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채식짜장 만든 날

2008년 3월 12일 | 자연생태계

담백한 채식짜장 만든 날

박은영 시민참여팀장

자장면은 온 국민이 사랑해 마지않는 음식이다. 물가가 오르는 것은 늘 자장면 값이 오르는 것으로 느끼곤 했다. 요즘은 모르지만, 내가 어릴 때만해도 외식가서 먹고 싶은 음식은 자장면이 단연 1순위였다. 자장면의 고소한 맛이 어린 입맛을 어찌나 끌었었던지.
오늘 채식모임에서 만들어 본 것이 바로 이 자장면이다. 자장면의 고소한 맛이라 하면 바로 춘장과 함께 돼지고기 맛인데, 고기가 빠진 자장에는 어떤 비결이 있을지 궁금했다.
중국집에서 만들어 내는 자장은 대개 치킨스톡이나 쇠고기 다시다, 혹은 화학조미료를 넣는다. 좀 맛있게 한다는 집은 돼지잡뼈사골을 쓰는 경우가 많다. 또 기름이 많이 들어가야 짜장의 제맛이 난다고 짜장을 기름에 잠기게 해서 튀기듯 볶는다고 한다. 왠지 듣기만해도 느끼함이 몰려온다.


▲ 오늘의 재료들

자장을 만들기에 앞서 면을 만들기 위해 밀가루 반죽을 했다. 밀가루는 우리밀로 만든 백밀가루를 이용했다. 밀가루 반죽은 물과 밀가루 양이 정확할수록 좋다. 우리밀백밀 2컵반(약300G)에 물은 150cc를 넣고 반죽한다. 밀가루에 넣는 물은 따뜻해야 하고, 소금을 넣어주면 글루텐이 형성되어 반죽을 부드럽게 해 준다. 반죽은 먼저 젓가락으로 밀가루와 물을 잘 섞은 다음 손으로 치댄다. 그 다음 비닐에 넣어 다른 재료가 준비될 때까지 숙성되도록 둔다.


▲ 오늘의 주인공, 자장면

채소재료는 자장면에 어울리게 적당한 크기로 썰어둔다. 감자의 경우는 썰고 찬물에 담가두었다가 물을 뺀다. 이제 냄비에 현미유를 넣고 데운 뒤에 춘장을 넣고 볶아준다. 춘장을 볶고 난 기름은 야채재료를 섞을 때 쓴다. 오늘 만들 자장에는 청양고추를 넣어 칼칼한 맛을 더할 셈이다. 자장 볶는 냄새가 퍼지자 입에 군침이 고인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가격 뿐, 자장면이 좋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김승권 회원이 살짝 절여둔 무절임과 양파, 양파 찍어먹는 춘장(생춘장+설탕+채수약간)으로 반찬준비도 완료! 숙성된 밀가루 반죽을 밀어 면을 뽑아냈다. 마침 수동으로 면 뽑는 기계가 있어 즉석에서 면도 뽑아냈다. 다른 재료와 섞고 오이도 얹으니 자장면 완성이다. 청양고추 덕분에 느끼하지도 않고 깔끔한 현미유 때문에 기름져 보이지도 않는다.
이제 배워뒀으니 써먹는 일이 문젠데, 당장 면 뽑는 기계부터 사야되는건가 싶다. 인스턴트로 나와있는 몇분짜장 아니면 중국집에서 파는 자장면을 좋아했었는데, 이제 직접 만들어먹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이게 다 신부수업 아니겠는가! 도대체 신랑은 언제나 나타나실지…


▲ 다함께 한 컷!

참, 참고로 자장면 먹을 때 국물이 자꾸 생기는 것은 침 석물에 녹말을 분해하는 효소작용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얼굴이 둥근사람이 그렇다고 하네요. 저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딱 저같은 사람입니다. (태음인 체질)
* 채식짜장면만들기
재 료
춘장 2큰술, 청주1큰술, 설탕1작은술, 감자1-2개, 당근1/3개, 애호박1/3개, 채식햄50g, 전분2큰술, 소금, 현미유2큰술, 참기름
만들기
① 모든 야채 재료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둔다.
② 냄비에 현미유를 두르고 데운 후 춘장을 넣고 약한불로 작은 기포가 생기도록 볶는다. 약 3-4분 볶고, 이 때 설탕을 약간 넣어주면 맛이 부드러워진다. 불을 점차 줄인다.
③ 팬에 춘장을 볶았던 현미유를 따라내어 두른 후 감자, 당근, 채식햄, 호박을 볶다가 끓는 채수를 넣어 익힌다. 감자-채식햄-호박-양파 순으로 볶아낸다. 감자와 야채를 따로 볶아내면 깔끔한 맛이 난다. 청양고추를 다져 넣어줘도 좋다.
④ 야채가 다 익었으면 볶아둔 춘장을 넣고 진한 초컬릿 색깔이 나도록 볶아내면 간짜장의 상태이며 여기에 채수를 넣고 다시 끓인 뒤 간을 보고 전분물(고구마전분이 좋아요!)을 넣고 소스를 완성한다. 전분물은 전분 3큰술+물 3큰술.
<면 만들기>
– 재료 : 우리밀백밀 2컵 반(300g), 물 150cc, 소금 3g
1. 밀가루에 따뜻한 물 넣고 반죽한 뒤에(젓가락으로 먼저 한 다음 반죽) 비닐에 넣어 30분에서 1시간 정도 숙성시킨다. 반복숙성은 더 쫄깃하게 한다.
2. 숙석된 반죽은 밀대로 밀어서 되도록 얇게 편 후, 썰어낸다.
3. 면은 우선 넉넉하게 끓인 후 소금을 좀 넣고 끓여낸다. 면을 삶을 때 세 번 떴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한 다음 건져내면 알맞다. 면이 잘 익어야 짜장 간이 잘 배어 면 맛이 좋다.
4. 끓인 후 곧바로 찬물에 헹궈낸다. 먹을 땐 뜨거운 물에 담갔다 건져낸다.  
*설탕대신 조청을 넣을 수 있고 참기름을 넣어도 좋다.
*춘장에 된장을 약간 넣어주면 더욱 한국식 짜장면맛이 난다. 안 넣어도 무방하다.
*전분은 감자전분보다 고구마전분이 더 맛있다.
*나중에 호박을 갈아 넣으면 시골스런 맛이 난다.
*춘장을 볶을 때, 동량의 현미유를 넣고 기포가 올라올 때까지만 천천히 볶는다.
*춘장을 볶는 정도에 따라 짜장맛이 달라진다. 기포상태에 따라 다르다.
*야채 등의 재료를 잘 볶아야 시간이 지나도 묽어지지 않고 걸쭉함이 유지된다.
*재료에 볶은 춘장을 넣어 다시 볶을 때, 설탕 1작은술을 넣고, 맛술도 있으면 1작은술 넣는다.
*채수는 다시마, 무, 표고 등 야채를 끓여 우린 물인데, 없으면 끓인 물을 대신한다.
*춘장은 대체로 사자표가 맛있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