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또다시 약속어기고 공주보 담수, 공주시와 환경부 규탄한다

2022년 9월 21일 | 금강/하천, 연대활동

양치기 소년공주시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한 환경부 규탄한다.

환경부는 지난 30일, 공주시가 백제문화제 진행을 위해 한 공주보 담수 요청에 따라 오는 9월 23일부터 10월 15일까지 담수를 결정했다. 공주시는 지난 5월 금강보 민관협의체에서 담수 없이 백제문화제를 개최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공주시는 민관협의체에서 ‘올해만 담수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매년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올해로 네 번째다. 환경부가 주관하는 민관협의체에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한 약속은 4년째 허언이 되었다.

이번 보 운영협의회에서 공주시는 또다시 ‘내년엔 담수하지 않고 행사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환경부는 이를 수용해 오는 23일 담수를 결정했다.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처럼 당연한 듯 안건처리가 되었다. 이로써 환경부와 공주시는 스스로 거짓말쟁이가 되었고, 이번 해 한 약속도 과연 지켜질 수 있을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담수 없이 백제문화제 개최가 불가하다는 공주시의 주장은 거짓이다. 백제문화제가 반드시 유등과 부교를 띄워야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개방한 상태로도 충분히 유등 설치는 가능하다. 실제 담수 전인 20일 백제문화제 현장에는 이미 돛배가 설치되어 있었다. 개방해도 시설물 설치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환경부는 지난해 백제문화제 개최 이후 흰수마자, 흰목물떼새 등의 멸종위기종 서식과 모래톱 생태계에 문제가 발생했다며, 2022년 공주보 담수는 절대 안된다고 스스로 선언했다. 지난 6월, 우리는 가짜 가뭄으로 인한 공주보 담수 후 고마나루 인근이 펄과 악취로 가득차고, 금강에 머물던 생명이 그대로 수몰되어 버리는 처참한 광경을 목도했다. 이 짓을 다시 하겠다는 환경부는 스스로 생명을 죽이는 일에 동조하면서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무능을 보여주었다.

이제 백제문화제의 큰 틀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 기후위기로 가을 태풍 등이 시민안전에 위협이 되는 상황에서, 강에 유등과 부교 배를 띄우는 문화제가 얼마나 그 의미와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실제로 2019년에는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설치된 유등과 부교 배가 떠내려가는 사고가 있었다. 단순하게 부교와 배를 띄우는 백제문화제는 사고 위험뿐 아니라 옛 백제의 역사적 의미도 잘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험성도 낮추고 백제문화제의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축제로의 전환이 필요한 곳이지 담수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이번 담수 요청과 결정은 백제문화제를 죽음의 문화제로 만드는 결정이다. 생명의 강으로 회복되어가는 금강과 그곳에 사는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생명들에게는 죽음을 감당하게 만들었다. 누구도 생명들의 죽음을 강제할 권리가 없음에도 이를 강행하려는 것이다

공주시와 환경부는 보 운영협의회에서 다시 약속했다. 하지만 이제 국가기관인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합의된 정책도 신뢰할 수 없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이제 우리는 공주시와 환경부를 믿을 수 없게 됐다.

우리는 백제문화제를 죽음의 축제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백제문화제 불매운동을 대대적으로 시작하여 죽음의 문화제를 알려 나갈 것이다. 아울러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백제문화제를 강력 저지할 것이다.

2022년 9월 21일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금강유역환경회의 금강재자연화위원회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