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날_마을 어린이 환경박사

2011년 1월 25일 | 대기환경


어느새 마지막 수업입니다.
오늘은 ‘내가 만드는 환경책’ 입니다.
종이를 오리고 붙이고 해야해서 책상을 조별로 준비했습니다.
오전에도 여기저기 다녀올 곳이 많은 초등학생들은 오늘도 10분씩 지각을 합니다.
제일 먼저 모이는 모둠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걸었지만, 10분이 지나도 다 모인 모둠이 없어서 결국 무효.ㅠ
마지막 수업인 만큼 그동안 우리가 함께 했던 활동들에 대해 되돌아 봅니다.
수업시간 틈틈이 출제되는 관장님의 문제를 맞춘 모둠에게는 환경책 안의 내용을 꾸밀 수 있는 카드를 선물로 줍니다.
이른바, 1박2일에서의 환경책 재료 얻기 ‘복불복’인 셈이지요.
첫번째 수업은 우리마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을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이 기억에 납니다.
두번째 수업은 기후변화와 먹을거리의 관계를 알아보는 시간으로, 제철음식과 지역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었습니다.
세번째 수업은 ‘종이는 숲이다’라는 제목으로 종이가 가지고 있는 어마어마한 이야기에 대해 나눠어보았습니다.
네번째 수업은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어깨동무하며 노래부르고, 직접 나무이름도 적어넣으며 가사를 만들었던 노래로 배우는 환경이야기.
다섯번째 수업은 우리 동네를 흐르는 갑천과 월평공원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와 게임을 통해 배웠습니다.
수업이 진행될 때는 기억이 날까? 싶었는데, 이렇게 함께 되새겨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게, 참 많은걸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환경을 지켜야 할까요?’
어느새 의젓한 박사님같은 대답이 나옵니다.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우리는 환경과 더불어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가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근거리는 자전거타고 다니기, 환경마크 있는 물건 구입하기, 재생용지 사용하기 등등
첫날에도 똑같은 질문을 했었는데, 그 때보다는 더 자세하고 자신있게 대답합니다.
‘내가 환경박사가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아주 심오한 대답이 나옵니다.
‘ 자동차를 없애겠습니다. ‘ ‘ 오염물로 가는 자동차를 만들겠습니다. ‘ ‘ 지구가 뜨거워져서 빙하가 녹고있는 남극과 북극에 선풍기를 설치하겠습니다. ‘ 등등
선생님들도 생각하지 못했던 진지한 답변들에 괜스레 흐믓해집니다.
환경책을 만들면서 모둠별로 진행된 ‘환경책 퀴즈’
관저동의 마을자전거길을 만들었던 사례와 매우 비슷한 ‘초딩, 자전거길을 만들다’와 월평공원의 관통도로 사례와 비슷한 ‘낙원섬에서 생긴일’을 읽고 친구들은 무엇을 느꼈을까요?
” 저는 ‘초딩, 자전거길을 만들다’를 읽고, 자전거길처럼 환경을 지킬 수 있는 공공시설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저도 관저동에서 해뜰마을어린이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마을자전거길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지만, 이 책의 초등학생들만큼 열심히 하지 못했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해낸 아이들이 부럽고, 더 열심히 할걸 이라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 낙원섬에서 생긴일을 읽으면서 시의원이 도로를 건설하면서 낙원섬을 파괴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의 마음이 무척 아팠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책의 아이들처럼 환경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해보았습니다.”
” 낙원섬의 마지막에 모두가 행복하였다고 결말이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저는 이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버니와 위니는 찬성하지 않았거든요.”
” 버니와 위니는 도로건설도 낙원섬을 지키는 것에도 모두 찬성하거나 반대하지 않았죠.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은 거예요.”
” 버니와 위니처럼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 것은 권리는 포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조금 더 많았다면 이 책의 내용을 가지고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환경박사님들의 생각과 그동안 수업내용을 들으면서 느꼈던 내용, 함께한 친구들, 선생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등등을 다양하게 환경책에 담아 냅니다.
종이수업시간에 들었던 오랑우탄에게, 유칼립투스에게 쓰는 편지, 혹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에게 쓰는 편지.. 또 환경박사프로그램이 있다면 참여하고 싶다는 친구까지..
오늘의 환경책만들기는 박사님으로서 논문을 만드는 것과 같은 작업이었습니다.
한정된 시간 동안 담고 싶고, 쓰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 그 어떤시간보다 바빴지만, 이렇게 환경책을 만들고 나니 뿌듯해집니다.
수료식때는 왠지 눈물이 날 것도 같습니다.
그럼, 우리 목요일 수료식때 만나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