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태 교수 토크콘서트 – "피폭 내셔널리즘과 아토믹 선샤인"

2013년 3월 14일 | 대기환경



지난 3월 9일 오후 12시, 서울 중구 ‘문학의 집’에서 전국 녹색연합 총회 사전행사로 후쿠시마
핵사고 2주기를 맞이하여 권혁태 교수(성공회대 일본학과)의 토크콘서트가 있었습니다.
“피폭 내셔널리즘과 아토믹 선샤인” 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 되었습니다. 권혁태 교수는
최근 일본에 불고 있는 우경화 바람을 언급하며, 일본 내 ‘원전폐기’ ‘반원전’ 여론이 거세지만
3.11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지방 및 중앙선거에서 반원전 후보의 연이은 참패와 원전폐기
여론의 정치적 무기력함은 ‘전후의 종언’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에서 전후란, ‘태평양전쟁 이후’를 뜻하며 ‘일본에서 전후는 흔히 평화, 민주주의, 경제성장,
풍요로움으로 통하는데, 여기서 경제성장과 풍요로움은 원전을 시작하면서 가능했다’며 ’후쿠시
마 사고로 이 두 가지는 위기를 맞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평화와 민
주주의마저 흔들리고 있으며, ‘평화와 민주주의는 갔다’는 보수파의 주장과 전후의 종언론이 결합
되며 정치적 우경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정치적 우경화
현상은 일본이 그동안 핵과 평화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온 것에 대한 결과이며, 전후 일본
사회를 지탱해온 평화주의는 ‘마취효과’에 의한 것으로 이 마취효과는 ‘두 개의 아토믹 선샤인’
하에서 반영된 것이라 했습니다.
첫 번째 아토믹 선샤인은 ‘미국의 핵우산’속에서 나타난 것으로, 1946년 미국의 점령 하에서 핵무
장을 포기하고, 미국의 핵우산을 선택함에 따라 일본은 간접적으로 미국의 핵우산 속에 들어가
있는 만큼 일본 스스로 핵무기를 개발할 이유가 없기에 이를 통해 마취효과를 누리는 것이라 설명
했습니다. 두 번째 아토믹 선샤인인 ‘원자력이 가져올 번영’ 또한 핵에너지의 군사적 이용에서 평
화적 이용을 분리하여 원자력으로 인한 번영을 기대한 것으로, 이 두 축의 ‘아토믹 선샤인’에 의
해 일본은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고 오히려 미국에 대한 책임추궁을 묻어두고 현실을 외면하고
은폐하기까지 하며 역설적인 평화주의에 도취되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권혁태 교수의 강의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이렇듯 현재 일본사회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에 반대한다면 극우파여도 상관이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우경화되어 있는 상황이며 국가주
의에 빠져 단지 일본이 유일한 피폭국가라는 인식만을 공유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후
쿠시마 사고 이후 반핵은 커녕 핵 담론이 오가는 일본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한국이 일본과 원전
반대운동을 연대하거나, 한국의 탈핵운동에 있어서도 핵발전소, 핵무기, 전후의 일본문제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바라보아야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권혁태 교수의 말에 앞으로
의 탈원전, 탈핵운동은 이러한 일본 사회 내의 변화와 흐름을 염두에 둔 운동이 되어야 할 것이라
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탈핵운동은 기존의 핵에너지와 핵발전소에 대한 안전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것이며, 한국 또한 원전 사고의 위험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원전 중심이 아닌 재생가능에
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합니다.
녹색연합에서의 탈핵운동은 탈핵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변화를 일궈나갈 수 있는 활
동에 앞장서며, 한국 또한 원전 사고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에 주력
하며 핵발전소의 추가건설을 막고, 현재 가동 중인 핵발전소의 안전시스템을 강화하며 원전을 안
전하게 폐쇄할 수 있는 기술을 강화하는 정책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에너지전환의 필요성
을 알리고, 다양한 에너지전환 활동을 전개하여 시민들의 지속적인 참여와 삶의 변화를 유도하여
녹색연합의 탈핵사회를 위한 움직임에 시민이 함께 탈핵사회로의 변화를 일궈내야 할 것입니다.
글 – 김선경 수습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