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자전거 도시를 꿈꾸다[1] 자전거 천국 네덜란드

2007년 1월 12일 | 자연생태계

자전거路 제설차까지 … ‘자탄족’ 배려 상상이상


▲암스텔담 중앙로와 왕궁 일대 도로 모습. 도로의 제일 넓은 부분이 인도다. 자전거 도로는 인도와 차도 사이 따로 구분되어 있고 트램(전차)이 지나가는 궤도와 차도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보행자를 제일 우선 배려하고 그 다음 자전거, 트램, 자동차 순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충청투데이는 2007년 신년을 맞이해 고유가와 교통문제, 대기오염 등으로 그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녹색교통 수단인 자전거 교통의 활성화 대책을 적극 모색하는 공동기획 ‘대전 자전거 도시를 꿈꾸다’를 마련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인천녹색연합, 광주전남녹색연합의 활동가와 자전거 소모임 회원들로 구성된 ‘자전거유럽연수단’이 지난 2006년 11월 19일부터 30일까지 세계 최고의 자전거 도시인 네덜란드의 그로닝겐, 암스텔담, 독일의 뮌스터, 프라이브르그를 직접 돌아본 생생한 현장 소식과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 내용은 인천일보, 광주드림 등을 통하여 인천시민과 광주시민들에게도 소개될 예정이다. /편집자
1995년 자전거 이용 활성화법률이 시행되면서 지자체에서 본격적인 자전거 관련 행정을 시작했지만 실질적인 개선 효과는 없고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대전시는 자전거 시범도시를 표방하며 각종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타당성과 실효성에 있어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과연 우리 대전은 세계적인 자전거 도시인 네덜란드의 암스텔담이나 그로닝겐, 독일의 뮌스터나 프라이부르크와 같이 될 수 없을까? 녹색연합 자전거연수단은 유럽 자전거 도시 현장에서 그 답을 직접 찾아보았다.
자전거의 교통수송분담률 33%, 암스테르담
암스텔담(Amsterdam)은 네덜란드의 수도로 유럽 대륙의 도로, 철도, 항공, 해상 교통의 요지로 상업과 무역으로 번창한 도시이다. 면적은 637㎢이고 인구는 73만명이 넘는다.
자전거연수단이 암스텔담에 머무는 내내 비가 내렸지만 자전거의 행렬은 끊이질 않았다. 차도를 가로질러가는 자전거와 보행자도 보이는 등 언뜻 보기엔 무질서해 보였지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자전거신호등을 철저하게 지키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자전거와 보행자를 배려하는 그들만의 질서가 있었다. 무엇보다 빨간색 불이 들어온 자전거 신호등에 멈춰 섰던 자전거행렬이 녹색등으로 바뀌자 일제히 자전거전용도로를 이용하여 나아가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세계적인 자전거도시라는 이름이 허명이 아님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네덜란드 최대의 자전거단체인 ENFB(시민자전거이용협회)를 찾아 가는 길은 매우 험난했다. 주소 쪽지 하나 들고 무작정 찾아 다녔는데 이거야 말로 서울에서 김서방을 찾는 격이다. 하지만 우리의 뜻이 통했는지 우여곡절 끝에 ENFB를 방문할 수 있었다. 하지만 ENFB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이름이었고 Fietsersbond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단체의 대표인 나타샤 배니끌을 통해 암스텔담이 저절로 자전거 도시가 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30년 전 암스텔담도 자전거 타기가 좋지 않은 도시였지만 지난 75년 오일 쇼크와 대기오염 등으로 시민운동도 활발히 진행되었고 정부정책도 바뀌면서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특히 그녀는 ‘정부차원에서 차량증가로 인한 도심의 교통난과 환경오염 및 에너지문제 해결을 위해 자전거에 주목하게 되었고 자전거를 독립된 교통수단으로 인식하면서 도심에서의 자동차를 억제하고 자전거이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을 1970년대 초, 1차 오일쇼크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시행해왔다’고 강조하였다.


