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생명줄 금남,금북정맥

2006년 3월 8일 | 자연생태계

충청의 생명줄 금남ㆍ금북 정맥

서재철 국장(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민족의 정기이자 한반도 자연생태계의 중추인 백두대간.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국가가 법으로 지정하고 관리하고 있다. 과거 10년 전만 하더라도 백두대간은 일부 산악인의 등산코스나 민간신앙의 일부로 취급되었다. 하지만 백두대간보전을 위한 시민단체와 정부의 노력으로 이제는 엄연한 국가보호지구로 지정되어 국제사회에서 자랑할 만한 자연유산으로 관리되는 첫걸음에 있다.

백두대간이 한반도 전체를 관통하는 축이라면 지역의 차원에서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정맥이다. 한반도의 중심 거점으로 떠오르는 충청지역에는 금북정맥과 금남정맥이다. 두 산줄기는 금강을 중심으로 남과 북에 위치하고 있다. 충청의 젖줄이자 삶의 터전의 울타리인 셈이다. 계룡산, 속리산을 비롯해 지역의 명산을 두루 망라하고 있다. 충남의 자연자원과 산림자원의 보고다. 지금까지 자연환경과 산림관리에 관한 정부의 정책이 백두대간을 비롯한 전체적인 대상에 집중되었다. 이제는 그 틀과 방향이 새롭게 꾸려져야 한다. 백두대간이 줄기라면 지역의 여러 정맥들이 가지가 되어야 한다. 충청지역의 금남정맥과 금북정맥, 전라남북도의 호남정맥, 영남지방의 낙동정맥과 낙남정맥 등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백두대간에 집중되었던 관심과 정책들이 이제 정맥을 통해 좀더 내실을 더해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차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 정맥을 본격적인 행정 영역으로 고민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충청남도의 금북정맥과 금남정맥에 대한 행정적인 관심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정맥의 관리와 보전에 대한 예산을 비롯한 관심과 지원은 어느 지자체가 먼저 나서느냐가 관건이다. 백두대간의 현실화 이후 너무나 당연한 것을 아직까지 아무도 챙기지 않은 것이다. 지방시대, 분권화 등의 말은 많지만 진정 지역을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출발하는 그 터전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산줄기와 물줄기가 하나의 통합된 관리와 인식체계로 사고하는 것이 백두대간이요 금북-남 정맥의 기본개념이다. 진정한 지방분권의 핵심은 삶과 문화역사의 터전인 정맥과 젖줄인 하천을 제대로 관리하고 보전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충청지역 자연환경의 보배요 산림생태계의 중추인 금북-금남정맥은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사이에 다양한 개발과 훼손으로 많은 상처를 입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광산, 채석장, 대규모 도로, 골프장 등 각종 난개발로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라도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고 지속가능한 관리대책을 수립한다면 개발과 이용의 조화를 도모할 가능성은 늦지 않았다.

행복도시를 비롯하여 떠오르는 충남시대를 맞이하는 진정한 준비는 지역의 맑고 푸른 물과 공기이며 청정한 터전이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기초와 초석이 바로 금북정맥과 금남정맥을 푸르게 가꾸고 지켜가는 것이다. 그렇다. 이제 충청지역의 자연환경과 산림관리에 가장 큰 화두는 금북정맥과 금남정맥을 백두대간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관리하고 보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단체는 물론 충청남도를 비롯한 시-군 등 지자체와 지역주민, 지역단체, 전문가 등 합심하여 금북정맥과 금남정맥의 전면적인 실태를 조사하고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보전대책을 수립하여 지속가능한 산림관리와 환경친화적인 지역활성화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제 우리 충청지역에서는 이름 없는 고개하나에 숨결을 불어넣고 의미를 부여하며 무너져가는 충남의 척추를 되살리는 일에 모두 나서야 한다. 그 원년이 바로 올해다. 2006년은 수백년 잠들어 있던 금북정맥-금남정맥 대전-충남인의 눈앞에 펼쳐지는 첫해로 장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