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 을 조 사 >
장 소 : 대전시 서구 원정동
조사자 : 한완숙, 김미희, 박혜란
인터뷰에 응해 주신분 : 원정1구 – 송기순(67세)할아버지
송원순(67세) ”
원정2구 – 송용준(76세) ”
우리 일행이 마을 어귀에 이르렀을 때 , 손자를 오토바이에 태운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그분이 원정1구 이장님이시고 동춘당 선생님의 10대손인 송기순 할아버지셨다. 우리가 마을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하니 미리 전화로 연락을 드렸으면 노인회관에 자리를 마련하셨을텐데 , 오늘은 약속이 있으시다며 잠깐 시간을 내 주셨다.
마을 이름이 원정인것은,바로 이장님댁 자리에 낙향한 원님이 사셨다하여 지어진 것이라 한다. 원정 1구에는 집이 80호인데 인구는
한 집에 부부가 사는 집이 대부분이라 하니 아마도 150-160명정도가 될듯싶다.
마을앞으로는 계룡산 암용추가 발원지인 두계천이 흐르고 있었는데
신도안에 군인부대가 들어서면서 물이 더러워져 항의를 하려고 했었는데, 주민들간에 단합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못 하고 말았다 한다. 그후에 계룡하수처리장이 생겨 지금은 흰두루미 ( 아마도 백로인듯) 가 떼지어 날아올만큼 물이 깨끗해져 다행이라 하셨다.
동네 안쪽에 폐교 (기성국민 원정분교) 가 있었는데 지금은 청학동
예절서당 대전학당이 자리하고 있어 훈장님을 인터뷰하려고 찾아갔
는데, 훈장님이 외출하셔서 돌아서던중 송원순 할아버지를 만났다.
폐교옆에 작은 사당이 있었는데 송씨 열녀 사당으로 매년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동네에서 산쪽으로 정겨운 다랑이 논을 지나 올라가니 송준길 선생님의 묘소 입구에 200년 느티나무가 서 있었다.
묘소 지킴이 댁을 찾았으나 주인은 없고 어렸을 때 보았던 농기구들만 집을 지키고 있었다.
원정동에 들어오는 첫버스는 23번버스가 06:20분에 들어와 06:40분에 나가는데 50분 간격이라 한다.
두번째 방문지인 세편이 마을 (원정2구) 에서는 마당에 계신 할아버지(송용준 할아버지)와 만났다.
이 마을은 17가구에 대부분 부부가 사니 35명-40명정도인듯 하다.
원정2구는 다리 건너에 보이는 덕골과 그곳을 지나 안쪽에 있는
세편이 마을까지 두 동네를 포함한다고 한다.
세편이 마을의 자랑은 물인데 산에서 나오는 암반수를 동네에 끌어다 쓰고 있다며 물 맛을 자랑하셔서 우리 일행은 물 맛을 보았다.
물맛은 아주 깨끗하고 시원하였다. 할아버지 부부는 허리가 많이 아프지만 수술하기에는 돈이 많이 든다고 하셨다.
버스는 다리 건너 덕골 입구에까지만 들어오기 때문에 세편이 마을
에 사는 몸이 불편한 어른들은 무척 힘드시다고 하셨다.
몸이 불편하여도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시는 시골 어른들의
모습이 여간 짠하지 않다.
전에 우리 일행이 점심을 먹을수 있도록 자리를 내 주었던 들판의
느티나무는 45년전에 할아버지가 이 동네에 이사오셨을때 손가락
굵기였다니 아마도 50년쯤 된 듯 하다.
원정동의 생활수단은 주로 농업이라고 한다.
정간사님의 배려로 우리 일행은 세편이마을 앞쪽에 있는 “클래식” 영화를 찍었던 장소에 다시 가 보았다.
다시 보아도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곳에서 두계천을 거슬러 한적한 가을길을 따라가 계룡정수장까지 올라가며 한가이 놀고 있는 백로와 왜가리를 만날수 있었다.
햇빛 받고 물길따라 다니는 여정이 풍요롭고 감사하다.
인간이 오염에서 벗어나 자연을 그대로 누리며 살 날을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