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지구의 날 기념 BRT 체험행사 열려
디트뉴스 강민아 기자
“휠체어 타고 버스에 오르니 꿈만 같습니다”
22일 대전시청에서 열린 대중교통수단 BRT(급행버스시스템)시민체험 행사에서 시민들은 굴절버스를 시승, 차세대 대중교통시스템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지역 시민단체로 이루어진 ‘경전철 반대 BRT시스템 전면도입 시민대책위원회’는 시민들이 굴절버스를 직접 체험해 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이를 적극 홍보했다.
이날 시승식에 사용된 버스는 스웨덴에서 수입한 차량으로 좌·우회전 시 버스의 가운데 부분이 휘어지게 되어 있어 ‘굴절버스’라 불리운다. 총 길이 18m에 높이 약 3m, 폭 2.5m의 거대한 차체를 6개의 바퀴가 지탱하고 있다.
일반버스 2대길이..”지하철이야 버스야?”
일반 버스 2대를 붙여놓은 길다란 차체에 맞춰 출입구는 모두 3개로, 가운데 출입구로는 휠체어가 승하차 할 수 있는 리프트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미 서울시에서 시험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으며 나머지 흰색 차량 1대는 에버랜드에서 운행되고 있다.

사진설명: 굴절버스의 경우 리프트를 이용, 휠체어도 손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호기심 속에 행사장에 나온 장애인들은 휠체어에 탄 채 리프트를 통해 버스에 오르는 것이 마냥 신기한 듯 감탄사를 연발했다. 50개 좌석에 한번에 180여 명까지 운송할 수 있는 굴절버스에는 시민들과 취재진까지 한꺼번에 몰리면서 그야말로 ‘대만원’이었다. 에어컨을 가동했지만 줄줄 흐르는 땀을 닦아내면서도 흥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장애인과 시민단체 관계자, 인근 주민 등 150여명을 태운 굴절버스는 오전 11시께 시청 남문광장 앞을 출발, 대덕대로와 대덕대교를 거쳐 유성구청-충남대-유성4가-경성아파트3거리를 거쳐 탄방4거리 롯데백화점 앞에서 U-턴을 한 뒤 다시 시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됐다.
슬슬 버스가 미끄러져 나가기 시작하자 시승객들은 굴절버스가 좌, 우회전을 할 때마다 창문에 달라붙어 신기해 하는 모습이었다. 지하철 공사구간이나 지하터널, 급커브에서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내를 운행하는 만큼 최고속도는 80km로 설정되어 있는데다 차체의 흔들림이 없어 대부분의 승객들은 “편안하다” “손잡이를 잡고도 불안한 일반버스와 차원이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20여 미터에 이르는 푸른 빛 길다란 버스의 깜짝 출연에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눈길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신호대기 중인 버스에 가까이 와 손을 흔들어 보이거나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하는 등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냈다.
이날 시승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탄방4가 앞에서의 U-턴. 계룡로를 지나 1차로로 달리던 굴절버스가 롯데백화점 앞에서 회전을 하는 순간 차지한 차로는 3차선으로 일반시내버스와도 별 차이가 없는 회전반경을 선보였다. 일반 트레일러는 앞에서 꺾이지만 굴절버스는 중간 쯤에서 꺾이기 때문에 회전반경이 일반 버스에 비해 커지지 않기 때문.
또한 차체가 낮고 천정은 높은 구조로 설계 돼 있으며 정차시 차체가 보도 쪽으로 기울면서 전체적으로 아래로 내려가는 저상버스로 노약자나 장애인들도 타기 쉽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설명: 앞차와 뒷차의 이음새 부분이 주름으로 되어 있어 차체 회전시 휘어지게 된다.
이 외에도 승객 승하차 도중 승객이 문에 끼이면 자동으로 문이 다시 열리게 되며 문이 열린 상태에서는 버스가 출발하지 못하도록 설계 돼 있다. 또한 주행 중에도 출입문이 열리지 않는 도어 오픈 방지 시스템과 비상시 탈출을 위한 비상시 도어 오픈 시스템도 선보였다.
또한 형광재질을 이용한 전면행선판도 주목을 끌었다. 버스앞 상단 전면에 위치한 행선판에는 형광색 점으로 이루어진 글자들이 슬라이드로 표현되는 방식으로 한낮에도 뚜렷한 글씨를 멀리서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 휠체어 승차시 전용좌석이 하나에 불과한데다 좌석에 붙어있는 가로형 벨트가 장애인 석 안전장치의 전부인 점 등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더군다나 휠체어 리프트가 수동으로 되어 있어 승하차시 리프트를 펴고 접어야 하는 점은 다소 불편 점으로 보였다.
버스에 오른 김재경씨(36.대전시 서구 탄방동)씨는 “일반 버스에 비해 천정이 높고 좌석간격이 넓어 매우 안락하고 쾌적하다”고 말하고 “속도와 안전도만 보장된다면 최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승 소감을 밝혔다.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시민들이 BRT시스템의 일부인 굴절버스를 직접 시승함으로써 여러가지 대중교통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대안으로 각인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인 BRT가 하루빨리 전면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BRT도입 문제를 놓고 지역 여론이 엇갈리고 있는데다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내보이고 있어 BRT도입이 현실화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굴절버스는 이날 시청 앞 코스 이외에도 오전 8시에는 유성과 둔산을 경유하는 140번 버스의 편도 노선을, 오후 4시에는 대전역 인근 구도심 일대를 지나며 두차례 더 시범 운영됐다. 오후 2시에는 으능정이 거리에서 거리캠페인이 열려 BRT시스템 소개 설문조사와 홍보전시회 등이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