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서연 (조연우 회원 자녀)
녹색연합생태투어는 처음이다.
그래서 어떤 여행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살짝 두려움도 있었다.
특히 DMZ지역으로 가는 것이 걱정 되었다. 우리가 간 트레킹 코스는 민간인으로는 우리가 처음이라고 하셨다.
DMZ입구에서 통화내용이 들릴 수 있기 때문에 핸드폰을 걷고,
북한지역을 함부로 찍어서는 안 된다는 충고를 받고 헌병아저씨와 함께 올라갔다.
이 길은 과거 군작전도로로 사용되어 오다가 수년전부터 폐쇄되어 군인들도 사용하지 않는 길이라고 하셨다.
지금은 ‘생태 평화공원’의 사업으로 숲길을 만들 예정이라고 하셨다.
양쪽길옆으로 ‘지뢰’라고 써져 있는 안내판과 철조망이 위협감을 주었지만,
지뢰 위험으로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아 키가 크고, 꺾여 있는 나무들이 마치 울창한 숲 같았다.
이렇게 울창한 숲속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멸종위기 동물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삵, 너구리, 멧돼지, 고라니, 수달 같은 동물들이 휴전선의 고압선에 걸려서 죽기도 한다고 하니 안타까웠다.
우리가 힘들게 도착한 곳은 십자탑전망대였다. DMZ 구역이 한눈에 보였다.
그곳에서는 마치 독수리처럼 보이는 까마귀 떼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날씨가 흐려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희미하게 보이는 북한 오성산과 혼자 우두커니 서 있는 단풍나무가 외로워보였다.
그 지역에는 일부러 불을 내서 나무들을 태워버리고 지뢰가 어디에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많이 위험한 곳이라고 하였다.
그 장소를 바라보고 있으니 너무나 아쉬웠다…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슝 날아가기만 하면 되는 그곳을 못 가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 이렇게 가까이에 있으니 무섭기도 하면서 신기하기도 했다.
바람이 부는데 마치 그 바람이 나를 북한과 연결해 주는 것 같았다.
생창리에서 가까운 이길리 마을회관으로 이동하여 마을주민들이 정성껏 만들어 주신 저녁식사를 하였는데 정말 맛있었다. 원래 철원평야는 곡창지대로 농산물이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하셨다.
밤공기가 약간 다른 느낌이 들었다. 이곳이 민통선 안이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둘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이길리 마을을 돌아보는데 대추나무, 밤나무, 맨드라미, 과꽃, 코스모스가 보였다.
이곳은 다음 달 중순 쯤 두루미들이 와서 ‘두루미들이 자는 버들골’이라고 한다.
아침을 먹고 전기차로 마을을 돌아보는데 빨간색 배경으로 하얀 숫자들이 쓰여 있는 간판(?)과 농사짓는 모습이 보였다.
멸공 OP에 가서는 북한지역을 더 자세히 바라볼 수 있었다.
유리창 너머 풍경들은 무섭고 섬뜩하기까지 하였다.
또 끊어진 금강산 철길을 갔었는데 한탄강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철길 끝까지 가면 추락, 위험이라는 글자가 써져있었다.
금강산 철길이 예전에 금강산과 연결되어져있다는 사실이 실감되었다,
대전으로 오는 버스안에서 DMZ와 관련된 퀴즈 맞추기를 했는데 첫 번째 문제를 엄마와 같이 맞췄다.
정답은 ‘십자탑전망대’였다. 퀴즈 선물로 월평공원 도감인 ‘도시 속 자연친구’라는 책을 받았다.
다른 문제도 충분히 맞출 수 있었지만 기회는 오지 않았다…ㅎㅎ
후회 없는 이번여행이었던 것 같다.
아름다운 철원 평야 이길리 마을의 주민분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한국전쟁의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DMZ지역이 알고 보니 천연보호동물들이 많이 살고 있는 멋진 보물창고 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앞으로도 잘 보호되어 많은 동물들이 앞으로도 잘 살았으면 좋겠다.
* 본 후기는 조연우 회원님의 자녀 정서연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11월에 2014년 마지막 생태투어가 진행됩니다.
생태투어에 관심있으신 분은 언제든지 사무처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문의 / 녹색사회국 김성중 간사 042-253-3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