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곰나루’가 달라졌어요!

2010년 7월 15일 | 자연생태계

우리 ‘곰나루’가 달라졌어요!

                                                                                                                                                                 생태도시국 심현정간사
2010/07/12
5번째 모니터링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구간은 7공구로 충남공주일대입니다.
7공구는 금강보건설현장이 있는 공사구간이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은 3월 5일에 찍은 검상동 적치장입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흙더미들을 보며 기겁을 했었습니다. 그런 곳이 근 열흘만에 흙이 옮겨지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매우 분주합니다.
저희 녹색연합은 이 적치장이 만들어질 때부터 우기시 강의 흐름을 3분의 2나  막기 때문에 홍수피해가 우려된다고 문제제기를 해왔었습니다. 법정우기가 진작에 시작되었음에도 이제서야 저렇게 옮기고 있습니다.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밤낮없이 움직인다는 마을 사람들의 전언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이죠? 하지만 무언가가 보이지 않으시나요? 산 줄기를 따라 굽이치듯 물 속의 제방도 굽이치고 있습니다. 저 제방 안쪽은 이미 모든 모래가 다 사라졌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지요.

제방이 쌓여 있는 만큼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저렇게 제방을 쌓고 그 안의 고운 모래들이 다 사라졌습니다.
강을 이야기하면서 왜 이렇게 ‘모래…모래…’ 말을 하는 건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강에 있어 모래는 자연 그대로의 정화장치 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게 흐르는 물 뿐만 아니라 모래 아래에도 물이 흐르고 있죠. 모래 속을 흐르면서 모래가 불순물을 제거해줍니다. 또한 강의 모래사장은 사람과 강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매개체입니다. 완만하게 형성된 모래사장은 사람들이 편하게 강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해줍니다.

곰나루에서 한창 작업중인 덤프트럭입니다. 사진 속 주황색 시설물은 ‘세륜기’입니다. 모래위에서 작업을 하는 덤프트럭들의 비산먼지를 방지하고자 공사현장에서 설치,운영해야하는 시설물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보는 것처럼 세륜기는 고이 모셔놓은 채 옆의 웅덩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혹시 대전mbc 라디오에서 금강캠페인을 들어보셨나요? 금강의 아름다운 나루터에 가보자는 내용입니다. 그 캠페인 속에서 나온 나루터 중 하나인 곰나루입니다. 곰나루는 공주의 상징적인 장소 중의 하나입니다. (공주가 ‘곰’과 관련이 있는 도시죠.) 그런데 지금은 그 넒은 모래사장이 휑하니 사라지고, 낮은 경사면으로 물과 만나던 모래는 강으로 돌을 던지는 ‘풍덩’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깊게 팠습니다.

백제큰다리 아래 돌보철거 작업 중입니다. 2년 전 23억을 들여서 만들었고, 매년 3억씩의 관리비가 들었었죠. 공주에서는 수상레저도시를 만들겠다고 백제큰다리와 공주대교에 돌보를 만들었었는데요, 하류에 금강보가 생기면서 다시 철거하고 있습니다. 돌보를 만들 때 부여사람들이 많이 반대를 했었다고 합니다. 부여사람들 입장에서는 상류의 돌보로 인해 하류의 수량이 줄어들게 뻔했으니깐요. 그런 반대에도 강행했던 돌보인데, 이렇게 또 어이없게 철거가 되고 있습니다.


공산성 앞의 준설현장입니다. 아마 오랜만에 공주 공산성을 지나가셨던 분들도 공산성 앞의 저 모습을 보면서 많이 놀라셨을 겁니다. 공주 금강둔치에는 이미 넓은 하상 주차장과 공원, 스포츠시설 등이 넓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공주에서 유일하게 준설되지 않고 남아있던 구간인 공산성 앞의 금강둔치도 4대강사업이라는 이름아래 파헤쳐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곳에는 더더 넓은 광장과 주차장이 생길 것입니다.
금강정비사업과 관련하여 공주를 방문할 때면 참 안타깝습니다.
공주는 백제문화유산이라는 아주 뛰어난 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공주에서 대백제전을 준비한다면서 금강정비사업으로 공주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공산성과 곰나루를 마구 헤치고 있습니다. 눈 앞의 작은 이익 때문에 더 소중한 것을 더 이상 잃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