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금강현장모니터링)
글/ 녹색사회국 심현정
날이 확 풀렸다. 몇주 전만해도 ‘봄이야?’ 싶을 정도로 추웠는데, 이젠 조금 덥기까지 하다. 날이 풀리면서 금강 현장에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4월 말 준공을 앞두고 있고, 풀린 날씨에 막바지 공사가 한창일거라 예측하며 4월 17일 김종술 운영위원과 함께 현장으로 떠났다.
세종보는 준공맞이 막바지 수중준설중!

보에서 위쪽으로 50m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수중준설이 한창이다. 지난 14일 푸른자전거 모임으로 세종보에 왔을 때도 다른 위치에서 준설을 하고 있더니 이번에는 위치를 바꿔 진행중이다. 세종보 상류에 퇴적물 쌓였다더니, 준공을 앞두고 준설 기준선에 맞춰 다시 수중준설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강이 모래를 가지고 흘러가 쌓이는 건 자연의 이치인데, 앞으로 어떻게 보를 관리하고 이 퇴적물로 인한 피해는 없을지 심히 우려스럽다.

세종보의 어도는 바짝 말라있다. 어도의 입구도 출구도 막혀있다. 3개의 가동보 중에 1개의 가동만 2/3정도 열려 있는데, 산란기를 맞이한 어류는 어디로 강을 거슬러 올라갈까? 생각해보면 ‘어도’는 참 사람중심적인 설계이며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욕망으로 강을 막고 본래 강에 살고 있던 물고기를 위한답시고 사람들이 생각한 그들의 길을 만들어 이용하라고 하니, 효용이 없을 수밖에.
유구천보는 결국 뜯어내고 다시 공사

지난 여름 지독하게 많이 갔었던 유구천보. 금강 합류부와 채 2km도 떨어지지 않았고, 본류의 하상이 낮아지면서 나타난 역행침식으로 인해 점점 무너져가고 있었다. 우리의 끈질긴 문제제기에도 4대강사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뻔뻔한 대답으로 일관하더니 결국 재공사를 하고 있다. 현재 보 하류 쪽으로 사석보호공을 깔고 있으며, 양쪽 사면에 호안블럭으로 공사를 하고, 기존의 보에서 잘못 설계되어 제구실을 하지 못했던 어도를 좀 더 완만한 각도로 다시 만들었다. 우기 전에 공사가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추후 호안블럭과 흙이 만나는 부분의 취약한 지반이 안정화가 될지, 침식이 일어날지 확인해보아야 겠다.
농경지리모델링도 완성되었으나, 당장 농사는 어려워

유구천 우안에는 대규모의 농경지 리모델링이 진행되었다. 리모델링 공사는 마무리가 된 듯 보여진다. 하지만 지금 당장 농사를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천에서 나온 준설토로 리모델링이 이루어져 뻘흙도 상당부분 섞여 있어 농사에 적합한 흙일지는 미지수다. 리모델링이 된 논은 거북이 등껍질마냥 쩍쩍 갈라져있다.
공주보 자연형 어도 대대적인 보수공사

공주보는 색칠작업이 한창이다. 봉황을 형상화한 그림이라 한다.(처음에 보았을 때는 독수리인 줄 알았다.) 보가 전부 닫혀있음에도 우안의 인공형어도의 물은 흐르지 않는다. 오히려 누런 부유물만 둥둥 떠 있는 게 확인될 뿐이다.

좌안의 자연형 어도는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진행중이다. 적은 봄비에도 제방이 유실되어 물이 흘러가는 게 두려웠던 어도는 경사를 완만하게 길이를 늘리고 안에 구조물이 만들어지고 있는 듯하다. 어도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재설계를 하여 만든다고 했는데, 왜 진작에 그러지 못하고 준공을 앞둔 지금에서야 부랴부랴 재공사를 하는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완성된 어도의 모습을 보아야 알겠지만, 콘크리트나 철근으로 만든 구조물이 들어간다면 그들이 낯짝 두껍게 우겨대던 ‘자연형 어도’라는 용어도 더 이상 사용하지 없을 것이다. 공주보의 2개의 어도 중 하나는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나머지 하나는 이제 공사중이다. 어도에 물고기가 지나가는 꿈같은 일이 일어날까?

4월 말 준공 전까지 마무리를 하려면 갈 길이 바쁠 것이다. 너무나 바빠서 오탁방지막은 1줄만 저 아래 쳐져있고, 공사에서 나온 흙탕물은 신나게 흘러 내려간다. 봄은 모든 생명이 움트는 계절이라고 하던데, 흙탕물이 잔뜩 퍼지고 있는 강에는 어떤 생명이 숨 쉴 수 있을까?
자전거도로에 흙이 왕창!


금강을 따라 만들어 놓은 자전거도로. 4월 21일 4대강 자전거길 행사 관련해서 여기저기서 자전거도로를 청소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중장비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자전거도로에 흙이 많아 살수차로 물도 뿌리고, 인력들이 빗자루를 들고 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공주 32번 수문 앞의 자전거도로는 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흙이 많았고, 이미 균열이 되어 땜질한 흔적도 확인되었다. 백제보 홍보관 들어가기 전과 후의 자전거도로는 이제야 공사가 이루어져 양생중이다. 일부 구간은 또 공사 중이라 자전거 타는 사람이 도로로 이동하여 위험해보였다.
백제보 수질 최악, 왜 이러지?

백제보에 도착했다. 깜짝 놀랐다. 지난달에 갔을 때도 백제보에 녹조와 함께 부유물이 떠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더 넓어져 마치 ‘하수종말처리장’에 온 듯한 느낌이다. 세종보와 공주보에서 공사를 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하류인 백제보에 이런 무리가 있겠다 싶기도 하지만, 심하다.

백제보 좌안으로 사면이 유실되고 있는 흔적이 보인다. 강변은 물의 흐름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작은 변화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떡하니 막아버린 보가 앞으로 물의 흐름과 지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 관찰해야겠지만, 이미 몇몇 사례들이 드러나고 있다.
삼의당터가 깔끔해졌다

지난해 7월 겸재정선 그림<임천고암>의 배경이 된 삼의당터를 찾아갔었다. 부여 세도 반조원리의 외진 곳이고, 인터넷 검색에서도 주소가 나오지 않아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주변에 폐가가 3채 있고, 불에 탄 쓰레기들이 널부러져있고 수풀이 우거져 삼의당터라는 표석도 찾지 못할 정도였는데, 다시 찾아갔을 때는 깔끔하게 제초작업이 되어 있다.
맞은편에서 바로 준설작업을 하고 있던 포크레인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지만, 금강은 밋밋해졌다. 2010년 충남도에서 4대강살리기사업의 일환으로 포함해 삼의당터를 복원해달라 정부에 요청을 했다는데, 2011년 방치되어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
** 삼의당은 조선 영조시대 규장각에서 이서구, 정약용과 함께 경사를 강론했던 학자 윤광안이 유배에서 풀려난 뒤 말년에 이곳에서 기거하면서 후진양성을 위해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파평 윤씨 고택과 삼의당 초석, 그리고 나루터 접안시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처럼 삼의당 터는 조성연대와 조영자가 분명히 확인되는 조선시대의 유적으로 역사적, 희소적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