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뉴스 류호진 기자
대전이 잘 될 징조인가.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대전에 아주 귀한 손님이 왔다. 소위 겨울 진객(珍客)이라는 천연기념물 201호 큰고니.
2일 갑천 하류에서 <디트뉴스24>의 카메라에 들어온 큰고니는 모두 10마리. 장비의 미비(?)로 제 모습을 다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멀리서 수줍은 듯 보여주는 자태는 일품이었다.
이 고니는 지난 달 1월 23일 유성구 송강동에 사는 한 아주머니가 처음으로 발견했고, 대전충남 녹색연합 내 회원모임인 갑천을 사랑하는 사람들 ‘여울’의 갑천 종주팀이 24일 갑천 하류에서 확인했다.
여울 모임을 이끌고 있는 안여종 회장(36)은 흥분된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갑천에 고니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달려갔습니다. 정말 흥분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 낙동강하구에서 고니와 눈을 맞추고 왔는데 그 고니가 대전, 그것도 갑천에 왔다니… 흥분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3년생으로 추정되는 이 고니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고니류 중에서도 큰고니. 2일 현재 확인된 것은 성조 8마리와 유조 2마리 등 모두 10마리. 지난 달 24일부터 이들 고니를 관찰하고 있는 녹색연합 여울팀은 “이들은 자리를 이동했다가 다시 이곳으로 날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갑천에서 한가롭게 노닐고 있는 큰고니 가족. 지난 주 갑작스런 추위때 북쪽에서 일시적으로 남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디트뉴스)
여울팀이 고니에 대한 기록에 따르면 1월23일 처음으로 발견된 고니는 24일 토요일 오후 4시경 신구교 상류 100m 지점에서 두 마리가 나타났으며 25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보이지 않았다. 이어 26일 월요일 오전 8시 45분 불무교 상류 200m 지점에서 3마리 발견됐고 27일 이후 1월 30일까지 다시 발견되지 않다가 이날 10마리가 한꺼번에 나타난 것이다.
안 회장은 “아마도 갑작스런 추위에 북쪽에 있던 고니가 대전 갑천 하류까지 일시적으로 내려온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 어찌되었건 고니가 93년 갑천에서 월동(아마추어 탐조가 박정배씨 확인 당시 3마리, 장소:신구교 상류지역)한 이후 10여년 만에 갑천을 다시 찾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갑천을 유유히 헤엄치는 큰고니 (대전충남 녹색연합 촬영)
그는 또, “정확한 위치는 기사에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 혹시 대전의 손님인 고니가 피곤해 하지 않을까 싶다”며 고니를 걱정하면서 “혹시 보더라도 정말 조심스럽게, 손님으로 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니는 천연기념물 201호로 전세계에 6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혹고니와 큰고니, 그리고 고니가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이면 4,000여마리 정도의 고니가 우리나라를 찾아오는데 주로 한강하구나 금강하구, 천수만, 해남, 주남저수지, 낙동강하구, 강릉의 경포대 등지에서 관찰된다. 새 중에서 가장 큰 종류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