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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부슬 비 오는 날 아침, 한달에 한 번 가는 자연학교에 가지 못할까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아침에 반가운 전화를 받고 가족들과 함께 신나는 자연학교에 갔다. 비 오는 날 자연학교에 가는 기분은 맑은 날과 색다른 맛이 있어 아침에 낙심했던 기분이 금방 풀렸다.
나뭇잎과 풀잎에는 빗방울들이 매달려 있어 싱그러움을 더해 주었다. 내 동생 예원이가 좋아하는 벌레들도 나뭇잎 밑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아빠까지 함께 자연학교에 갈 수 있어 더욱 기분이 좋았다.
숲 속은 보물 창고인 것 같다.
나무들과 벌레들의 삶의 터전이 되기도 하고, 새들의 집이 되기 때문이다. 숲 속을 걷다 보면 없는 게 없다. 숲은 그만큼 소중한 곳이다. 우리가 주워 든 것들은 언제나 우리의 장난감이 되고, 눈만 돌리면 먹을 것 천지다. 우산도 없이 비옷을 입고 숲 속을 뒤졌다. 비옷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도 재미있었지만 집에서 먹던 간식과는 색다른 간식을 발견했을 때는 더욱 기분이 좋고 신기했다. 빠알간 산딸기가 초록에 파묻혀 있는 모습이 정말 예뻤다. 친구들과 산딸기를 나눠 먹으며 엄마, 아빠께도 드리고 싶어 비닐봉지에 담아왔다. 더운 날에 왔다면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고 쉴 곳까지 만들어 주었을 우리의 숲, 언젠가 읽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늘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려고 준비해 놓고 우리를 기다리는 것 같다. 우리 맹꽁이반 친구들은 그런 자연을 아끼고 사랑한다.
숲에서 빠져나온 뒤 우리는 돌탑을 쌓았다. 예전에 가족 여행을 갔을 때도 쌓아 본 적이 있다. 맘 속으로 소원을 빌며 조심스럽게 쌓았다. 아빠께서도 돌탑을 잘 쌓아 주셨다. 우리가 쌓아 놓은 돌탑을 물방울들이 힘을 모아 무너뜨릴 것이다. 그래도 좋다. 언젠가 그 자리에 우리가 또 쌓아 올릴 수 있는 터를 마련해 줄테니까.
돌탑 쌓기를 하고 물방울 게임을 하자 친구들 얼굴엔 미소와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빗속에서도 이렇게 신나게 놀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그리곤 엄마께서 말씀하셨다.
자연은 늘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우리 모두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