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은 언제쯤? 금강 3개보 아직 보강 공사중!

2012년 6월 24일 | 자연생태계

6월 금강모니터링)

준공은 언제쯤? 금강 3개보 아직 보강 공사중!

“ 금강정비사업 준공일이 언제입니까? ”
“ 6월에 준공할 예정입니다.”
“ 지금이 6월인데, 6월 언제쯤인가요? 아직 날짜가 안 잡혔나요?”
“ 6월 중순쯤? 6월 안에 할 예정입니다. ”
6월 안에 준공을 할 예정이라던 금강정비사업은 6월을 일주일 앞에 둔 시점에도 여전히 보강·보수공사로 분주하다.
세종보의 잠수부는 항시 대기중?
지난 3월 세종보의 구조적 결함문제가 밝혀지고, 이 문제 때문에 세종보에 잠수부가 ‘항시 대기중’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독한 가뭄으로 담수상태이지만, 얼마 뒤로 예보된 장마를 대비하여 가동보의 시설을 정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22일 찾은 현장에서도 여전히 보 하류에서 보트와 잠수부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 보 아래에서 잠수부가 작업중에 있다.
소수력발전소는 굉음을 내며 가동중이다. 하지만 발전소 안으로 수북히 쌓여 있는 부유 쓰레기들 또한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소수력발전소는 어쩌면 부유 쓰레기들을 잡아주는 필터 역할에 더 요긴하게 쓰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 유속을 잡으려고 만든 통나무계단이 물고기를 가두고 있다.
어도의 유속이 빨라 효용성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세종보의 어도는 최근 보수공사를 했다. 그러나 공사를 마친 어도 역시 본래의 문제였던 빠른 유속을 잡아내지는 못하였다. 유속을 잡기 위해 중간 중간 통나무 턱을 한계단 높였지만, 일직선으로 배치하여 유속을 잡는데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오히려 높아진 턱 때문에 물고기들이 상류로 올라가기에는 더욱 험난한 길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한 물고기들이 어도 입구 바로 앞의 막힌 수문에 알을 낳아 치어들이 살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소수력발전소, 보로 막혀있는 강에 어도마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강의 본래 주인인 물고기들은 생존의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어디에서 왔죠? 무슨 일입니까? ” 철통보안, 공주보를 감춰라!
금강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뽐내는(?) 공주보는 규모만큼이나 많은 문제들도 안고 있는 골칫덩어리다. 그런 공주보가 4월 중순부터 보의 통행은 물론 사진촬영을 엄격히 막더니, 이제는 금강둔치 아래로 사진기만 들고 가도 쫒아와서 “어디서 왔어요? 뭐하러 왔어요?” 라고 묻는 코미디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몇 주전에 현장을 찾았을 때는 현장관계자로부터 “빨갱이”라는 단어까지 듣는 무식한 상황까지 벌어졌었다.
공주보의 좌안(물 흐르는 방향을 보고 섰을 때 왼쪽) 어도는 당초 자연형어도로 설계되어 만들어졌으나, 잘못된 예측과 설계로 계속 유실되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자 결국 다시 설계하여 공사중에 있다. 자연형어도 라고 할 수 없게 콘크리트를 잔뜩 발라서 만드는 정체불명의 복합형 어도이다. 국토관리청에 설계도면을 요청하였으나, 갖은 이유를 대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 마무리를 해야 할 상황에 아직도 가설도로를 만들어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작업중이다. 고정보 빗면으로 녹조가 보인다.
보의 하상세굴문제는 이미 많이 제기되어 왔다. 정부에서는 심각하지 않다며 보강공사를 하였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상세굴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 날도 공주보 하류에 가설도로를 만들고 포크레인 한 대와 덤프트럭 한 대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제보에 의하면, 하상세굴이 심각해져 돌로 메웠는데, 그게 또 잘못 되어서 다시 포크레인이 들어가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공주보의 녹조도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보여진다. 가까이서 확인을 할 수는 없었지만, 멀리에서 보기에도 고정보의 물길을 따라 심한 녹조가 보인다. 물은 고이면 썩는다는 말을 왜 모르는걸까?

보의 우안은 공사로 인해 아예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도로를 확장하기 위해서인지 연미산을 포크레인 두 대가 완전 까부수고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잔인하게 보일 정도로 무섭다. 이런 배경들을 뒤로하고 곰나루 수상공연장에서는 2012년 밀리터리축제 준비로 한창 바쁘다. 6월 23일 진행되었는데, 보가 한창 보수공사 중이고, 뒤로는 산을 파헤치는 굉음이 난무하는 가운데 축제라니, 참 불편한 현실이다.
‘백제보도 복구공사중’
아니나 다를까. 백제보도 분주하다. 백제보 공도교 위에 역시나 크레인이 올라가 분주하게 작업중이다. ‘보수공사’라고 크게 쓰여진 노란 트럭이 공도교 입구에 서있고, 공사관계자들은 작업한 지 꽤 오래되었는지 휴대용버너 위에 냄비까지 올려놓고 작업을 하고 있다. 가동보의 뒤에서 구조물 하나를 건져 올리고 있다. 혹시라도 자전거를 타고 누군가 공도교를 지나가려 했다면 돌아가야 했을 정도로 전체를 막은 채 진행중이다.


▲ 백제보는 복구공사중이다. 공도교에서 분주한 크레인(위)과 입구에 세워진 복구차량(아래)
보 아래의 공원에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다시 보수중이다. 이전에 왔을 때 깨어진 걸 확인했었는데, 이제 보수를 하는 모양이다. 백제보의 소수력발전소도 가동중이었다. 발전소 아래에서 강물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반짝이는 것들이 폴짝폴짝 뛰어오른다. 물고기들이다. 잘못 길을 들었다가 소수력발전소 아래로 들어간 물고기들이 놀라서 첨벙첨벙 고개를 내민다. 아이고. 이게 무슨 짓인가.

▲ 보에는 물이 그득한데, 어도에는 물이 말라가고 있다.
어도에는 물이 많이 메말랐다. 보는 담수중이라 물이 그득한데, 어도에는 물이 말라가고 있다. 여기 백제보에서도 물고기는 강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 보는 단순히 강물의 흐름만을 막은 것이 아니다. 그 안의 모든 생명의 연결고리까지 끊어버렸다.

▲ 길이길이 기록되고 기억해야 할 ‘죄인’들.
금강문화관 앞에는 사람 키만한 비석 4개가 세워져 있다. ‘4대강 새 물결을 연 사람들’이라는 명과 함께 가나다순으로 사람들 이름이 쭉 새겨져있다. 염치도 없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 비석은 길이길이 기록되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환경을 파괴하고 무자비하게 생명을 죽이는 4대강 사업을 벌인 ‘죄인’들이니까.
글.사진/ 녹색사회국 심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