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녹색사회국 심현정, 수습활동가 정선미
글/ 수습활동가 김미정
3월 21일, 양흥모 사무처장과 녹색사회국 심현정간사, 정선미 수습활동가와 함께 신성리 갈대밭을 시작으로 공주보까지 금강 현장조사를 다녀왔다.
주요보 두 개를 둘러보았는데 4월 준공을 앞두고 아직까지도 공사를 하고 있었다. 홍보물의 청사진속 같은 위치인데도 현실에서는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환경이 그러하니 찾거나 이용하는 사람들도 보지 못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백제보 홍보관에 진열된 사업지구의 청사진
ⓒ대전충남녹색연합, 백제보 하류 좌안으로 공사 중
백제보 하류쪽 좌안의 사면으로 나뭇가지가 쓰러지려는 것이 보였다. 유실이 있었음을 말해주며 보강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보를 지나며 보위에서 가동보 쪽을 확인하려는 차에, 멀리서부터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더러운 부유물질들이 보였다. 카메라 렌즈로 확대해 살펴보니 녹조였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백제보 하류로 녹조 발생
보 가까이 하류 쪽으로 녹조가 세 곳이나 발생해 있었다.
이에 대해 공주대 환경교육과 정민걸 교수는 “가동보에서 물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폭기작용으로 조류생장에 더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고 있는 것”이라며, “날씨가 더 풀리고 기온이 올라갈수록 심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물의 양이 많아진데도 불구하고 육안으로도 수질이 매우 좋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거기에 확연한 녹조현상까지 발견되니 남아있는 수중생태마저 걱정되었다.
유명무실한 어도 또한 마찬가지로 물빛이 너무 짙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백제보의 어도. 물이 얕고 매우 탁하다.
한편 공주보는 가물막이를 쳐놓고 아직도 바닥보호공과 좌안 어도 공사 중이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공주보 전경
ⓒ대전충남녹색연합, 공주보 우안으로 아직 가물막이가 있고, 건너편 좌안으로 공사 중
준공 일정을 제대로 맞출 수나 있을지 의심스럽고, 여러 차례 보강공사를 하며 공기가 늘고, 그러면 공사비도 같이 계속 늘어 갈 텐데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 것이겠는가.
공사는 비단 보에서만 계속되는 게 아니다.
신성리에서 백제보와 공주보까지 금강을 따라 올라오면서 준설선과 굴삭기 등 공사를 직접 보기도 했고, 파헤쳐진 공사현장도 너무 많았다. 또한 공사가 완료된 것이 맞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정리되지 않은 구간도 상당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장하리 앞 준설선 2척과 기름운반선
ⓒ대전충남녹색연합, 사산리 지천 합류부 공사 중
ⓒ대전충남녹색연합, 신성리 갈대밭 정리되지 않은 인공연못
ⓒ대전충남녹색연합, 신성리 갈대밭 한 가운데 공사 중 불법소각 흔적
그렇게 자랑하던 하천변 자전거 길은 중간 중간 끊긴 곳이 많았고, 길게는 천내2리에서 부터 공주보까지 15km이상 없었다. 특히 자전거 도로가 끊기는 지점에서 별다른 위험표시 없이 ‘자전거전용도로 해제’라는 표지판만이 바로 앞에 덜렁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짧게 이어진 길은 산으로 가라는 것인지, 급하게 산과 맞부딪혀 있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반조원 배수장 앞 자전거도로의 급한 해제
이번 현장조사에서 아마 가장 많이 본 표지가 바로 ‘자전거전용도로 해제’ 이것일 것이다.
20일에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 ‘금강종주 자전거길 사전점검 및 인증제 시범운영’이 있었나본데 이 상태에서 자전거로 ‘금강종주’가 어떻게 가능할지 의문이다. 그렇게 명분을 찾던 자전거길이 산으로 가고 있는데 말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공주보 입구에 걸려있던 금강종주 자전거길 시범운영 현수막
이번 조사는 신성리 갈대밭을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한 수습활동가들을 위해서 금강정비사업 1공구인 신성리 갈대밭에서부터 시작했었다. 하지만 이미 산책로와 공원조성으로 인공의 분위기가 풍기면서도 공사의 날림으로 조잡하기까지 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신성리 갈대밭 위로 들어선 길과 데크
신성리 갈대밭은 국내의 천연 갈대밭으로 그 희소가치가 높았다. 문화적으로도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많이 이용되었던 곳인데 인공의 시설물들이 들어차고, 더 이상 천연의 시대초월적 배경이라는 희소성과 자연미가 사라졌다.
그러면서 산림청 희귀종인 모새달의 군락지 또한 마사토길로 훼손되어있었다.
본연으로도 충분한 자연미와 균형을 파괴하고 인공으로 화단을 만들고, 식생에 맞지 않는 나무를 꽂아 죽이고, 사람도 찾지 않는데 벤치를 두고, 길을 내고, 자전거도로를 짓고 있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천내교 아래 공사 중
ⓒ대전충남녹색연합, 낙화암 앞 수상공연장 주변의 인공식재 나무
ⓒ대전충남녹색연합, 금강 좌안 현복양수장쪽 자전거도로 데크
이러한 인공 시설물들은 경관의 문제뿐만 아니라 유지관리에 있어서도 여름큰물에는 그냥 쓸려 내려가고, 망가질 것이 분명하다.
둔치시설의 유지관리를 지자체와 정부에서 서로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재정이나 국가재정이나 매 한가지로 누구의 몫으로 돌아오겠느냐 생각하니 돌아오는 발걸음만 더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