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의 낙화암이 뒤집혔다!

2010년 6월 29일 | 자연생태계

2010/06/28
작성자: 생태도시국 심현정간사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매주 월요일마다 금강정비사업공사현장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3차 조사구간은 4공구(장암지구), 5공구(부여지구) 입니다.

백제대교 수북정에서 바라 본 구드레나루입니다. 지금 문화재 발굴이 한창입니다. 금강정비사업을 진행하기 위함이지요. 부여의 구드레는 옛 왕궁터로 추정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부여는 하나의 유물터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아무리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다 한들 이렇게 제 손으로 파괴하고 없앤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요.

세도면 반조원리의 반조원리나루입니다. 인근의 다근이나루와 함께 부여의 큰 나루터였습니다. 나루터에서 만난 어부는 보건설이 아니라 하구둑을 열어야 한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하구둑과 상류의 보 건설로 인해 요즘들어 부쩍 그물에 토사가 많이 묻어 어업이 어렵답니다.

현북양수장에서 바라 본 하황습지입니다. 환경부의 국가습지리스트에도 올라가 있는 이 하황습지에 인공습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대로 두어도 아름다운 이 곳을 굳이 왜 손을 대려하는지요. 국가에서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던 그 곳을 왜 파괴하려하는지요.

현북리의 용머리산에 나있는 작은 오솔길입니다. 빨간 깃발이 보이세요? 이 곳에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는 표시입니다. 이 곳에 자전거도로를 만든다면 산을 절개하고 발파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산과 하천이 맞닿아 있는 곳은 특히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이런 곳에 공사가 이루어진다면 생물들은 떠나갈지도 모릅니다. 자전거도로가 아니라 ‘환경파괴도로’가 될 것입니다.

부여군 장암면 정암리에서 바라 본 북고지구(5공구 해당)입니다. 북고지구는 ‘생태보존’이라는 경관특성을 컨셉으로 저 습지에 공원을 만들겠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보존’과 그들이 생각하는 ‘보존’은 조금 다른가봅니다.

여기가 어디일까요? 사막의 어느 곳 같은가요? 금강정비사업 군수지구(5공구 해당)입니다. 군수지구 앞으로 대규모 수중준설이 계획되어 있는데, 보이는 모습은 그 수중준설을 위한 침사지를 만들기 위해 파놓은 것입니다. 침사지가 이정도인데 준설하는 양은 얼마나 많을까 싶습니다.

부여의 낙화암은 대표적인 문화재입니다. 낙화암 앞으로 보이는 모래사장과 갈대숲은 이제 옛날이야기입니다. 낙화암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고운 모래도, 아름다운 갈대숲도 사라졌습니다.

낙화암 주변의 취수장 때문에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준설이 허가되지 않아 유일하게 금강의 모래가 자연적으로 남아있던 곳인데, 금강정비사업으로 공원을 만들기 위해 다 파냈습니다. 모래가 사라지니 갈대도 사라지는 건 당연하겠죠.

그 모래들이 이렇게 쌓여있습니다. 마치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거대합니다.

본래 없던 물길이 생기고, 호가 생기고, 포크레인 바퀴자국이 남겨져 있습니다.
삼천궁녀의 넋을 기리며 바라보던 낙화암 맞은편엔 이제 공원이 보이고, 시끌벅적한 축제가 열릴 것입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으세요? 마치 잔인한 폭행물을 보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