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물 수 없는 상처로 얼룩지고 있는 금강
5월 15일 금강을 찾았습니다. 갑작스레 더워진 날씨로 공주보, 백제보, 세종보 일대에 녹조가 발생하지 않을까하는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현장조사는 오전 9시부터 7시까지, 정민걸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와 김종술 기자,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김성중 간사, 지역방송사 등과 함께 금강 전 구간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했습니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역행침식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던 치성천입니다.
다시 찾은 치성천은 보수공사가 된 모습이었지만 이번 보수공사는 임시방편뿐인 보수공사였다는 걸 같이 동행한 교수님의 말로 알 수가 있었습니다.
<역행침식으로 지반 붕괴 2013. 3. 22 >
<시멘트로 보수공사 2013. 5. 15>
동행한 정민걸 교수님은 “치성천 가마교의 교각 붕괴를 예방하기 위해 폭 8m짜리 사석보호공을 설치했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돌보에 해당한다”며 “하천의 연속성을 완전히 단절하고 있어 수서생물의 회유를 차단하기 때문에 치성천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하천생태계를 단절하는 것은 내수면어업법 등을 위반한 위법에 해당한다”고 비판하며 말했습니다. <오마이뉴스 악취와 죽은 물고기, 녹조... 4년 만에 바뀐 금강의 운명 김종술 기자 기사 발췌>
치성천의 모습이 점점 흉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아픕니다. 빨리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부여에서 준설토 적치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부여 저석리 준설토 제거 공사현장 2013. 5. 15>
규암면 저석리는 쌓아놓은 준설토를 제거하는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피해와 포크레인이 흙을 퍼거나 트럭에 쌓을 때 발생하는 먼지로 인해 생활하기 불편할 정도로 피해를 입고 있었습니다.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할머니는 공사가 시작되는 아침에 집을 나와 공사장과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 계시다 공사가 끝나는 저녁시간에 집으로 돌아오신다고 합니다.
<부여 금암리 준설토 적치장 2013. 5. 15>
또 다른 준설토 피해지역인 규암면 금암리는 약 40m나 되는 높이의 준설토가 쌓여져 있는 곳입니다. 준설토마다 가림막을 설치해놓았지만 군데군데 찟어져 있어서 바람이 불면 모래가 고스란히 날리고 있었습니다.
<피해 마을주민 인터뷰 2013. 5. 15>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준설토가 높이가 약속했던 높이보다 훨씬 높게 쌓아져 있어 비가 오면 흙이 흘러내려 마을 배수로에 점점 쌓여지고 있습니다. 배수로가 막히면서 하수구 물이 흘러가지 못하는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에 부여군청에 민원을 제기하면 시공사인 SK에 넘기는 형식이었고, 민원이 접수되어 처리가 되면 포크레인이 와서 흙이 쌓인 도랑의 흙만 퍼주고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면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 임시방편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주택가 한가운데 준설토 적치장이 들어오면서 주민들은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그러나 국가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으면 너무 안일하고 무책임하게 대응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들이 이런 행정을 불신하고 부정하면서 소송이나 집회 등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건 비극적인 일이다”라며 “국가가 사과하고 대책과 보상을 책임 있게 해야지 자치단체나 시공사에 떠넘기는 것은 치졸한 방법이다”라고 강도 있게 비판했습니다.<오마이뉴스 악취와 죽은 물고기, 녹조... 4년 만에 바뀐 금강의 운명 김종술 기자 기사 발췌>
다음으로 백제보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보의 수량도 많고 유속도 빨라서 아직 녹조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근 지천인 인화달천으로 가보았습니다.
<인화달천 근처 물웅덩이에서 발견한 죽은 물고기 2013. 5. 15>
인화달천 합수부 근처에 수심 70~80cm정도 되는 물웅덩이가 있었습니다. 물웅덩이에 가까이 가보니 악취가 풍기고 있었으며 죽은 물고기도 볼 수 있었습니다.
<불티교 교각아래에서 발견한 죽은 물고기 2013. 5. 15>
악취를 피해 이동한 곳은 불티교였습니다. 불티교 교각 가까이 가보니 인화달천에서 맡았던 악취가 다시 풍기고 있었습니다. 녹조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또, 죽은 물고기 역시 볼 수 있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이젠 금강 어디를 가도 물속의 물고기가 아닌 물 밖의 물고기들을 볼 수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되었습니다.
<불티교 인근 부서진 선착장 2013. 5. 15>
불티교 인근 선착장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곳저곳 부서진 흔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종보 상류 마리나 선착장의 녹조 2013. 5. 15>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세종보 상류의 마리나 선착장입니다. 선착장 가까이 다가가면서 악취가 풍기기 시작했습니다. 선착장 가까이 다가가니 물 위에는 온통 녹조가 가득했습니다. 녹조 때문에 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세종보 좌, 우안에 있는 선착장 모두 똑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금강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점점 저수지화 되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에는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녹조들이 나타날지 무섭습니다. 금강이 다시 깨끗하고 맑게 흐를 수 있게 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눈과 입이 필요합니다.
문의 대전충남녹색연합 녹색사회국 김성중 042-253-3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