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은 허울뿐인 안전강화종합대책이 아닌 연구 중단과 전면 쇄신으로 책임을 다하라

원자력연구원은 허울뿐인 안전강화종합대책이 아닌
연구 중단과 전면 쇄신으로 책임을 다하라

지난 3월 20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연) 방사성 물질 방출 사건에 대한 최종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 조사 결과는 중간 조사 발표와 큰 변동 없이 사용후핵연료처리사업으로 운영하는 자연증발시설에서 시설운영자의 운영 미숙과 안전의식의 결여 등으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같은 날 11시 경, 원연은 정문 앞에서 박원석 원장(이하 박원장)이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번 방사성물질 방출사건 조사 결과에 대해 “모든 임직원을 대표해서 원안위의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덧붙여 “외부 유출이 발생한 사실만으로도 여러분의 믿음을 저버리고 연구원의 신뢰를 깎는 일임을 통감한다”고 반성했다.

또한 재발 방지 대책으로 박 원장은 “주 1회 하천토양을 분석하고 채취지점을 추가하는 한편 토양 깊이별 방사능을 분석해 더 정밀한 환경방사능 분석을 실시토록 보완했다”며 “연구원과 지자체, 지역주민이 참여해 원자력 안전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원자력시설 시민안전소통센터를 설립, 시민이 직접 검증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민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방사성 물질 누출에 대한 비판은 통감하지만 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여전히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기적으로 많은 양의 액체방사성폐기물이 외부 하천으로 유입되었지만 그에 대한 정밀조사나 건강역학조사와 같이 환경과 주민건강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주민들이 실제로 우려하고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원연은 안전체계관리의 강화를 약속해왔지만 계획과 말뿐이었을 뿐,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음을 이번 사고를 통해 대전시민들은 또 확인했다.
지난 2017년 방사성폐기물 불법 폐기 사건 때도 「3대 제로(zero) 안전대책」이라는 안전종합대책을 내놓고 ‘안전경영에 최우선을 두겠다’ 했지만 결국은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었다.
사실 이번 원연이 발표한 안전성강화를 위한 대책의 대부분은 일상적으로 당연히 진행해야할 내용들이다.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 정보공개와 환경모니터링 강화, 안전문화 점검, 소통과 협력 확대 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요구를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계획들을 어떻게, 누가 실행해 나갈 것인지, 그리고 관련 인력과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약속과 실행하지 않았을 경우의 책임에 대한 내용은 역시 빠져있다.

원자력 안전에 대한 지자체(대전시, 유성구)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역할을 강화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7년 우리나라 최초로 ‘원자력안전협정’을 체결 했지만 이것도 역시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사고 시 최소한 보고만이라도 제때 해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이 있었지만 늑장 보고로 일관했다. 허울뿐인 대책과 협정만 만들어 놓고 어떠한 것도 이행하지 않은 채 여러 기관과 지역주민을 기만한 원연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단 말인가?

그동안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너무 잦은 사건, 사고의 연속이었다. 방사성폐기물 무단 방출사건, 방사성폐기물 핵종 분석오류, 하나로원자로 노후화로 인한 가동 정지, 각종 화재 사건까지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번 방사성 물질 누출 사건은 이 모든 것들이 종합적으로 표면화되어 발생한 ‘안전망 구축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인재’ 사고의 종합판이다. 하지만 이것을 혁신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없다. 직원 안전 교육을 의무화하고 필수 교육 커리큘럼으로 포함하겠다는 내용만으로는 더 이상 원연에 위험한 핵시설들과 연구를 맡길 수 없다.

이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즉시 연구를 중단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2중, 3중의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 구체적인 대책과 이행 약속 등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전면 쇄신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 말 뿐인 안전강화로 또 다시 주민들을 기만한다면 연구원은 폐쇄해야 할 것이다.

2020년 3월 22일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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