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영 활동가
안녕하세요. 대전충남녹색연합 최윤영 활동가입니다!
저는 대전 소재의 동물원 사육환경 및 전시환경 모니터링과 전시환경개선 운동,
자원순환, 에너지 기후 운동을 담당하고 있어요.
오늘은 동물원에 관해서 이야기하려고 해요.
어렸을 적 갔던 동물원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곳이었어요.
책에서만 보던 커다란 코끼리, 긴 목을 가진 기린, 멋진 송곳니를 가진 호랑이까지.
전시장 유리 벽을 왔다 갔다 오가는 모습이 마냥 신기했었어요.
근데 십몇 년이 지난 뒤 방문한 동물원은 오락 굴 그 자체였어요.
오로지 사람들의 재미를 위해 방 한 칸의 크기도 안 되는 딱딱한 시멘트 바닥을
딛고 선 동물들은 창문을 두드리고 시선을 끌기 위한 소음을 여과 없이 받으며
텅 빈 시선으로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돌다 가끔 하늘을 보더라고요.
근데 그마저도 실내라 천장을 볼 수밖엔 없었겠지만요.
순간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나는 왜 여기에 있나, 저 친구들은 무엇 때문에
여기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물원의 기능은 ‘오락’, ‘종 보존의 역할’, ‘교육’, ‘연구’ 이렇게 4대 기능이 있어요.
하지만 대전은 물론 한국 대부분의 동물원은 오락의 기능만 수행하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동물원 모니터링을 하며 단 한 번도 마음이 아프지 않은 적이 없었어요.
동물이 원치 않는 훈련으로 동물원의 수익을 내는 동물쇼, 위생관리도,
배급관리도 되지 않고 오로지 수익만 기록되는 먹이 주기 체험.
이건 다 누구를 위한 걸까요?
저는 아프리카의 코끼리, 사자를 한국의 감옥과 다름없는
동물원 전시장에서 보고 싶지 않아요.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할 만큼 상처 입은 한국 토종야생동물의 쉼터가
되어줄 동물원을 꿈꿉니다.
동물의 탈출이 끝내는 사살이 아닌 야생으로 돌아가는 축복인 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동물원의 운영 방식부터 달라져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동물원을 소비하는 인식부터 조금씩 달라져야 해요.
먹이 주기 체험, 악어쇼, 동물원.
사실 조금만 지켜보고, 생각해 보면 불편하잖아요?
우리 너무 재미를 위해서 욕심내지 말자구요.
작년 말 동물원수족관법이 개정되었어요.
개정안에 따르면 시행일인 12월 14일부터 이제 동물원은 먹이 주기 체험과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행위인 동물쇼는 하지 못하게 돼요.
아직 시행일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지만 여전히 동물원에서는
먹이 주기 체험과 동물쇼가 진행되고 있어요.
우리가 지금 당장 동물들이 생활하는 공간을 바꿔줄 순 없지만
오로지 동물원의 이익과 사람의 재미를 위해 행해지는 먹이 주기 체험과
동물쇼는 멈춰도 되지 않을까요?
그 어떤 존재도 누구의 목적으로 존재할 이유는 없어요.
철창 안의 동물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위해 무한한 관심과, 응원, 지지로
함께 해주세요!
대전충남녹색연합 최윤영 활동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