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세종보 공주보 재가동 중단 보 처리방안 및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원상복구 물정책 정상화 촉구 천막농성 기자회견

2024년 4월 30일 | 금강/하천, 메인-공지

우리 강 죽음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세종보 공주보 재가동 중단하고 금강 영산강 보처리방안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원상복구하고 물정책을 정상화하라

세종보 수문을 개방하고 5년, 4대강 사업으로 수질 악화와 녹조창궐, 기름유출 등 사고와 물살이 떼죽음 등으로 몸살을 앓던 금강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몸을 회복했다. 모래와 자갈, 여울이 드러나고 식생이 어우러진 금강에, 토건 개발을 피해 떠났던 야생생물들도 속속 돌아왔다.

보 개방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한 결과는 놀라웠다. 흰수마자와 미호종개가 다시 발견되고, 물떼새들이 돌아와 산란을 시작했다. 수변에는 수달 발자국, 삵 배설물들이 즐비했고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깔따구 유충이 득시글하던 하상 펄밭은 재첩이 사는 모래질로 회복됐다. 금강 인근 거주하는 주민들 또한 녹조와 악취가 사라진 금강을 즐겨 찾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는 일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수년간 논의를 거쳐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모니터링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십 명의 전문 인력들이 동원돼 보 처리방안 안을 만들었다.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4대강 사업의 문제점과 보 처리방안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만들었다. 드디어 2021년 1월, 세종보 철거·공주보 부분 철거·백제보 상시개방, 승촌보 상시개방·죽산보 철거를 골자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이 확정됐다. 2017년 정부 지시를 시작으로 2021년 1월 확정까지 햇수로만 만 4년이 걸렸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물정책을 정치 정략적 정쟁 수단으로만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발표 하루 만에 보 처리방안 재심의를 국가물관리위원회에 건의했고,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단 15일 만에 속전속결로 취소 의결했다. 10년 단위 물관리 최상위계획인 국가물관리기본계획까지 ‘자연성 회복’을 삭제하면서 졸속으로 변경했다. 2023년 8월 25일 변경안이 마련되고 채 40일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이제는 재해 예방을 운운하며 댐 추가 건설, 하천 준설을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중장비가 투입돼 강을 파헤치는 것을 우리는 다시 목도하고 있다. 이제 세종보 공주보가 재가동되면 우리는 수년간 회복된 금강은 다시 죽음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지금 당장 세종보 상류 하중도와 공주보 상류 고마나루에 산란을 위해 터 잡은 물떼새 둥지들은 그대로 수몰되게 된다.

‘보 정상화’, ‘재해 예방’, ‘소수력 발전 가동’, ‘댐 추가건설’, ‘하천준설’ 등의 모든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물 정책은 세계적인 물 정책 추세를 역행하는 최악의 정책이다. 지난 정부의 모든 성과는 무위로 돌리고, 정치 형세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국민을 호도하는 알량하고 질이 낮은 거짓말에 불과하다.

우리는 정치 진형에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우리는 수문 개방 이후 녹조는 사라지고 수질은 개선됐으며, 자연성이 회복되어 강을 떠났던 생명이 돌아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4대강 사업 이후 파헤쳐지는 강에서 두 발로 걸으며, 오체투지하며 강의 회복을 염원했다. 가까스로 국민합의로 만든 보 개방을 다시 거짓 강도들에게 넘겨줄 수 없다.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강은 녹조가 가득한 악취 펄밭 강이다. 생명의 온기는 사라지고 공허한 기계음만 들리는 죽은 강이다. 흰수마자, 흰목물떼새, 수달과 고라니가 노니는 생명의 강이 아닌, 의미 없는 논쟁만 오가는 더러운 정치몰이 판이다. 우리는 그런 정부에 우리 강을 내어줄 수 없다. 우리의 미래와 안전을 맡길 수도 없다. 이에, 우리는 필사의 각오로 세종보 상류에 천막을 짓고 정부의 악한 정책을 막아서려 한다.

윤석열 정부 환경부는 들어라.

  • 세종보 공주보 재가동 추진을 당장 중단하라.
  •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과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원상복구하고 당장 이행하라.
  • 한강 낙동강 수문을 개방하고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라.

2024년 4월 30일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한국환경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