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를 기억해주세요

2010년 2월 3일 | 자연생태계

습지를 기억해주세요

글 / 시민참여팀 박은영

* 2월 2일 세계습지의 날을 회원님들과 함께 기억해보고자 습지에 대해 간략히 올립니다.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의 백록담, 새만금, 우포늪.
이렇게 몇 개만 듣고 앞서 말한 것들이 습지라는 사실을 아는 분들도 계실테지요?
백두산 천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3천m) 자연늪이고, 한라산 백록담(1천 9백m)은 많은 종의 생물 다양성을 지닌 고산늪입니다.
지난 2월 2일은 세계습지의 날이었습니다.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도시 람사(Ramsar)에서 체결된 람사협약 25주년을 맞이하여 1996년 지정된 날입니다.
람사회의는 물새서식지인 습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되었고, 국제습지조약을 채택하였습니다. 이 조약에 따라 가맹국은 철새의 중계지나 번식지가 되는 물가의 습지를 보호할 의무가 있고, 가맹할 때에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1개 이상 보호지로서 지정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 101번째로 ‘람사르 협약’에 가입을 했고, 창녕 우포늪과 순천만,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 등 11개의 습지를 람사르습지로 등록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창원에서 람사르총회를 개최하기도 했지요.

습지는 물이 흐르다 고이는 오랜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하나의 생태계입니다. 많은 생명체들의 서식처이자, 생태계를 안정된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고, 오염원을 정화하고 홍수와 가뭄을 조절하는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에 생물적·생태적·환경적인 면은 물론 수리적·경제적으로도 그 보존이 매우 중요합니다.
습지는 개념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하게 나뉜다고 합니다. 람사협약 규정에 따르면 하천, 댐, 논까지 다 습지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습지는 아마 자연습지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 주요 습지의 분포는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 금강하류의 아산만, 천수만을 비롯해 강화도 남부와 영종도 북부 갯벌 지역, 우포 늪지, 주남 저수지, 성산포 습지 등 총 면적이 10만 7천 헥타르에 이릅니다.
휴전선 부근에 있는 대왕산 용늪을 제외한 대부분의 크고 작은 늪이 함안, 창녕, 창원, 합천, 김해 등지에 분포하고 있는데요, 함안군의 대평늪(1만 2천평)은 자연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제 346호로 지정되었고, 그 외에는 낙동강 하구와 대암산 고층 습원만이 자연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대전은 작은 자연습지들이 여럿 있습니다. 월평공원 갑천 쪽 우안, 동구 추동의 대청호생태학습관 주변, 세천동의 식장산 산간습지, 금강하구 습지 등이 있습니다. 이 중 월평공원의 습지는 산 밑의 하천습지답게 양서류의 산란처이고, 하천과 습지에 사는 어류와 곤충까지 다양한 생물을 관찰해 볼 수 있어서 신나는 자연학교 친구들이 개구리 알을 관찰하러 가기도 하지요.
습지는 인구급증을 비롯한 경제개발을 이유로, 장소와 시기에 관계없이 간척과 매립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새만금 갯벌이 결국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매립되었고, 처음엔 인구증가로 인한 식량난 때문에 농지로 쓰겠다며 메워버리더니 결국은 도로를 만들고 건물을 세우겠다고 합니다.  영종도 국제공항, 군장 공업단지, 김포 쓰레기 매립장을 비롯하여 서남해안의 간석지는 국토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계속 매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습지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관심이 많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습지는 급속도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습지의 54%가, 뉴질랜드의 경우 습지의 90%가, 필리핀 망그로브의 68%가 공업개발로 사라졌으며 일본은 향후 160년내에 모든 습지의 소실이 예견되고 있습니다.
  
습지를 지키기 위해 중요한 것은 습지에 대한 올바른 인식입니다. 습지는 더럽고 쓸모없이 고여있는 웅덩이가 아니라 육상생태계와 수생태계가 공존하는 다양한 생물의 보석함이라는 가치를 올바로 갖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을 실제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습지의 상태와 그 곳에 사는 생물(곤충, 식물, 양서류 등)을 정기적으로 모니터하고 습지의 생물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사해 밝혀내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녹색연합 소식지 ‘살림과 돌림’에는 문광연 회원께서 습지친구들인 양서류에 대한 이야기를 한 달에 한 번씩 해 주고 있습니다. 지난 소식지들을 모아두셨다면 다시 한 번 아이들과 읽어보시면서 2월 2일 습지의 날에 대한 이야기도 해 주시고, 2월 말에는 개구리알을 보러 월평공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 2월 말, 개구리알 관찰하러 가고 싶은 회원님들은 연락주세요. 모임 꾸려보겠습니다.^^(문자환영 011-9801-4235 박은영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