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도2호선(고가자기부상열차와노면트램의_비교).pdf
대전충남녹색연합
지난 2011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이후 도시철도 2호선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이어져 온 가운데 지난 4월 16일 염홍철 대전시장이 지상고가 자기부상열차 방식의 도시철도 2호선 계획을 결정•발표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건설방식과 차량시스템을 두고 고가 자기부상열차를 지지하는 측과 트램을 지지하는 측이 논란의 가운데 있다.
고가(高架)자기부상열차는 도로중심을 따라 10-18m의 교각을 설치하고 그 위에 부상(浮上)에 필요한 코일이 설치된 선로를 얹고 열차를 운행하는 방식이다. 반면, 트램은 도로 노면과 같은 높이에 설치된 선로를 따라 운행되는 열차이다. 두 시스템 모두 최고속도, 용량 등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을까?
차이를 명확히 비교하기 위해서는 ‘도시철도를 도입하려는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도시철도는 자존심 문제도 아니고 국비를 받아야 하는 문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도시철도를 도입하는 목적이 ‘누구나 차별없이 편리하게 이용하게 함으로써 승용차중심의 도시교통구조를 개선하고, 도심을 활성화시키며, 도시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우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면, 비교결과는 분명해 진다.
첫째, ‘누구나 차별없이 편리하게’라는 관점에서 보면, 고가전철은 지상 10-17m(아파트 3~5층)에 위치한 전철역의 접근과 지하 3-4층에 있는 1호선과 환승의 문제가 발생한다. 2030년 대전시의 노인은 20%, 어린이, 임산부 등을 포함한 교통약자는 55%에 이를 것이다(통계청). 또한, 고가전철의 역세권인구는 절반에 불과하다. 역간격은 1.3㎞(계획2호선)로 평균 4-500m인 트램에 비하여 길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편과 이용인구의 차이는 수요부족으로 나타나며, 수요부족은 다시 적자 및 보전이라는 악순환구조를 만들게 된다. 용인과 김해, 의정부 등의 고가전철의 실제이용수요는 예측수요의 1/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고가전철의 현실이다.

둘째, ‘도심 활성화’와 도시경쟁력의 관점이다. 도심활성화는 앞으로 우리 도시정책의 핵심어이기도 하다. 고가전철의 접근불편성과 보기만해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구조물은 도심으로 사람을 공급하지 못한다. 반면, 도심 구석구석 들어가 보행자와 친숙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트램은 도심활성화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 고가전철의 대표격인 호주 시드니의 모노레일이 2013년 운행중지되고, 대신 트램이 운행될 계획이다. 멀쩡한 고가전철을 철거하고 트램으로 대체하는 이유는 바로 수요부족과 도심활성화 때문이다.
셋째, 시스템의 신뢰성과 안정성의 관점이다. 도시형 고가자기부상열차는 세계적으로 단 1곳(일본 나고야시)에서만 그 것도 외곽노선에 운영되고 있는 희귀한 방식이다. 2005년에 상용화되었지만 일본은 물론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추가 도입하지 않고 있다. 반면, 트램은 228개 도시에서 운행중이며, 유럽은 1,131개 전철노선중 1,113개인 약 98%를 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2000년 이후에만 73개 도시가 트램을 도입하였다. 자기부상열차가 미검증된 기술개발 초기단계라면 트램의 기술은 기술개발-상용화-보완 및 업그레이드를 거쳐 후속단계에 있다.
넷째, 안전성과 교통혼잡, 속도 측면이다.
안전성측면에서 고가전철은 화재, 정전 등의 비상사태에 대처하거나 응급탈출 등이 확실히 어렵다. 반면, 트램은 교통사고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교통사고율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트램의 도입으로 자동차이용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트램이 주요 대중교통수단인 스웨덴, 네덜란드의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사망률은 2.8명, 3.2명인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11.3명이다. 같은 이유로 교통혼잡도 감소하게 된다.
속도도 문제이다. 트램의 표정속도는 대체로 22㎞/h-27㎞/h로 고가전철의 34㎞/h보다 낮다. 그러나, 이는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트램은 역간격이 500m이고, 고가전철은 1.3㎞(대전)이기 때문에 속도의 차이는 정차횟수에 따른 차이일 뿐이다. 또한, 사람에게 친숙한 도시공간의 가치는 속도보다는 접근성에 있다. ‘도시교통’에서의 속도를 강조하는 것은 교통사고를 증가시키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 외에도 자기부상열차의 객실에는 일상 공간(0.02mT)에서보다 약 100배가 높은 2mT~50mT(밀리테슬라)의 자기장이 발생한다. 부상코일 등 핵심부에서는 4000mT에 달하는 자기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임산부나 인공장기 부착자는 물론 매일 이용하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이 미칠지 모른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이다.
다섯째, 건설비와 운영비측면이다.
일본의 자기부상열차 건설비는 ㎞당 775억원, 인천에서 시험중인 자기부상열차는 ㎞당 679억원이 소요되었다. 반면, 트램은 ㎞당 160억원~220억원으로 고가전철의 1/3수준이다.
더욱 큰 문제는 향후 100년간 부담해야 하는 운영비다. 미국의 22개 트램의 평균비용이 0.75($/마일•인, 승객1사람을 1마일 이동시키는데 드는 비용)인데 비해 고가전철인 모노레일은 10.71$로 트램보다 무려 14배가 높다. 현재 매년 약 5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도시철도1호선에 더하여 추가로 적자가 발생하면 그 부담은 시민의 몫일 수 밖에 없다.
여섯째, 폭설, 폭우 등 자연재해에 적응성 측면이다.
트램의 단점으로 폭우 및 폭설시 운행곤란을 얘기한다. 어이없는 이야기다. 대전의 지난 10년간 평균 적설일수는 16일, 평균 적설량은 11cm이다. 핀란드의 헬싱키는 12개의 트램노선이 운영되고 있는 도시이다. 이 곳의 평균적설일수 101일, 섭씨 0℃이하 169일로 세계적으로 가장 눈이 많고 추운 도시이다.

지금 우리 도시는 자동차로 인하여 걷고 싶지 않은 도시가 되었으며, 외곽개발이 심화되어 도심은 쇠퇴하였다. 대안이 없는 시민들은 자동차에 의존한 생활을 ‘울며 겨자먹기’로 이어가고 있다. 고가전철은 이용자특성과 도시발전방향과 거꾸로 가는 토목구조물에 불과하다. 따라서, 트램은 단순 교통수단이기보다는 자동차도시에 대한 반성과 도시정책의 방향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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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도시철도2호선(고가자기부상열차와 노면트램의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