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주기, 더 이상 옛날의 4월이 아니듯, 한국사회도 지난 날과 달라져야 합니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하는 세상을 위한 약속을 기억하겠습니다.
4월입니다.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시절, 봄입니다. 벌써 5년이 흘렀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계절에 304명의 생명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은 더욱 큰 슬픔을 느끼게 합니다. 지난 5년간 크나큰 아픔을 가슴에 품고 이 사회의 변화를 앞장서 이끌어오신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세월호 이전과 다른 4월의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어느 시인이 쓴 것처럼, 4월은 옛날의 4월이 아니고, 바다도 더 이상 지난 날의 바다가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도 마땅히 과거와 달라져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경험한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고, 부정한 권력을 몰아냈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며, 국가의 존재이유를 내팽겨졌던 바로 그 권력입니다.
하지만 정말 세상은 충분히 달라졌을까요? 세월호의 진실은 아직도 캄캄한 바다 속에 갇혀 있습니다. 얼마 전 증거조작 의혹에서 보았듯이, 참사의 진실을 왜곡하려던 자들이 있었고, 그들은 아직까지 책임을 지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다시 수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는, ‘돈과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한다’는 당연한 상식을 일깨워주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사회가 이 상식을 충분히 실현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지난 날의 사회가 아니어야 합니다. 진정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서는, 세월호 참사 이전과 다른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첫 시작은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마땅한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녹색연합은, ‘잊지않고 행동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묻습니다. 그리고 유가족들과 세월호를 기억하는 모든 선의의 시민들과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지난날과 다른 세상을 위한 약속, 생명과 안전이 우선하는 세상을 위한 약속, 꼭 기억하고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