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백제문화제 공주보 담수로 다시 펄밭 된 고마나루. 환경부와 공주시는 각성하고 후속대책 마련하라

2022년 10월 24일 | 금강/하천, 메인-공지

백제문화제 23일간 공주보 담수

고마나루 모래톱 사라지고 악취나는 펄로 뒤덮여

기준없이 반복되는 수문 운용 중단하라

 고마나루 모래톱이 처참한 펄밭으로 변했다. 작게는 10cm에서 크게 20cm를 넘는 두께의 펄이 고마나루를 덮었다. 방문객들이 맨발로 모래를 밟으며 산책하고 물가에서 휴식을 누렸던 곳이, 출입구부터 무성한 잡초로 가득했고 강에 가까워질수록 악취가 진동했다. 지난 6월 가뭄 구실로 공주보를 담수해 펄밭으로 변한 고마나루를, 개방 이후 강우 등으로 모래가 덮어주고 회복되기 시작하고 단 3개월 만이다.

공주보 담수는 매년 백제문화제 때마다 문제가 제기됐다. 잦은 수위 변동이 생태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은 이미 모니터링을 통해 증명됐다. 환경부는 지난 2021년 백제문화제 기간 전후 완전 개방 시와 수위 상승 시, 1차 2차 수위 저하 시의 공주보 대표지점에 대한 어류, 저서동물 생물상, 군집 및 건강성 지표 등과 금강·정안천 합류부의 흰수마자 등 멸종위기종 어류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급격한 수위 상승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악영향은 뚜렷이 나타나며 수위 저하 이후에도 그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 수위 상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공주시는 이와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2018년부터 ’수문개방 상태 문화제 개최‘를 약속했지만 올해로 네 번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매번 공주시의 생떼를 들어주면서 기준없이 수문 운용을 반복하고 있다.

공주보 담수로 인한 문제는 고마나루에 한정되지 않는다. 백제큰다리 하류 하중도와 곳곳에 드러났던 작은 모래섬과 같은 쉼터가 사라지면서 새들도 모습을 감췄다. 유속 정체되면서 흰수마자와 같은 유수성 어종들도 자취를 감췄다. 이런 방식의 문화제는 ’죽음의 문화제‘에 다름이 아니다.

금강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면서 유등을 설치하는 것이 백제문화제의 핵심일 순 없다. 금강에 발을 담그고, 모래톱에서 모래놀이를 하면서 금강의 생태와 문화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밤에 화려하고 크게 반짝하는 축제도 있지만, 낮부터 자연에 들어 오래 기억에 남는 축제로 만들 수 있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백제의 문화가 공연과 폭죽과 야간조명이 전부가 아니다. 강과 모래톱은 모든 시민들은 물론, 거기 깃들어 사는 모든 생명들과 공유하는 공유재산이다. 지키고 보전해서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야 할 자원이다.

우리는 반복적으로 금강과 고마나루, 거기 깃들어 사는 생명을 몰아내는 환경부와 공주시를 규탄한다. 공주시는 죽음의 문화제를 중단하고 공주보 개방상태에서 백제문화제를 준비하라. 환경부는 기준이 없는 반복적인 수문 운용을 중단하고, 철저한 사후모니터링을 통해 회복 대책을 마련하라.

20221024

대전충남녹색연합 · 대전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