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손장희 회원
박은영 국장님께 이번 트레킹에 대해 좀 써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 졸필인데! 언제까지 ? 담주!!! 허걱^^; 일단 수락은했지만 벌써 트레킹이 언제였는지 가물거리는게 머릿속 어딘가에 숨어있는 기억들을 뒤적거려본다.
이번 코스는 금강의 발원지이자 트레킹 최초 여정이었던 뜬봉샘과 새로운 코스인 섬진강 발원지인 진안 데미샘이다. 출발 전날, 원래 트레킹때 비 잘안오는데 (왠일이래) 밤부터 황사비가 와서 어떤 여정이 될지 살짝 걱정도 되고… 처 박아뒀던 우비도 챙겨본다. 다음날 시청에 가보니 비는 아직도 계속오고 그 때문인지 버스는 빈자리가 제법 있다. 가는 도중 최대표님 남편분 생일떡 얻어먹으며 듣는 최수경 대표님의 살뜰한 코스 설명이 정겹다. 오랜만에 만난 백제신문사 김종술 대표님과 반가운 마음에 주절주절 애기하다보니 어느새 장수까지 왔다.
미리 설명들은 대로 뜬봉샘 올라가는 길에 많은 나무와 바위들이 파헤져진 흔적이 보인다. 트레킹을 하며 매번 느끼는건 사람이 손댄 곳마다 어쩜 그렇게 직선을 좋아하시는지 자연스런 강의 곡선과 인위적인 직선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겉돈다는 거다. 사람만 다니게 폭도 좀 줄이고 산세를 거스르지 않고 부드럽게 만들면 좋을 것을 거꾸로 자연을 인간 잣대에 맞추려니 자연도 파괴되고 멋도 잃고 공사도 쉽지 않았을텐데 뜬봉샘 가는길이 생각보다 높아서 중간에 숨 고르며 막걸리 한잔씩 걸쳐본다. (역시 막걸리는 비올때가 ㅎㅎ)
드디어 뜬봉샘 도착 어느덧 비도 그치고 역시 자연은 우리편인가!^^ 샘 자체는 생각보다 작았지만 큰 돌에 뜬봉샘이라고 써서 샘주위를 온통 돌작업을 해놨다. 뜬봉샘앞에 막걸리에 시루떡에 과일에 주저리 주저리해서 놓고 돌아가며 절하고 막걸리로 고시레하고 간단히 제사를 지냈다. 올해 금강 여정도 무탈하고 즐겁게 마무리되고 4대강 사업이 제발 중단되길 빌었다.
장수 읍내에서 대표님 강추 맛집에서 갈비탕먹고 미리 한자리에 모인 음주팀끼리 가볍게 한잔했다. 떠나기전 잠깐 들러본 장수면 사무소 앞 커다란 소나무가 인상적 이었다.
다음 코스는 진안 선각산 데미샘 섬진강 발원지. 산중턱에서 버스에서 내려서 예쁜 돌계단길을 부지런히 올라갔다. 거기에 계곡물과 이름모를 풀들과 나무들도… 그러면 안되지만 자연히 뜬봉샘 길과 비교가 됐다. 산이 의외로 험해서 도중 몇 분은 중간에 쉬시는 모습이 보인다 나도 힘들어서 맨발로 겨우 올라갔다. 드디어 데미샘 도착!! 정말 아담하고 동네 약수터같은데 이 작은 샘에서 강이 시작된다는게 재밌다. 그래서 보기엔 달라도 산과 강은 하나인가보다 큰 산 곁엔 언제나 큰강이 흐르니 말이다.
2년 전 트레킹에 막 참가 했을때가 생각난다. 처음에 이게 얼마만의 소풍이야 하며 철없이 좋아하다가 계절에 따라 자기 속내를 보여주는 금강의 모습에 반해가고, 4대강 공사 현장을 보면서 인간의 무지와 욕심을 보는거 같아 답답했던 일, 작고 소담스럽던 강변길을 걸으며 보이는 옆에 꽃혀있던 집달리들이 경매물건에 붙이는 딱지를 연상하게 하는 빨간 공사 깃발들을 보며, 이길도 얼마후면 사라질수도 있구나하는 아쉬움들! 아름다운 것들은 왜그리 서둘러 사라져가는지. 꽃, 젊음, 친구, 자연…
다음 트레킹은 벛꽃 피는곳으로 간다고하는데 상상만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올해는 또 어떤 금강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