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의 기운을 가득 담고 흐르는 금강 곁에서 회원님들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해는 어떠셨는지, 2025년에 품고 계신 희망을 무엇일지 생각하며 녹색 또한 한 해의 이야기를 또 어떻게 써내려갈지 고민하며 새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갑작스레 닥친 계엄과 탄핵정국은 우리에게 큰 충격이었지요. 갑자기 모든 것을 멈추고 거리로 달려 나와 뒤틀린 이 정부의 어리석음을 규탄하고, 결국 윤석열 정부를 탄핵했습니다. 탄핵 이후의 걸음들을 신중히 보며, 다시 제자리에서 이 투쟁들과 우리 사회가 변화해야 할 모습을 적극 이야기해야 할 시기입니다. 녹색도 주저함 없이 생명 평화 세상을 위해 해야 할 이야기에 나서겠습니다.
강물은 흘러야 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깨트리고 금강을 호수로 만들고 싶은 정부와 국토환경부에 맞서‘흰목물떼새’ 편에 섰고, 댐을 만들어 지역사회를 깨트리고 제 욕망을 채우려는 그들에 맞서 ‘주민들’의 편에 섰습니다.
보문산에 나무를 베어내고 산을 파헤쳐 케이블카와 숙박시설을 만들려는 대전시에 맞서 ‘담비’ 편에 섰고, 기후위기를 가중하는 산과 강의 개발로 큰 고통을 받는 양서류, 그중에서도 습지 친구인 맹꽁이 편에 서서 싸워왔습니다.
400여 명의 시민들과 대전의 도심에서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고 외치는 대전기후정의행진의 뜨거움은 바로 생명의 편에 선 이들의 뜨거운 함성이었습니다.
이 모든 투쟁은 거침없고 뜨겁게 생명의 편에 선 힘은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시는 회원님들과 지역사회 든든한 연대와 후원 덕분이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생명의 가치, 개발이 아닌 공존의 목소리를 함께하셨기에 지금 우리가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앞에 서 있는 것이지요. 이것이 대전충남녹색연합이 가진 힘이고 자랑이기도 합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길이다. (마하트마 간디)
어떤 상황이 고민되고, 에둘러 돌아가고 싶을 때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단호히 하게 만드는 말입니다. 평화는 어떤 결과가 아니라 만들어 가는 과정 하나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빗대어 녹색이 걸어야 할 걸음 하나하나가 생명을 지키는 일이기에 우리는 이 일을 에둘러 말하거나 돌아갈 길을 찾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길이 곧 생명을 잇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2025년 새해 첫날에 선 곳은 금강입니다. 그저 자신들의 몸을 바람에 그대로 맡겨 흔들리는 수풀 들의 버석거림, 바람에 흔들리는 물살들의 무늬가 벌들의 윙윙거림을 닮았습니다. 그 가운데 힘차게 흐르는 금강은 끊임없이 저에게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새해는 이런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삶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나 하나가 아니라 우리가 모두 윤택하고 평화로울 수 있는 길, 내 것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을 세상이 함께 걸어가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회원님들의 2025년도 그렇게 생명의 복을 지어 나누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생명의 현장에서 뵈어요, 곧!
대전충남녹색연합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