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5월 21일(수) 오후 7시
📍 대전 커먼즈필드 모두의 공터
5월 21일 저녁, 대전 커먼즈필드 모두의 공터에서 ‘왜 공공 재생에너지인가?’를 주제로 강연과 토크쇼가 열렸습니다. 강연에는 한재각(대전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님과 이태성(발전비정규직노조 집행위원장)님이 함께했고, 총 25명이 참여해 기후위기와 정의로운 전환, 그리고 공공재생에너지의 필요성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올해부터 단계적 폐쇄에 들어가는 태안 화력발전소. 이곳은 수많은 발전 노동자가 평생을 일해온 삶의 터전이자 지역의 중심이었습니다. 태안에서 나고 자라, 첫 직장으로 발전소에 들어가 30여 년을 몸담아온 이태성 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가 기후위기 대응에서 무엇을 생각해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석탄발전은 멈춰야 합니다. 정부가 폐쇄를 결정했다면,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들의 노동권도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고 앗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면, 과연 그것은 ‘정의로운 전환’일 수 있을까요?
태안화력의 노동자 중 많은 이들은 지역에 뿌리내리고, 발전소라는 일터에서 전문성을 키워온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내미는 대안은 ‘재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무 상관 없는 일자리, 심지어는 아이스크림 공장 취업을 알선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건 ‘전환’이 아니라 ‘버림’에 가깝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지 않는 전환은, 언제든 노동자를 함부로 대하고 배제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가 노동자에게 가하는 폭력이 당연시되는 사회로 이어집니다. 태안의 현실은 예외적인 사례가 아닙니다. 기후위기가 심화하는 이 시대에 앞으로 수많은 전환이 이어질 것입니다. 그때마다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고, 공동체에서 밀려나고, 변화에 대한 책임을 홀로 떠안게 될 수 있습니다.
지금 태안에서 시작된 이 싸움은, 단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마주할 문제의 ‘첫 현장’입니다.
모든 노동 현장이 존중받는 정의로운 전환, 그것이 기후정의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석탄발전 폐쇄 이후, 우리는 어떤 전환을 만들 것인가.
그리고 그 전환의 중심에 노동자의 권리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후위기에 맞서는 정의로운 전환,
이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 할 길임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