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사회부 박은영 간사
봄이라는 날씨답게 화창한 목요일 오전, 10시가 가까워오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녹색생활학교에 오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옵니다. 4월에는 비누 만들기를 테마로 잡아 3주 동안 빨래비누와 천연비누 만들기로 강행군(?)을 했답니다.

▲전희관 선생님▲
30여명의 수강생으로 꽉 찬 강의실. 문화학교 예곡을 운영하는 전희관 강사의 이론 강의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다들 앞치마 질끈 동여매시고 강의에 몰두했지요.

▲열심히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
하나라도 놓칠까 꼼꼼히 적어두는 모습에 수강생들의 열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만드는 천연비누의 재료는 녹차, 황토, 율무를 이용한 곡물비누입니다. 황토비누는 피지가 과다하게 분비되는 것을 막아 피부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효과가 있고, 녹차는 여드름피부에 좋고, 율무는 미백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천연비누를 만들어보신 분도 있고, 처음이신 분도 있었지만 서로 상의하면서 차근차근 비누를 만들었습니다.
자, 이제 비누를 만들어볼까요?
먼저 비누를 만들기 위해서는 레시피에 제시된 오일량과 그에 알맞게 가성소다를 넣어주어야 합니다.
가성소다를 물에 섞으서 일명 양잿물을 만들어야 한답니다. 주의하실 것은 꼭 물에다가 가성소다를 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1번째순서 : 양잿물 만들기▲
가성소다에 물을 부으면 눈에 불꽃이 튈지도 모른대요.^^ 물에 가성소다를 섞으면서 나는 연기와 냄새 덕에 콜록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습니다. 밖에서 섞어서 안으로 후다닥 들어오시느라 강의실이 일순간 시끌벅적했습니다.

▲2번째순서 : 정해진 오일을 잘 섞는다▲
몇 분이 가성소다와 전투를 벌이는 동안 한 쪽에서는 정해진 오일을 잘 섞어줍니다.
오일은 올리브, 코코넛, 포도씨, 피마자, 팜 오일 등 먹어도 되는 귀한 것들이랍니다.

▲3번째순서 : 양잿물과 오일을 섞는다▲
이제 오일과 가성소다액을 섞어 트레이스를 내는 시간. 트레이스는 비누를 만드는 과정에서 비누틀에 붓기 직전의 상태로, 비누를 만들 때 오일과 가성소다 둘을 잘 저어 섞어서 비누화 시키는 과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비누액이 걸죽해지도록 만드는 것입지요!

▲4번째순서 : 한 방향으로 약간 빠른 속도로 저어준다▲
섞어둔 오일에 양잿물을 넣어서 주걱으로 잘 저어줍니다. 한 방향으로 약간 빠른 속도로 저어주어야 합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팔도 아픈 작업이지만 여럿이 모여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바꿔가면서 비누액을 젓기도 하니까 힘들기 보다는 재미있고 여유 있는 시간이었답니다.

▲5번째순서 : 준비된 분말가루를 넣는다▲
비누액이 어느 정도 걸죽해지면 준비된 분말을 넣어줍니다.
황토, 녹차, 율무분말이 비누의 색깔을 결정해주지요. 제각각 특징적인 색깔을 가진 터라 비누의 색깔도 퍽 개성적이었습니다.

▲7번째순서 : 완성된 비누액을 우유팩에 넣어 보관▲
이제 완성된 비누액을 우유팩에 넣어서 단단히 밀봉하고 따뜻하게 보관하면 일단 끝!
따뜻하게 이틀정도 잘 굳혀서 우유팩에서 꺼내 예쁘게 잘라 4주동안 말리면 비누가 완성됩니다.
▲완성된 비누(녹차,황토,율무)▲
잘 굳은 비누를 날렵한 칼솜씨로 자른 모습입니다. 왼쪽부터 녹차, 황토, 율무 비누의 모습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낸 비누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피부에 맞는 좋은 비누를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다는 기쁨!
녹색생활학교에서는 재활용 방법만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녹색생활을 만들어가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까지 얻어갈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