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도시국 심현정간사
2010/07/19
6차 금강모니터링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구간은 연기군 일대의 행복지구입니다. 행복지구는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설 예정인 세종시와 아주 가깝고, 전국의 4대강사업 중에서도 가장 먼저 착공한 공사현장입니다. 행복지구에는 금강의 3개 보 중 하나인 ‘금남보’건설현장이 있습니다.

우기 대비를 마친 금남보입니다. 금남보는 3개의 보 중에서도 규모가 제일 작습니다. 어쩌면 4대강의 보들 중에서도 가장 작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종시에 만들어지는 ‘보’인 만큼 세종대왕의 의미를 되새겨 보에 ‘자음’을 새겼습니다. 세종대왕은 모든 백성들이 읽고 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글을 창제하였습니다. 그런 세종대왕의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을 4대강사업의 ‘보’에 새기기에는 너무 억지춘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보이시나요? ‘자동덮개’라는 네 글자가 떡하니 써있으나 덮개는 덮어지지 않은 채 준설토를 나르고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서에는 덤프트럭으로 준설토 운반 시 비산먼지 방지를 위해 꼭 덮개를 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네멋대로 다니고 있습니다.

강변에서 포크레인이 열심히 삽질을 하고 있습니다. 젖은 흙이 그대로 올라오고, 강물은 흙탕물을 그대로 흘려보냅니다. 흙탕물을 방지하기 위한 정말 최소한의 오탁방지막도 보이지 않습니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듯, 급한 것은 언제나 탈을 부르게 마련이지요.

연기군 반곡리의 반곡적치장입니다. 행복지구의 준설토는 연기군에게 그 판매권이 위임되었다고 합니다. 4대강정비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해당 구간의 지자체에서는 실제로도 준설토 판매 때문에 쉽사리 이 사업에 대해 반대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옛 고사성어에 ‘소탐대실’이라는 말이 있지요.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큰 것과 그들이 생각하는 큰 것은 다른 것일까요?

[반곡적치장] 열심히 흙과 자갈을 분류하고 있습니다.

[반곡적치장] 이 곳 또한 당연히 가동되어야 할 세륜기는 멈춘지 오래인지 바짝 말라있습니다. 아예 진입로를 막아버렸습니다. 세륜기를 작동하는 데 쓸 돈은 없고 엄한 곳에 쓸 돈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작동하지도 않을 세륜기는 왜 만들었나요? 이것도 전시행정인가요?

[반곡적치장] 적치장의 주변을 빙빙 돌아 나온 배수로의 물입니다. 지난 주말의 비로 인해 진한 흙탕물이 보입니다. 이 흙탕물은 농수로를 따라 흘러 흘러 갑니다.

돌들이 쌓여 있고 그 주변으로 나무기둥이 빼꼼히 올라와 있습니다. 이게 무엇일까요? 이 공사를 설계한 사람들이 자랑해마지않는다는 친환경공법으로 만든 수달 대체서식지입니다. 저 돌무더미에 수달이 올라와 쉬기도 하고, 볼일(?)을 보기도 하는 용도라고 합니다. 나무기둥은 새들이 물 위를 날다가 쉬었다 갈 수 있도록 하는 곳이고요. 돌무더미는 일종의 인공 하중도인 셈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과 자연이 하는 일이 같아질 수 있을까요?
(물 위에 동동 떠있는 저 노란 거품을 보세요. ‘사람이 하는 일’이예요.)


합강리의 수중준설선과 침사지입니다. 어마어마하지요?


축축한 흙을 덤프트럭에 포크레인이 담아 줍니다. 덤프트럭은 노란 콧물을 줄줄 흘리고 다닙니다.

둑 사이의 움푹패인 길이 보이세요? 수풀에 가려져 희미하지만, 미호천과 합류하는 또 다른 지천입니다. 과한 둑높이기사업으로 본래 한 마을이었던 곳이 의도하지 않게 천으로 인해, 둑으로 인해 단절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을 모이게 했던 강이 사람이 하는 일로 사람을 갈라서게 합니다.

자연이 만든 모래사장을 사람이 경사면으로 만들었습니다. 큰 비가 내려 한번 우르르 덮치면 다 쓸려갈 것만 같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과 자연이 하는 일은 이런 점이 다르겠지요.
사람은 자연스럽게 흐르는 강이 신나게 뛰어 나갈 수 있도록 마당을 만들어주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도 가두려하면 할수록 나가고 싶어합니다. 하물며 춤추며 흐르는 강은 오죽할까요. 여기서 놀아라, 저기서 놀아라 정해주지 말고 흐르고 싶은대로 놀고 싶은대로 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