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제방, 와르르-금강 모니터링

2013년 2월 6일 | 자연생태계

붕괴된 제방, 와르르-금강 모니터링

작성: 정선미


△세종보
2월 5일 아침, 김종술 운영위원, 심현정 활동가, 정선미 활동가가 금강 모니터링에 나섰습니다. 세종보를 시작으로 부여, 공주까지 돌아보는 일정을 짠 후, 발 빠르게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세종보에는 이전에 수달의 대체서식지로 조성해놓은 부분을 다시 공사 중이었습니다. 보로 향하는 자전거도로는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이 깨지고 부스러져 널려있었습니다. 개통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또한 부분적으로 결빙된 구간이 있어 자전거를 타기에 위험한 상태로 보였습니다. 국민의 막대한 세금을 들여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놓았지만 여름엔 물난리가 나고, 겨울엔 아스콘이 깨지고 얼음이 쌓여있으니 정작 1년 중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날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용률이 현저하게 낮은 데 반해 세금이 너무 과다하게 투입된 것이 아닐까요? 이를 계속 보수하는 비용도 물론 우리의 세금일 것입니다.

△아스콘이 깨진 자전거도로(왼쪽), 부분 결빙된 자전거도로(오른쪽)
공주시 이인면 신흥리의 금강과 접한 대지는 4대강 사업이 시작되기 전에 원래 밭농사를 짓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보가 생겨 수문을 거의 막아놓다 보니 수량이 많아 대지에까지 물이 넘쳤습니다. 이곳의 생태계가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예전보다 강의 깊이와 폭이 넓어져 예전에 강 위에 떠 있었을 오탁방지막도 뭍으로 넘어 와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매년 밭농사를 짓던 땅에 넘쳐흐르는 강물
청양군과 공주시를 잇는 작은 다리 임장교를 지나던 일행은 깜짝 놀랐습니다. 어천의 금강 합류점에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부서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류에 이렇게 대규모의 유실이 일어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서둘러 하천에 내려가 보았습니다. 이 주변은 최근까지 도로를 공사하여 출입하기 어려웠던 곳이라 그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임장교에서 바라본 어천
구조물이 무너져 내린 자리에는 흙이 침식되면서 계속적으로 붕괴되고 있었습니다. 사람 키로 비교를 해보니 가장 깊은 곳은 적어도 10m 정도로 깎여 있었고, 구조물이 부서진 길이도 100m 이상이었습니다. 현장을 찾은 일행은 구조물 유실이 지난여름에 일어나 아직 복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였습니다.

△구조물이 무너진 어천 부분사진
마지막으로 찾은 공주보는 수문을 닫아놓아 고정보 위로 물 넘쳐흐르고 있었고, 소수력 발전기는 가동 중이었습니다. 이전에 김종술 운영위원이 문제 제기했던 박리현상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구조물이 부스러기처럼 떨어져 나간 모습과 함께 한창 보수공사 중인 사람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댐과 고속도로 보수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서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니 “새로 칠을 한 후 콘크리트 강화제를 도포할 예정”이고 “앞으로 10일 이상은 보수를 해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칠이 벗겨진 공주보 난간
겨울에 보수공사를 해도 괜찮을지 김종술 운영위원의 우려 섞인 질문에 “현재 사용하는 제품이 영하에도 자체 열을 발생시켜 금방 굳어지기 때문에 겨울에도 문제가 없다”고 하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기자회견차 공주보에 방문할 예정인 것도 이렇게 서둘러 보수를 진행하는 이유임을 비쳤습니다.  

△보수공사 중인 공주보 난간
속속 4대강사업에 대한 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불법과 환경 파괴, 국가 예산 낭비 등 많은 문제에 대해서 정부는 언제나 국민에게 거짓을 말하고 의혹을 은폐했습니다. 수달 한 마리의 출현에 기자회견을 열 정도로 홍보를 하고 자화자찬하기 바쁩니다. 사실 원래는 지천에도 살던 수달이지만 공사하는 동안 자취를 감췄다 눈에 띄기 시작하자 마치 금강정비사업의 큰 업적이라도 되는 양 과장하여 전국의 기자를 불러 모은 것입니다. 아직 금강 물고기 떼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조차 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견된 수달 한 마리로 생태계가 전부 복원된 것처럼 해석하여 우리를 또 한 번 기만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물고기 떼죽음에 대한 진상 조사와 전면적인 금강 생물종을 조사하여 금강정비사업의 허구성을 밝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