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천을 받아들여 너른 벌판을 폭넓게 흘러가던 금강이
공주 청양 부여 서천으로 흐르면서
가는 모래와 물고기에 좋은 황토흙을 싣고 내려옵니다.
모래는 강가에 쌓여 백사장과 둔턱을 만들었고
강물의 흐름은 물 가운데 섬을 만들어 새들을 쉬게 했습니다.
금강을 품은 땅의 주인은 저마다 골재를 팔아 제 배를 살찌우고 있으나
오후 걸었던 청남면 일대는 멍든 금강이 잠시라도 치유하며 쉴 수 있는
자연과 생태가 살아있는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4대강사업은 이 곳을 청남지구라 이름지어놓고
갈대밭과 청보리밭 그리고 백사장을 야곰야곰 삼키며 파먹어 들어오고 있습니다.
갈대뿌리가 나뒹굴고, 백사장이 사과 베어먹듯 베어지는
아픔의 현장을 걸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