이 되었고, 안선생님도 새로운 길을 개척하신 것이었구요. 우리는 덕분에 한적한 시골길 하나 더 얻은 셈이 되었습니다.
태고사 근처까지 차로 오르는 길에 한완숙선생님의 토끼같은 가슴은 뛸때로 뛰고 있었습니다. 너무 경사가 급했으니까요.
장군약수터로 오르는 길은 참나무 잎들이 산등성이를 누런 카펫으로 깔아놓고, 나무의 윤곽들을 이제야 비로소 뽐내며 몸매를 자랑하는 그윽한 숲길이었습니다.
숲의 천이과정중 극상에 있다는 서어나무의 어린나무부터 늙어 몸뚱아리 중앙이 뻥 뚫린 고목까지 주의깊게 관찰하였고,
골이 그렁그렁 깊게 피어있는 굴참나무도 만져보고,
철조망 드리운 듯 쭉쭉 뻗은 복분자가지 사이도 헤쳐가며
바스락 바스락 낙옆 융단을 부수며 걷는 발소리 배경삼아
끼엉끼엉 올라가길 한 30여분.
드디어 갑천의 발원지라는 장군약수터의 쫄쫄쫄 흐르는 물줄기를 받아 마실 수 있었습니다.
한완숙선생님이 부러들러 사오신 맛난 김밥으로 점심을 즐기고,
현숙선생님 아버님의 김장배추 절어꼬부러진다는 다급한 전화에 낙조대를 다음으로 기약하고, 바로 하산을 하였습니다.
오면서 상사바위도 부러들어가 보고, 상보실마을의 빨랫터도 다시 확인하고, 한삼천리의 김집묘비도 보고, 종주의 첫발을 내딛었던 양산교 옆을 지나 호남고속도로 옆으로 난 국도를 따라 오면서 오늘의 일정을 접었습니다.
발목이 아픈 이희자선생님, 발톱이 빠지려고하는 이경해선생님, 김장배추땜에 윤은숙선생님, 석기문선생님 다음수업때는 모두모두 함께하실 수 있기를 다같이 기원합니다.
오늘 수고많으셨습니다. 안선생님, 정간사님도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