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800여종 … '생태寶庫' 갑천

2008년 3월 10일 | 자연생태계

동·식물 800여종 … ‘생태寶庫’ 갑천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도 다수 확인
도심속 청정환경 으뜸 … 보전책 시급

충청투데이 전진식 기자

  
    
  
  ▲ 대전 갑천 만년교∼가수원교 사이 생태하천구간에 최소 800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늦반딧불이, 사슴벌레, 물결나비, 광대노린재(이상 조영호 박사 제공), 왼쪽 아래부터 가재(박영준 연구원 제공), 미호종개(이순재 이사 제공), 박주가리(신창환 씨 제공).  
  
대전 중심부에 위치한 갑천 만년교∼가수원교 구간과 갑천 옆 도솔산에 개구리매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등 최소 800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지난 2005년 10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갑천 생태하천구간에 대한 정밀 생태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대전충남 녹색연합의 이번 조사는 대도시 내 특정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생태조사로, 갑천 생태하천구간이 ‘도심 속 생명의 보고’였다는 그간의 주장을 구체적이고 학술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 이 지역은 시가지에서 불과 100∼200m밖에 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향후 서남부지구 개발이 완료될 경우 대전 한복판에 위치하게 되는 곳으로, 전국 여느 대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생태환경을 간직하고 있어 보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갑천 만년교∼가수원교 구간 및 도솔산 등 생태하천구간에는 육상곤충 342종, 수서곤충 75종, 조류 56종, 양서파충류 16종, 이끼류 16종, 어류 33종, 식물 262종 등 최소 800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서식 확인 동·식물 중 천연기념물은 새매와 개구리매, 황조롱이, 미호종개 등 4종이 확인됐고, 말똥가리와 흰목물떼새, 맹꽁이 등 멸종위기종도 다수 발견됐다.
그러나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수달 등 다른 조사에서 확인된 것까지 합하면, 갑천 생태하천구간에 10여 종의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늦반딧불이가 확인됐는데, 청정지역임을 알려주는 지표종인 반딧불이가 갑천 생태하천구간에서 서식한다는 것은 대전 중심부가 청정한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1급수에서만 사는 가재와 맑은 물에서만 사는 무당개구리, 포획이 금지된 도롱룡, 멸종위기어종인 감돌고기, 애완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사슴벌레 등의 서식이 확인됐으며, 국제자연보존연맹 적색목록에 포함된 봄처녀나비가 발견되기도 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생태도시국장은 “이번 조사에서 직접 확인한 것만 결과에 포함했기 때문에 갑천 생태하천구간에 실제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은 800종을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대 기초과학연구원 조영호 박사는 “월평공원 일대는 고립된 생태계이지만, 사행천에 모래톱과 갈대군락 등이 잘 발달돼 있어 각종 곤충과 조류, 양서류, 어류 등이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청정환경의 대표종인 반딧불이가 발견된 것은 특히 주목되며, 대도시 중심부에 이 같은 생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는 대전대 조영호 박사(곤충생태학)와 국립환경연구원 박영준 연구원(수서곤충), 중일고 문광연 교사(양서파충류) 등 각계 전문가 7명이 참가했으며,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이번 조사 결과를 교재로 발간해 대전지역 각 학교 등에 배부할 계획이다.
* 본 기사는 충청투데이 3월 5일자 1면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