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은 변신중? 변장중!

2010년 7월 27일 | 자연생태계

갑천은 변신중? 변장중!

                                                                                                                                                                 생태도시국 심현정간사
2010/07/26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모니터링을 다녀왔습니다.
제목에서 ‘갑천’이라는 말에 ‘엥? 금강이 아니라 웬 갑천?’이라고 의아해하실 분들도 계실텐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현재 갑천과 유등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정비사업 또한 금강정비사업은 한 공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말의 국지성 호우가 대전을 훑고 지나간 월요일, 갑천과 유등천에 다녀왔습니다.

비온 뒤의 갑천에는 흙탕물띠가 선명합니다. 주말에 내린 비로 인한 듯합니다. 어제부터 이렇게 흙탕물이 흐르고 있다고 하는데, 민원을 넣어도 감감무소식입니다. 근처의 원촌하수종말처리장때문인지 냄새도 고약합니다.

신탄진의 금강철교와 용정초교 사이의 금강변입니다. 현재 석봉4거리에서 충북도계간을 잇는 국도건설과 금강정비사업(현도지구)이 함께 진행 중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강을 그렇게 하듯 호안을 사면으로 정비하고 식재(식물을 심는 것)합니다.

어떠세요? 좀 전의 공사 중인 강변과 자연 그대로의 강변.. 어떤 강이 더 마음에 드세요? 어렸을 때 신탄진에 살았다던 L님은 유치원 때 배를 타고 저 나무숲으로 소풍을 갔었다고 합니다. 보이는 숲도 금강정비사업(노산지구)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생태․문화․예술공간이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저 푸르른 모습은 그대로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서구 내동과 유성구 원신흥동을 잇는 동서대로 공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도로는 대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태경관을 자랑하는 월평공원과 갑천지역을 관통합니다.

공사현장에서 갑천으로 흘러 나가는 침사지입니다. 흙탕물이 고여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내린 비의 영향도 있겠습니다. 본래 침사지는 흙탕물을 여러 단계에 걸쳐 침전물을 가라앉히고 위의 맑은 물만 강으로 흘러나가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흘러나가야 할 침사지의 모습이 저러합니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로 인해 산의 단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도솔산을 관통하는 도로를 내기위해 발파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산의 단면의 붕괴위험에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이 월평공원을 산책하며 지나가는 길이기도 한데, 만에 하나 누구라도 지나갔었더라면 큰 일이 났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양산교와 고속철도교 사이가 1년 사이에 저렇게 달라졌습니다. 월평공원만큼이나 아름다운 자연하천구간이었는데, 여느 강과 다른 것이 없는 강이 되어버렸습니다. 안타깝습니다. 본래 강의 모습을 돌망태 호안이 있는 모습으로 기억할까봐 두렵습니다.

복수동 초록마을아파트 앞의 유등천에 오탁방지막이 끊겨 있습니다. 오탁수를 걸러줘야 할 방지막이 오탁수와 함께 둥실둥실 떠내려갑니다.

유등천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자연하천구간(복수교-안영교)입니다. 이 구간도 생태하천조성사업이 진행중입니다. 역시, 지저분하게 보이는 수풀은 싹 밀어버리고 깔끔하게 흙을 고른 뒤 새로 풀을 심어 호안을 정비하고 강을 따라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시원하게 자전거도로를 낼 테죠. 어째서 그대로 두지 못하는 걸까요. 유등천변에 죽어 있는 뱀이 예삿일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갑천과 유등천이 변신중이라고 합니다. 새들이 날아오고, 사람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답니다. 하지만 저는 왜 ‘변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까요? 그대로 자연하천인 그 곳을 괜시리 건드려서 생태하천으로 변장하고 있는 건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