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9월27일, 광장을 잇는 대전의 기후정의 목소리

2025년 9월 27일 | 미분류

광장을 잇는 대전의 기후정의 목소리

대전시는 기후정의를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하라!

지난 9월 27일 토요일 오후 2시, 대전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어요.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927 대전기후정의행진은 전국적으로 동시에 진행된 기후정의행동의 한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서울, 부산, 광주 등지에서도 같은 시간에 목소리가 울려 퍼졌는데요, 대전에서는 35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모여 도심을 가득 메우며 기후정의를 외쳤습니다.

행사의 시작은 부스와 캠페인으로 열기가 더해졌습니다. 각 단체들은 자신들의 기후 의제를 담은 캠페인과 체험, 서명 활동으로 시민들과 만났고, 오픈마이크에서는 기후위기를 걱정하고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솔직한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그 자리에서만 들을 수 있는 절박하면서도 진심 어린 발언들이 마음을 크게 울렸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밴드 프리버드의 공연으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후, 기후위기 당사자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대전청소년모임한밭의 성령 대표는 “청소년은 기후위기의 피해자가 아니라 행동하는 주체”라고 외치며, 학생인권법 제정의 필요성과 청소년의 권리를 강조했습니다. ‘미래세대’라는 이름으로 미뤄진 채, 지금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절실함이 느껴졌습니다.

밤한끼의 김기중 목사는 “폭염은 공평하지 않다”며, 리모컨 하나 없는 쪽방 주민과 노숙인이 기후재난에 가장 먼저 쓰러진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그는 권력자들의 탐욕과 개발이 기후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하며, “가난한 이들을 구출하고 황폐해지는 땅을 아름다운 땅으로 바꾸자”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민주노총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지부 강민영 위원장은 폭염 속 건설 노동자들의 현실을 전하며, 기후위기가 불러오는 고용불안과 생존의 위협을 증언했습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송순옥 공동대표, 민주노총대전본부 김율현 본부장, 천주교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장 김대건 신부도 함께 선언문을 낭독했습니다. 이들은 이번 행진이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과거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광장의 정신을 잇는 행동이며, 동시에 집권 세력과 극우 세력에게 보내는 분명한 경고임을 강조했습니다.

집회가 끝나자, 드디어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으능정이를 출발한 행진대열은 목척교에서 비인간 존재들의 소멸과 사라짐을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중앙로역 네거리에서는 도로 위에 몸을 눕는 ‘다이인 퍼포먼스’로 기후위기의 절박함을 표현했고, 대전도시공사 앞에서는 분필로 “공공의 대전”을 써내려가며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출발지로 돌아와서는 평화의 춤 퍼포먼스로 행진의 뜨거운 마음을 마무리했습니다.

우리는 기후재난과 불평등을 바꾸고, 존엄한 삶을 지켜내기 위해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생명의 편에 서서 세상이 변화하는 그 날까지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