▲암스텔담 중앙역 인근 주차시설▲

암스텔담 교통의 중심 중앙역, 자전거도 o.k
암스텔담 교통의 핵심은 중앙역이다. 도시 내 교통이 중앙역을 중심으로 철도, 지하철, 트램(전차), 버스 등 대중교통망이 잘 연결되어 있고 도로 또한 방사환상형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도로에는 자전거 도로가 설치되어 있다. 특히 시내중심부는 자동차의 통행을 금지시키거나 제한시키고 자전거와 보행자의 통행을 가장 우선으로 하고 있다. 중앙로와 왕궁일대 중심가로는 암스텔담의 교통수단별 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도로의 제일 넓은 부분이 인도다. 자전거 도로는 인도와 차도 사이 따로 구분되어 있고 트램이 지나가는 궤도와 차도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보행자를 제일 우선 배려하고 그 다음 자전거, 트램, 자동차 순이다.
그리고 인상적인 모습은 도심지역 도로를 벽돌로 설치하여 차량의 속도를 줄이도록 하거나 운행을 억제시켜 자가용을 길들이는 모습이었다. 자가용의 속도와 통행량을 통제하면서 한편으론 편리한 대중교통과 자전거 교통을 제공하는 암스텔담의 교통정책은 그렇게 복잡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인간과 환경을 배려할 줄 아는 암스텔담의 교통정책은 너무 당연한 것이었다.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위해 설계된 도시, 그로닝겐
네덜란드에서 두 번째로 방문한 도시는 자전거 도시로 가장 많이 알려진 그로닝겐(Groningen)이다. 네덜란드 북부에 있는 그로닝겐주의 주도로 문화와 상업의 중심지이며 인구는 18만 명 정도가 된다. 그로닝겐에서도 암스테르담에서와 마찬가지로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해 자동차와 버스가 서행하고 정장의 신사와 치마차림의 숙녀가 자전거 위에서 신호대기하고 있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었다.
그로닝겐은 네덜란드에서도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위해 설계된 대표적인 도시이다. 도심을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차량운전자들이 한 구역에서 다른 구역으로 직접 통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자동차로 다른 구역으로 가려면 도심순환도로를 이용해서 한참을 돌아가야 하지만 자전거는 도심의 구역에 관계없이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또한 도심에서도 자동차 운행을 줄이기 위해 ‘카-프리 존(Car Free Zone:자동차 금지 구역)’을 지정하여 허가받은 일부차량을 제외하고는 차량통행을 제한하고 있었다. 그래서 도심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중앙역에 내려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고 시스템은 잘 연계되어 있다.
자전거는 중앙역 플랫폼까지 쉽게 들어 갈 수 있고 기차에 자전거를 싣는 것도 어렵지 않다. 중앙역 광장에는 대규모 자전거주차시설 증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우리의 역광장 모습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버스터미널도 중앙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환승이 매우 편리하게 되어 있고 굴절버스와 일반버스 등으로 운영되는 버스 시스템도 배차 및 안내, 환승 등 모든 것이 편리하게 되어 있다.


▲자전거 신호등▲

자전거를 위한 배려 상상 이상
특히 자전거이용자들을 위한 배려는 상상 이상이다. 도시 곳곳에 자전거이정표를 설치하여 길을 알려주고 있으며 자전거주차빌딩은 자전거 보관뿐 아니라 수리 및 관련 용품 판매 등도 겸하고 있다.
교차로에서 자동차보다 자전거전용신호가 우선이며 자전거는 원하는 방향 어디로든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눈이 내리면 차도는 미처 눈을 치우지 못해도 자전거도로는 우선적으로 눈을 치우고 소금을 뿌려 아침 일찍 자전거로 출근하는 데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으며 자전거도로전용 제설차량까지 있다는 소리는 압권이었다.
이러한 그로닝겐의 교통정책과 도시환경은 그로닝겐 시민 50%, 학생 80%가 자전거로 출근 및 통학하는 결과로 드러난다. 무엇보다 도심지역은 자가용 통행 억제 및 자전거와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해 도심 기능과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로닝겐의 자전거는 지역사회를 새롭게 발전시키고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정리 :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생태도시국장,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자연생태부장, 홍상미 광주전남녹색연합 간사
/사진 :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생태도시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