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보 담수로 인해 펄 쌓이고 풀로 뒤덮인 고마나루
진출입로도 찾을 수 없고 잡초만 무성해 주민 발길 끊겨
펄밭 그대로 버려둔 채 엄한 조경 정비 사업 추진
◯ 2022년 10월 공주보 수문이 닫혔다. 2019년부터 공주보 개방상태에서 백제문화제 개최 방안을 마련하겠다던 공주시가 약속을 어기고 환경부에 공주보 담수를 건의했고, 환경부는 기꺼이 금강을 파괴하는 편에 섰기 때문이다. 벌써 3번째 약속 파기다.
◯ 그 결과는 처참했다. 보를 개방하자 고마나루는 악취를 풍기는 펄밭으로 변했다. 20cm 이상 발이 빠져 물가로는 진입조차 할 수 없었다. 7월 6일 방문한 고마나루는 펄밭 위로 식생이 활착되면서 자랑하던 금모래는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수변으로 진입할 수 있던 나무계단은 2m 높이 이상의 무성한 잡초에 파묻혀 사라졌고, 그러면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뚝 끊겼다. 이 와중에 공주시는 ‘고마나루 조경 정비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수십년생의 버드나무와 양버즘나무 120여 그루와 배나무 300그루 이상을 무자비하게 벌목했다. 그러면서 산책로 조성, 야간조명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악취가 풍기고 잡초가 무성한 강가로 산책을 하러 나오라니, 무엇이 중한지를 모르는 것이 분명하다.
◯ 지난해 6월 가짜 가뭄 소동, 10월 백제문화제 유등 설치 명분의 두 차례 공주보 담수로 올해는 꼬마물떼새와 흰목물떼새의 번식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했다. 공주는 물론, 대전, 세종, 충남 등 100여의 시민들이 참여해 고마나루 펄 걷어내기를 네 번이나 진행했지만, 한번 망가진 고마나루를 펄밭에서 모래밭으로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환경부와 공주시에 회복 대책을 마련하도록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 백제문화제 공주보 담수에 대한 계속된 문제 제기로 환경부는 백제문화제 사후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12월 환경부는 “급격한 수위 상승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악영향은 뚜렷이 나타나며 수위 저하 이후에도 그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 수위 상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2022년 또다시 공주보 담수를 강행했고, 22년 백제문화제 이후 진행된 사후모니터링 결과는 기존 발표 시기보다 6개월이 미뤄진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공주시는 또다시 약속을 어기고 환경부에 공주보 담수를 건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 2021년 1월 18일 수년간의 국민의견수렴과 모니터링 데이터 분석, 경제타당성 평가 등을 거쳐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이 확정됐지만 현 정권은 4대강 되돌리기에 급급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재자연화 정책 철회를 언급하고, 그에 따라 지자체장은 물론 해당 부처 장관들도 보 존치를 연일 언급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고마나루가 직접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얄팍한 정치적 수단으로 강을 죽이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 환경부는 조속히 보 처리방안을 이행하고, 각 지자체장은 사대강 참사를 옹호하는 거짓말을 멈추고 살아있는 강과 더불어 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2023년 7월 11일
대전충남녹색연합
백제문화제 공주보 담수 이전 고마나루
2023년 7월 고마나루
사라진 고마나루 금모래사장
2m 이상 높이의 풀로 사라진 고마나루 진입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