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과 계룡산의 뭇 생명을 살려주세요"

2005년 1월 31일 | 자연생태계

“천성산과 계룡산의 뭇 생명을 살려주세요”

장재완 기자(오마이뉴스 기자)


▲ 29일 오후 대전 으능정이 거리에서 열린 ‘지율스님과 뭇 생명을 위한 촛불마당’ 장면.



▲ 노래공연을 펼치고 있는 대전환경운동연합 노래소모임 ‘소풍’


“10분 더 빨리 가기 위한 인간들의 욕심으로 천성산과 계룡산의 뭇 생명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94일째 단식으로 말라가는 지율스님, 그리고 폭약과 중장비에 파괴되어 신음하는 천성산과 계룡산의 생명들을 살려내기 위한 일에 동참해 주세요.”
매서운 한겨울 찬바람이 쌩쌩 부는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성산의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도롱뇽 됐네” 대전환경운동연합 노래소모임 ‘소풍’이 최근 유행했던 올챙이 송을 개사한 ‘도롱뇽 송’을 부르고 있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생명의숲, 대전도롱뇽의친구들, 전교조대전지부 회원 등 70여명은 29일 오후 6시 30분 대전 으능정이 거리에서 ‘지율스님과 뭇 생명을 위한 촛불마당’을 개최했다.
지난 1월 14일, 서울에서 시작된 이래 전국 16개 시도에서 매일 열리고 있는 이러한 촛불마당은 날이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대전에서는 지난 26일 첫 모임을 시작한 이래 이날로 4일째를 맞고 있다.
참석자들은 ‘정부는 반환경적 개발정책을 중단하고, 천성산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라‘, ’자연공원법 위반한 계룡산 관통도로 중단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노래공연, 규탄발언, 시민발언대 등의 순서를 이어갔다.
한쪽에서는 ‘도롱뇽 소송인단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지나는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고, 또 다른 쪽에서는 ‘100만 마리 도롱뇽 접기’ 운동도 펼쳐졌다.
규탄사에 나선 녹색연합 양흥모 부장은 “천성산을 살리기 위한 지율스님의 목숨을 내건 단식이 90일을 넘겼지만, 참여정부는 여전히 반환경적 개발정책 기조를 유지 한 채 개발에 있어 정상적인 절차만이라도 밟아달라는 요구마저도 묵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윤기 사회당 대전시위원장도 “성장과 개발이라는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노무현 정부에 의해 수많은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도롱뇽을 지켜내는 것은 바로 우리의 생명과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문창기 부장은 시민발언대에 나서 “좀 더 몇 분 빨리 가려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천성산과 계룡산이 파괴되고, 그 안에 있는 수많은 생명과 한 성직자가 죽어가고 있다”며 “그 생명을 소중히 지켜가고, 우리가 그들과 함께 공존하는 것은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촛불마당 행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부의 반환경적 정책을 규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의 시민운동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