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두리사구, 두웅습지, 천리포수목원에 가다 >
글 / 박은선 회원
팍팍한 일상과 빨리 찾아온 더위에 지쳐가고 있을 즈음,
띵동! 가입만해놓고 시간이 여의치않아 눈팅만해오던 녹색연합에서 반가운 문자가 도착했다.
신두리사구를 보러가는 생태탐험을 가자고 한다. 살아감에 너무 익숙해져 살아있음의 소중함을 잊고있는
나를 살리는구나, 무조건 간다!
상큼한 아침공기를 가르며 일찍 시청 주차장에 도착, 준비된 버스에 올랐다.
아들녀석과 멋진 여행을 계획했으나 다 큰 자식은 이제 부모와의 여행을 반길 시기는 지나버린 듯 하고
혼자 버스좌석에 앉았는데 지난번 갑사캠페인에 참여하며 알게 된 고지현 활동가가 반갑게
옆자리에 앉아서 한껏 기대가 되었다. 한국에 연수 온 중국 공무원들, 가족끼리, 부부끼리, 씩씩한 형제끼리,
월간토마토 취재기자 등 자연을 사랑하는 40명의 녹색가족! 가는 중간중간 참가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여행코스 퀴즈도 풀고, 자연이름으로 자기소개도 하며 오늘 일정을 안내받았다.
▲개심사 입구에서 양흥모 사무처장의 설명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첫 방문지는 백제의 얼이 깃든 개심사!
조계종계의 사찰로 탱화가 보물로 지정되어 있고, 옛 사찰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부연설명을 들으며
고즈넉한 사찰 경내를 둘러봤다. 5월 초 경내를 환하게 밝혔을 왕벚꽃나무의 여운을 느끼며
사찰 입구쪽에서 만난 갓 나온 산채등의 풍요로움도 느끼고, 하얀 마가렛과 빨간 양귀비가 싱그러움을 더했다.
본격적으로 탐사하기 전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두 번째 방문지인 신두리사구로 향했다.
구름이 햇빛을 살짝 가린 날씨가 일정을 도와 신두리사구에서의 체험도 선선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해안사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고지현 부장과 박은선 회원.
오늘의 하이라이트! 신두리 사구는 인도의 사막을 연상시켰고,
아이들의 기대에 찬 목소리는 나와 별다르지 않았다. 신두리사구의 그 신기한 자연현상을
내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흥분감이 좋았다. 사구는 생기게 된 지리적 특성에 따라 몇 가지로 나뉘는데,
신두리는 해안사구이다. 바람이 바닷가 모래를 날려 쌓이게 되면서 길게 해안선을 따라 모래언덕의 모양을
갖게 된다고 한다. 놀라웠던 건 사구가 지하에 풍부한 지하수를 품고 있으며 비중의 차이로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지 않게 하고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로써 인공적인 방파제보다
훨씬 뛰어난 자연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신두리사구 환경지킴이의 설명에 감탄이 절로 터져나와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었다. 곳곳에 피어있는 사구식물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고맙다, 사구를 지켜줘서!
사람들의 욕심으로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설명에 진정 살아가며 오만한 모습은 없었나 되돌아보게 되었다.
먼저 사구를 즐기고 있던 여행객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사구 절벽에서 썰매도 타봤다.
동심으로 잠깐 돌아간 시간! 맨발에 부드럽게 감겨오던 사구모래의 감촉도 잊지 못할 듯 하다.
▲연꽃이 가득 피어있는 두웅습지.
세 번째 일정은 사구와 뗄 수 없는 관계의 습지! 두웅습지에 도착했다.
두웅습지는 신두리사구가 만든 배후습지로, 두웅습지는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바닥은 모래로 쌓여
천연여과작용으로 1급수, 위층은 3급수로 이루어졌단다. 람사르습지로 등재되었으며, 금개구리, 맹꽁이, 밀어가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천리포 수목원 ‘실바티카니사’ 나무 밑에서 참가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마지막 여정은 천리포수목원. 6.25 전쟁때 미군 정보장교로 온 민병갈(칼 페이스 밀러) 개인이 일군 수목원으로
40년간 연구목적으로만 유지해오다 2009년부터 일반인에게도 개방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에 봐온 것과는 다른 색깔, 자연스러운 조경, 한 외국인의 한국사랑 등등 색다른 느낌에 힐링이 되는 느낌!
마지막까지 좋다. 진짜!
생태를 주제로 한 체험을 오랜만에 접하게 되니 마음은 벌써 풀밭에서 토끼풀로 반지, 시계, 화관을 만들며
놀았던 때로 돌아간 듯 가뿐하고 행복하다. 자연은 우리에게 쉬어갈 자리를 내어주기도 하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을 제공하기도 한다. 잊고 지냈던 자연과 손 꼭 잡을 수 있게
항상 우리곁에 있어주기를 녹색연합에게 바란다. 울진 소나무숲 생태투어도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