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권혁숙 회원
김승옥 작가의 고향인 순천을 배경으로 쓴 “무진기행”을 읽고
늘 순천은 언젠가 한번은 가보고 싶은 도시였다. 대전 충남 녹색연합에서 주관한 ‘환경 생태 현장 아카데미’란
프로그램의 네 번째 생태투어 장소인 ‘순천만 갈대밭과 갯벌’에 참가했다.
11月29日 토요일 오전 8시 시청역에서 출발한 버스는 2시간정도 달려 조계산의 남쪽에 있는
태고종인 총림인 선암사에 도착했다.
순천 문화 해설사의 도움으로 선암사의 창건부터 유적과 보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었다.
절 앞 계곡에 있는 승선교와 정자 강선루가 빛바랜 단풍과 함께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었다.
대웅전 앞 좌우에 있는 삼층석탑도 단아한 모습이었다.
무우전과 팔상전의 단청은 오래되어 빛바랜 색깔이 소박한 아름다움을 전해주며
선암사가 사찰의 전통문화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천년고찰임을 알게 해 주었다.
돌담과 어우러져 가장 아름다운 숲길로 뽑혔다는 그 길은 나뭇가지만 앙상하며 고즈넉한 산사 분위기가 났다.
선매암을 보기 위해 매화가 가득한 봄에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배설한 인분을 모아서 주워온 솔잎과 나뭇잎 톳밥과 섞어서 1년간 발효시켜 숙성이 되면
거름으로 쓴다는 가장 생태적인 원리로 지어서 생태순환의 원리를 보여 준다는 선암사의 그 유명한 해우소인
뒷깐은 보수 공사 중이어서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외부만 볼 수 있어서 참 많이 아쉬웠다.
선암사에서 정갈한 산채정식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순천만 갈대밭으로 갔다. 순천만 생태공원에 도착하니
광양만 녹색연합 회원 2명과 생태해설사 두 분이 나와 계셨다. 순천만 자연 생태관 회의실에서
산과 들, 강, 갯벌, 갈대밭이 조화로운 순천만이 만들어지기 까지 순천시의 시민단체들과 주민들의
대립과 갈등을 거쳐 함께 일구어낸 노력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경제개발이 한창일 때 순천시민들은 어떻게 자연 생태계 보전의 가치를 알고 지켜낼 수 있었는지
순천시민에게 고마움과 박수를 보낸다.
갈대는 오염물질 정화 기능이 우수하여 환경파수꾼의 역할을 하고 있다. 광활한 원형모형의
갈대밭이 만들어진 과정과 갯벌의 생태적 경제적 가치에 대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녹색연합 환경 생태현장 아카데미의 특징이며 장점이다.)
넓은 갯벌과 강 하구의 갈대밭, 논, 하천, 해안가의 나지막한 산이 함께하는 경관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순천만의 특징이라고 한다. 그리 크지 않은 한 지역에서 생태계형의 다양성과
생물 서식자의 다양성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매년 겨울이면 이곳 순천만에서 흑두루미와 검은 목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검은머리 갈매기,
민물도요. 큰고니 혹 부리 모리 등 수천마리의 물새들이 월동한다고 한다. 순천만갯벌은 주로 뻘 갯벌로
갯지렁이류와 게가 많으며 맛조개, 새고막, 참고막, 낙지, 키조개 등 다양하게 서식한다고 한다.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 갯벌은 s자형 수로와 크고 작은 원형모양의 갈대밭, 낮은 산,
여기저기 모여 있는 물새들이 지는 석양의 빨간빛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순천만에서는 용산 전망대를 꼭 올라가 보아야 할 것 같다. 만평의 군락을 이루는 갈대밭이며강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인 순천만, 다시 와보고 싶은 곳이다.
이번 생태투어를 통해 1970년의 농지확보와 산업단지 육성을 목적으로 진행되었던 간척 사업들이
하구지역 생태계 파괴로 인한 악취와 물고기들의 떼죽음, 어업활동 중단 등으로 인간의 삶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다시 역간척 사업으로 연안 및 하구의 생태 복원 작업을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제는 생태적인 삶을 살아야겠다. 자연 생태계의 보호가 지속 가능한 발전이며 나를 위하고
미래세대를 위하는 길이라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자연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 본 후기는 권혁숙 회원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2015년에도 생태투어가 진행됩니다.
생태투어에 관심있으신 분은 언제든지 사무처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문의 / 녹색사회국 김성중 간사 042-253-3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