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대중교통서비스 전국 꼴찌

2005년 2월 2일 | 자연생태계

“대전시, 대중교통서비스 전국 꼴찌”

장재완 기자(오마이뉴스 기자)

최근 대전시 시내버스가 정류장을 지나치는 무정차 운행과 급출발 등 부실한 서비스로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에서 조사한 대중교통 서비스에서 전국 6대 도시 중 꼴찌를 기록, 대전시의 대중교통정책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있다.


▲ 대전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시내버스 관련 불만 민원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최근 대전시 홈페이지에는 시내버스 서비스와 관련한 불만사항이 여러 건 올라오고 있다.

지난 1일 대전시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임아무개씨는 “지난달 31일 올해로 연세가 70이신 어머니가 승차권을 내고 돌아서자마자 버스가 급출발해 균형을 잃고 쓰러져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며 “버스 요금 올리며 서비스 개선 부르짖을 땐 언제고… 대체 무슨 서비스를 개선했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같은날 김아무개씨도 “지난달 31일 20시께 유성구 신성동에서 10명의 다른 승객과 함께 버스를 기다렸건만, 그동안 5~15분 간격으로 계속하여 운행하던 버스가 오지 않았다”며 “버스운행은 시민과의 약속인데도 불구하고 도로사정이 나쁘다고 운행을 중단할 수 있는 거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또한 지난달 31에는 김아무개씨가 ‘000번 버스를 고발한다’는 제목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는 “부사동 사거리에서 밤 9시40분께 20여명의 승객들과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000번 버스가 오더니 그냥 지나갔다”며 “그 뒤로도 세번씩이나 이런 일이 반복되고 결국 10시40분께 버스가 끊겨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정류장 안내판에 ‘버스진입중’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그냥 지나쳐 버려, 많은 사람들이 한시간이 넘도록 추위에 떨어야 했다”며 “시민들의 발이 되어 주어야 할 버스들이 시민들의 발을 동동거리게 만들고 얼어붙게 만들어 버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구 오류동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전아무개(25. 동구 용전동)씨는 “대전시가 서비스개선도 안되는 시내버스에게 요금을 올려주고, 또 시민의 혈세로 보조금까지 줄 수 있는 거냐”며 “약속했던 서비스 개선이 되지 않으면, 요금을 내리든지 보조금을 주지 말든지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대전시, 대중교통서비스 실태 평가에서 전국 6대 도시 중 꼴찌


▲ 녹색교통운동이 발표한 전국 6대 도시 대중교통서비스 평가 결과표

이러한 대전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최근 한 시민단체가 조사해 발표한 대중교통서비스 실태에서 대전시가 전국 6대 광역시 중 ‘꼴찌’를 기록한 것을 보면 그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녹색교통운동과 대구 흥사단, 광주 경실련 등은 ‘2004년 전국 6대도시 대중교통 서비스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5월~12월까지 서울·인천·대전·대구·부산·광주 등 전국 6대 광역도시에 대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시설수준, 이용수준, 정시성, 이용편리성, 서비스질, 안전성, 요금수준, 투자수준, 교통약자 배려 수준 등 21개 지표항목으로 나누어 점수로 환산 평가한 결과에서 대전은 모든 항목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러 종합 최하위를 기록했다.

각 항목 중 가장 우수한 도시에 6점을, 가장 열악한 도시에 1점을 주는 식으로 상대 평가한 이번 조사에서, 서울은 종합점수 101.1점을 받아 1위를 차지한 반면, 대전은 44.5점으로 6위를 차지했다.

특히 정시성과 요금 수준, 시설수준, 이용수준 등의 항목에서 최하위를 기록했고, 서비스 질에서는 5위를 기록하는 등 시민들이 느끼는 불만요소와 이번 조사결과가 거의 일치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전시의 개선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부장은 “대전시의 대중교통문제는 시가 추진하는 정책이 버스 따로, 지하철 따로, 버스공영제 따로, BRT(급행버스시스템) 따로 등 일관성 없는 정책에서 나오는 난맥상이 원인”이라며 “타 도시와 같이 종합적인 대중교통 마스터플랜 또는 대중교통공사 설립 등의 획기적인 대중교통개혁 정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 수십 년간 공공부문을 민간에서 담당해왔고, 또한 계속되는 관리부족으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시에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실시, 주인의식을 갖고 획기적으로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