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구간

2008년 5월 18일 | 회원사진첩

2008년 4월 30일 수요일

 

금남대교 옆 독락정에서 하루 묵으신 순례단.

오늘의 일정은 금남대교부터 합강리를 거쳐 미호천으로 올라가 미호대교 아래까지 15km일정.

오늘 드디어 112km에 이르는 금강의 여정을 마치고 미호천으로 입성하는 날이기도 해서 의미가 크다.

 

화양리 길을 걸어가면서 함께하는 행렬이 또 있었으니 군장 멘 군인들.

서로 박수로 독려하며 걷는길.

 

양화배수장 앞에서 잠시 쉰다.

 

명계환 기수는 쉬는 내내 참가자와 인터뷰.

 

문규현신부님과 수녀님들

 

죽단화 활짝 피어 강길에 순례객을 반겨주는 듯 하고, 한창 커가는 오디도 가는 길에 어깨를 스치길 자주 한다.

 

금강을 걸어 온 여정 속에서 아직은 살아있는 금강임을, 자연의 물이 가장 잘 들어있는 금강임을 말씀하셨던 순례객들.

 

어젯저녁, 넓다란 독락정 잔디위에서 저녁을 먹고 편한 마음으로 이루어진  간담회.

낙동강와 영산강 등 그간 순례단이 거쳐가는 지역의 강주민들과

함께 문제를 나누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시간과 장소 등의 여건으로 인해

순례단이 준비가 되면, 주민이 규합이 안되고,

주민이 준비가 되면, 순례단의 사정이 여의치가 않아서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어제 만큼은 너무나 편한 마음으로 대전지역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의 간담회를 할 수 있었고,

전혀 유례없었던 순례단으로부터의 융숭한 저녁대접(비빔밥)까지 받게 되었으니…

  

그 간담회 속에서

금강.

금강에 반했노라고…

금강에서 비로소 너무나 마음이 편안했노라고…

그들은 말하고 있었다.

 

오늘 양화배수장에서 잠시 쉬는 동안

하구부터 미호천 합류점까지 아름답게 보아주신 금강이지만,

금강이 속 앓이가 무엇인지 되짚어보는 시간도 함께 했다.

 

또 이 합강리를 위시로 해 금강이 갖고있는 생태적 자원과

침 질질 흘리며 탐하는 강모래의 위기도 함께 얘기했다.

 

금강길 걸으며 금강이 보여준 희망과 가능성이 지속시키지 못하고

금강으로 흘러드는 제1지류인 미호천에서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미호천 중간중간을 막고 있는 거대 보.

농수확보를 위한 거대보가 미치는 영향과

중부고속도로 변에 깔려있는 공장과 축사에서 뱉어내는 오염수.

잦은 골재채취로 인한 자정능력 고갈 등을 자세히 보아달라고 당부하였다.

 

오늘 기온은 27도를 육박한다.

순례 79일째를 맞이하며 지칠대로 지친 몸.

발걸음도 더디고, 체력도 한계에 왔으며, 무릎과 이 모두 망가질대로 망가진 분들도 많다.

 

미호천을 내려다 보며 월산교를 건넌다.

 

 

이제 미호천 좌안으로 입성.

 

잠시 그늘진 강길을 걸을 땐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안내자보다 더 앞서서 안내자를 안내하는 길잡이 동료.

 

미호천 들어 그늘진 산길과 오롯한 밭길을 걸어오길 20여분. 

곧 만나게 될 사람다니기도 힘들었던 난코스길.

그러나 어제 그 난코스길은 동료가 이미 개척해놓아 더 이상 난코스 길이 아니었다.

 

이렇게 어여쁜 마음을 가득 실은 배려와 친절함으로 순례단은 편안하게 그 길을 통과할 수 있었고,

그 마음을 알아 본 순례단은 감동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제 그 길에서 나왔다.

점심지 까지 가려면 아직도 30여분 남았다.

예정보다 한시간이나 늦어진 일정.

오늘은 발걸음도 더디지만, 여정도 길었다.

 

목이 타고 더워서 한계에 왔을 때,

시원한 보리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원팀에서 차에 싣고 마중나온 시원한 물.

 

목을 축엿으니 조금만 더 걸으면 점심이 우리를 기다린다.

 

강가에는 지금 한창 유채꽃과 애기똥풀이 경쟁을 하고.

 

드디어 점심지인 용호리.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생명의숲, 대전환경운동연합, 국민행동 팀들.

 

점심먹고 용호천을 건너려 하천으로 내려간다.

 

어제 무거운 벽돌을 날라다 징검다리를 놓았으니 편히 그들은 하천을 건넜다.

 

푹신한 백사장 모래를 걸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오래 걸은 순례단의 무릎에는 백사장 모래가 좋지않다.

 

문주천을 건너기 힘들어 또 이미 개척해놓은 산길을 돌아 나왔고,

곧 이어 문주리와 내판리를 지나서

 

예양리 조천 합류점 2km앞서 순례를 마감한다.

서천 이후 몇날 몇일을 자주보며 낯도 익히고, 마음도 나눴던 순례단과 또 함께 했던 사람들.

순례단을 맞이했던 충남에서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면서 커다란 회오리가 쓸고 간 듯 하다.

 

그들을 위하여 준비하여야 했던 소소하고 표시안나는 선발지원.

구간 배분부터 구간을 일일이 먼저 걸어 도보시 구간경중을 점치고,

걸을 수 없는 곳은 걸을 수 있게 만들고, 되도록 짧게 가게 하기위해 산도 올라보고 내도 건너보고,

그 선발대에 함께 했던 구간구간의 지킴이님들이 아니었으면 그 많은 일을 어찌 행할 수 있었겠나.

순례단이 모두 지나가면, 꼭 그분들께 감사드리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점심지와 숙박지의 선처를 바랬을 때 이루어진 기쁨

금강 상하류를 하루 300km를 왔다갔다하며 순례단을 지원하면서도 하나 힘들지않았던 열정.

그런 기쁨과 열정이 있었기에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보낸시간과 그들이 걷고 있을 때 또 다른 곳에서 뛰던 시간들이

하나도 힘들거나 외롭단 생각을 하지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고행의 걸음으로서 운하백지화를 표하고,

나는 미약하나마

몸을 혹사하며 걷는 선각자들에게 표안나는 도움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운하는 절대 안된다는 의지를 표한다.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운하는 국토에 대한 모독이며

강과 뭍생명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